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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 에단 헌트의 선택은 전설이 된다.
송경원 2023-07-13

두 유령이 있다. 모든 곳에 존재하지만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든 갈 수 있지만 누구도 잡을 수 없는 존재. IMF(Impossible Mission Force)의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오랫동안 존재하되 잡을 수 없는 유령으로 살아왔다. 어둠 속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이들을 막아온 에단의 삶 속엔 영원한 적도 아군도 없다. 명확한 적이 있었던 냉전은 과거의 유산이 되었고 바야흐로 모든 국가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암약하는 패권의 시대, 첩보원인 에단은 국가권력과 거리를 둔 채 독자적으로 움직인다. IMF는 문자 그대로 불가능한 임무가 발생했을 때 에단에게 지령이 아닌 청탁을 하고 에단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그걸 해결해왔다.

냉전이 남긴 또 다른 유산이 있다. 잠수함은 전세계 바다 가장 깊은 해역을 들키지 않고 실험 운항 중이다. 귀환을 앞두고 북극해를 지나가던 날, 인공지능 엔티티가 잠수함의 시스템에 침입하여 잠수함을 교란하고 스스로 침몰하도록 유도한다. 그렇게 냉전 시대가 낳은 물리적인 유령이 가라앉고, 새로운 시대의 유령이 탄생한다. 인공지능 엔티티는 각국 정보기관 서버에 침입해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존재를 과시한다. 스스로 성장하는 인공지능은 옳고 그름의 개념을 무력화하고 디지털 세상의 모든 것, 심지어 진실마저 통제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각국의 첩보기관은 엔티티를 제거하기보다는 손에 넣길 원한다. 엔티티를 통제한다는 건 디지털 전쟁의 패권을 거머쥐는 것이기 때문이다.

엔티티를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북극해 깊은 곳에 침몰한 잠수함에 있다. 잠수함에는 엔티티의 소스 코드가 잠들어 있는데 이걸 열 수 있는 잠수함의 열쇠를 두고 각국 첩보기관이 전쟁을 벌인다. 한쌍으로 이뤄진 열쇠 중 한쪽을 일사(레베카 페르구손)가 가지고 있고 IMF 국장 유진 키트리지(헨리 체르니)는 에단 헌트에게 열쇠를 찾아와 달라는 미션을 내린다. 에단의 목적은 명확하다. 목숨이 위태로운 일사를 구하고, 열쇠의 양쪽을 손에 넣어, 엔티티를 제거하는 것이다. 엔티티는 디지털 시대의 핵폭탄이나 다름없고 에단은 그것이 사라지는 쪽이 평화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 믿는다.

이제 에단에게 주어진 숙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열쇠 양쪽을 손에 넣는 것, 다른 하나는 열쇠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전세계 모든 첩보기관과 맞서 이 목적을 위해 심플하게 달려갈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의외의 적이 나타난다. 다름 아닌 엔티티다. 엔티티는 첩보기관 중 유일하게 자신을 제거하려는 에단에게 위협을 느끼고 그를 먼저 제거하려 한다. 에단이 IMF에 속하기 전 과거부터 악연이 있는 가브리엘(에사이 모랄레스)은 엔티티의 수족이 되어 에단을 위협한다. 에단은 디지털 세계의 적 엔티티와 에테르 세계의 적 가브리엘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셈이다. 이 순간 에단에게는 세 번째 목표가 생긴다. 바로 동료와 친구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명확한 미션과 인물의 목표, 각 캐릭터들의 드라마를 제시한 뒤 사슬처럼 이어지는 액션 퍼레이드를 제공한다. 이건 마치 테마가 있는 최고급 코스 요리와 닮았다. 이번 영화의 테마는 유령의 삶을 택한 남자가 자신의 존재 의의를 되새기고 필생의 적 혹은 과거를 마주하는 것이다. 에단 헌트와 인공지능 엔티티는 마치 거울처럼 서로를 마주 보는 닮은꼴이다. 거기에 과거의 망령 가브리엘이 에단의 발목을 잡는다.

“삶은 모든 선택의 결과이고 우리는 과거를 벗어날 수 없지.” 이것은 단지 과거와의 투쟁이 아닌 미래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을 증명하는 건 결국 당신이 선택하고 걸어온(혹은 걸어갈) 길이다. 제목 ‘데드 레코닝’(추측항법)은 항해용어로 외부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위치를 기준으로 항로를 택한다는 뜻이다. 진실이 사라진 세계에서 무엇을 믿고 어떤 길을 갈 것인가. 미친 액션 시퀀스와 역동적인 전개, 시의적절한 주제와 살아 있는 캐릭터까지 이번 영화는 파트1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시리즈 최고작 중 하나가 될 준비를 마쳤음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아직 2부가 남았다는 사실이다. “시리즈 전체를 집어삼킬 장대한 모험”을 위해 2부작이 필요했다는 크리스토퍼 매쿼리 감독의 말처럼, 에단 헌트의 선택과 여정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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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