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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많은 개 스쿠비, 드디어 영웅 되다, <스쿠비-두2: 몬스터 대소동>
김현정 2004-04-27

세상에서 제일 겁이 많은 개 스쿠비, 드디어 영웅이 되다

<스쿠비-두2: 몬스터 대소동>은 1969년 시작된 TV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실사로 만든 영화다. 사람 네 명과 개 한 마리가 이끄는 이 시리즈는 겁 많고 말 많은, 그래서 인기도 많은 개 스쿠비를 어떻게 살려낼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2002년 제작되었던 전편은 3D 기술에서 그 답을 찾았고, 속편은 훨씬 더 발전한 기술을 바탕으로 스쿠비를 날렵하고 유연한 디스코 킹에 등극시키기에 이르렀다. 60년대풍 펑크가발을 쓰고 사람들 틈에 섞여 스테이지를 휩쓰는 스쿠비는 알록달록한 사탕 같은 이 영화에 또 하나의 색을 보태는 존재다. 프로듀서 리처드 서클은 “필요에 따라서 개처럼 행동하다가도 사람처럼 말을 걸어주는 스쿠비는 최고의 애완동물”이라고 말하면서 이 장수 시리즈가 가지는 매력의 핵심을 지적했다.

프레드와 다프네, 벨마, 단짝인 섀기와 스쿠비는 여전히 몬스터를 퇴치하는 미스터리 주식회사를 꾸려가고 있다. 그들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 정체불명의 마스크맨이 나타나 도시 쿨스빌을 혼란에 몰아넣는다. 미스터리 주식회사를 조롱하는 마스크맨. 스쿠비와 친구들은 그를 뒤쫓다가 오래된 저택에서 비밀기지를 찾아내고, 흑기사 몬스터로 악명을 떨쳤던 위클스 영감의 흔적을 발견한다. 미스터리 주식회사 때문에 감옥에 들어갔던 위클스는 그들을 “눈알을 뽑아 갈아마시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고 있다.

테마파크 같은 스푸키 섬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전편과 달리 <스쿠비-두2: 몬스터 대소동>은 시리즈의 고향과도 같은 쿨스빌을 무대로 택했다. 감독 라자 고스넬은 <스쿠비 두> <빅 마마 하우스> 등 성공적인 코미디영화를 만들었고, 십년 넘게 편집기사로 일해왔던 인물. 그는 낯익은 도시 쿨스빌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한 세트와 규모있는 액션을 적당하게 뒤섞어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익룡 몬스터가 나타나 섀기를 끌고다니면서 박물관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대목은 3일 동안 매달렸다는 노고가 아깝지 않을 만큼 속도가 있고 유머도 있는 장면. 1만 볼트 몬스터와 타르 몬스터, 흑기사 몬스터, 익룡 몬스터 등 줄지어 등장하는 몬스터들도 보는 재미를 더하는 요소다. 그러나 아이템이 풍성해지다보니 그들을 이어붙이는 드라마의 접착력은 느슨해졌다. 몬스터들은 제몫을 하는 듯하다가도 곧 연기하기를 포기하고 지루한 특수효과를 과시하는 데 그친다. 매튜 릴라드처럼 재능있는 배우가 영화 내내 거의 웃기지 못한다는 사실은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 오래간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은 <클루리스>의 알리샤 실버스톤이다. 실버스톤은 미스터리 주식회사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기자 헤더 재스퍼우드로 등장해 버릇없고 귀여웠던 십대 스타를 추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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