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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로케이션 촬영 지원하는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
이자연 사진 백종헌 2022-05-28

이야기의 중심에 제주가 있다

<연풍연가>(1998), <인어공주>(2004), <각설탕>(2006), <늑대소년>(2012),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2>(2012), <계춘할망>(2016)과 드라마 <탐나는도다>(2009), <맨도롱 또똣>(2015), <우리들의 블루스>(2022)…. 제주는 오랫동안 무수히 많은 작품의 배경이 되어 관객에게 다가왔다. 어떤 영화는 제주의 슬픈 역사를, 또 어떤 드라마는 제주 도민의 애환을 담아내면서 제주를 지역적 배경에 국한하지 않고 이야기가 생생히 살아 숨 쉬는 근원지로서 비추기도 했다. 영화영상 창작자들이 섬 안에서 부지런히 생성되고 사라지는 문화를 콘텐츠 소재로 발굴하고 조명하는 과정에 효율성과 편리성, 경제적 지원까지 도모하는 곳이 있다. 영화인에게 제주가 자유로운 창작의 터전이 되길 바라는 곳, 바로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다.

최신식 촬영 장비들. 홈페이지(jejustudio.or.kr)에서 확인 후 대여를 신청할 수 있다.

제주시 한경면에 자리한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는 영화 제작·촬영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실내 스튜디오다. 400평 규모의 A 스튜디오와 240평 규모의 B 스튜디오는 크로마키호리존트(크로마키 전용 세트 벽면)를 기본으로 세트 제작용 바튼(세트 및 각종 장치를 고정하는 천장 걸이) 설비, 세트 제작용 기자재(세트장 설치 전 바닥에 덧대는 ‘덧마루’와 천장에 조명을 거는 ‘족장’, 피사체의 높이를 올리는 ‘애플박스’ 등)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실내 스튜디오는 아무리 촬영을 꼼꼼히 계획해도 돌풍이나 소나기 등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를 예측하기 어려운 제주의 특성을 보완해줄 뿐만 아니라, 스튜디오를 베이스캠프로 두고 날씨 여건에 따라 야외와 실내 중 선택할 수 있어 촬영을 더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다. 어떤 기상 조건에도 대안을 제공하는 전천후 안전기지 역할을 맡은 셈이다.

촬영과 후반작업, 행정까지 원스톱 지원

현장에서 촬영을 마치면 스튜디오에서 크로마키를 활용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다양한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상상하고 기획했던 그림을 최대한 구현하는 과정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스튜디오가 부족했던 제주에서는 텅 빈 물류창고나 사용하지 않는 공연장을 빌려 창을 모두 막고 촬영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엔 분장실, 회의실 등 부대시설을 포함한 널찍한 공간이 마련돼 있어 영화산업의 다양한 수요를 소화할 수 있다. 또 DI 및 마스터링 제작이 가능한 후반작업실과 고용량(4K RAW 이상) 데이터 작업 장비, 광대역 데이터 전송실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는 이렇듯 악천후를 대비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로케이션 촬영 현장에서 조율이 필요한 문제를 미리 정리할 수 있도록 행정 지원도 제공한다. 도로 촬영 시 자치 경찰의 협조를 받고 스탭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도로 주정차 유예를 신청해야 하는데, 이러한 행정적 역할을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 운영기관인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이 대신 수행해줌으로써 제작진은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일이 잦은 큰 현장이 안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지원이다. 제주에서 영상을 제작하고 싶지만 이러한 수고를 걱정하는 이들에게는 유인이 될 것이다.

드라마 <아일랜드> 세트 제작 사진.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안정적인 촬영 환경 구축

제주는 아름답고 다채로운 풍경으로 많은 창작자의 마음을 사로잡지만, 한때 영상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 시절도 있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작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이 구축되지 않아 촬영 환경이 열악했고, 도내 네트워크도 상대적으로 부족해서 제작자는 어디서 인프라를 수급할 수 있는지 정보조차 얻기 힘들었다. 발품 파는 게 가장 확실했지만 거기엔 시간이 걸렸다. 이러한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는 일종의 빅데이터를 만들어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엑스트라 배우 섭외 업체, 분장차 업체, 케이터링 업체 등 흩어져 있던 정보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하고 영화영상 제작자들의 필요에 맞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규모, 시기, 계절, 비용 등 상황과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의 편의성이 커졌다.

덧붙여 제작비용 감면이라는 재정적 지원도 제공한다. 도내 촬영 5회차 이상의 작품 중 TV 방영이나 개봉이 확정된 작품을 대상으로 도내 소비액의 30%, 최대 5천만원까지 지원해준다. 스튜디오 대여 또한 7일 이상은 15%, 30일 이상은 30% 감면된다. 장기간 사용할수록 감면 비율이 커지며, 도내 영화영상 창작가와 지역영화·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용료에서 50%를 감면받을 수도 있다. 제주영상문화산업진흥원의 행정지원으로 로케이션을 마친 작품으로는 영화 <마녀2> <봉오동 전투> <낙원의 밤>, 드라마 <보이스4> <아스달 연대기> <우리들의 블루스> 등이 있고, 스튜디오를 장기간 대여한 작품으로는 동명 제목의 웹툰 원작 드라마 <아일랜드>가 있다.

전동 바튼을 설치 중인 스튜디오. 스튜디오에 설치된 전동 바튼으로 세트장을 고정시킨다.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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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제주실내영상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