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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험을 넘어선 곳에서, <어른들은 몰라요> 배우 이유미
이자연 2024-04-17

영화 <박화영> <어른들은 몰라요>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은 할 수 있겠지(우.천.사)>, 시리즈 <땐뽀걸즈> <지금 우리 학교는> 등 그동안 이유미는 수많은 청소년의 얼굴을 그려왔다. 사회적 제약 앞에서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은 10대의 당혹스러움과 난감함, 어른의 도움을 외면하고 싶으면서도 그것을 갈구하는 속내. 이유미는 그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했다. “실수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어른들은 몰라요>를 통해 그 나이대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흔들림을 잘 그려내고 싶었고 잘못된 행동과 별개로 어쩐지 마음이 가는, 어리숙한 순수함도 함께 담아내고자 했다. 왠지 밉지만은 않은.” <박화영>의 세계관에서 공통분모를 이어받은 <어른들은 몰라요>의 세진은 이유미가 가장 깊이 고민하고 오랫동안 마음에 담아둔 인물이다. 그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이해하기 위해 세진과 같은 아이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거나 주변 아이들을 조용히 관찰했다.

올해 전주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어른들은 몰라요>는 배우 이유미가 관객과 적극적으로 연결될 수 있던 통로이기도 했다. “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관객과의 대화를 정말 많이 진행했다. 관객들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경청할 수 있었다. 작품이나 인물 모두 말할 거리가 많았던 것 같다. 세진과 같은 아이들의 현실을 어른들은 정말 모를까? 극장에서 나눴던 이야기를 돌아보면 그런 것 같진 않다. 사람들이 청소년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고민하고 있는지 나 역시 잘 알 수 있었다.” <어른들은 몰라요>가 개봉한 2021년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으로 대중에게 이유미가 각인된 해이기도 하다. 슬픔과 애수를 간직한 역할을 주로 연기해온 필모그래피가 주목받으면서 “이제는 행복한 역할 좀 맡았으면 좋겠다”는 대중적 반응이 하나의 밈이 되던 시기였다. 아슬아슬 긴장감 넘치는 생존 게임 속에 새벽(정호연)과 연대하는 지영의 이야기는 시리즈의 깊이를 더했다. 이 시간을 기점으로 이유미는 백미경 작가의 세계관이라 할 수 있는 <힘쎈여자 강남순>의 주연으로 발돋움해 명랑한 괴력을 선보였다. “2021년은 내게 큰 변화를 선물한 해였다. 새롭고 낯선 상황에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적응해가려고 노력했다. 나를 둘러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기뻤다. 영화라는 영속적인 매체 덕분에 계속해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지난해에는 전주에서 <우.천.사>가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에도 전주영화제를 통해 관객들이 새로운 작품을 접하고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삶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

봄철 추천하고 싶은 독립영화는?

“<4등>(2014). 새로운 시작, 고난과 어려움, 자기 확신과 극복. <4등>을 떠올릴 때 생각나는 단어들이 봄과 잘 어울린다. 설레는 계절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작을 결심하면 좋겠다. 다른 곳이 아닌, 자기 안의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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