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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방을 향해 달려가는 스릴러, <스켈리톤 키>
김나형 2005-08-16

영원히 페니 레인일 것 같았던 케이트 허드슨, 후두의 주술에 걸리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미국 남부는 늘 어떤 종류의 비이성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미드나잇 가든>의 사바나가 그랬고, <빅 피쉬>의 앨라배마가 그랬으며, 텍사스로 대변되는 유수의 시골 마을이 그랬다. 허영과 낭만, 허풍과 판타지, 갖가지 괴물과 살인마의 땅. 미국의 다른 도시들이 범죄·스릴러의 주무대가 될 때, 미국 남부는 할리우드식 호러의 토양으로 자리잡았다.

<스켈리톤 키>는 루이지애나의 뉴올리언스를 골랐다. 재즈와 잭슨광장 정도가 떠오르는 이 남부 도시에서 무슨 호러를 만들었다는 걸까. 비틀스, 컴퓨터 해커, 정신병원에 사는 외계인의 이야기를 만들었던 이언 소프틀리는 그 답으로 ‘후두’(Hoodoo)라는 주술을 꺼내놓는다. (아이티인들과 함께 들어와 역시 뉴올리언스에서 유행했던) ‘부두’(Voodoo)와 혼동하기 쉽지만, 후두는 부두와 달리 종교가 아니라는 게 영화의 설명이다. 주문과 마술, 부적과 약. 주술사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고 병을 치료하며 상대에게 저주를 건다.

후두의 자장에 걸려든 것은 젊은 호스피스 캐롤라인이다. 그녀는 개인 간병인을 구한다는 광고를 보고 노부부가 덩그러니 살고 있는 음침하고 낯선 저택에 도착한다. 캐롤라인은 뇌졸중으로 쓰러져 산송장이 된 벤에게서 자신이 미처 돌보지 못한 아버지를 떠올린다. 벤의 괴팍한 아내 바이올렛과 기싸움을 하던 캐롤라인은 저택에 깃든 긴장과 벤의 애원하는 듯한 눈빛을 보며 대상도 없는 의심을 품는다. 캐롤라인이 계속 비밀을 캐내려 하자, 바이올렛은 과거에 저택에서 살해당한 후두 주술사 부부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죽은 주술사들이 벤에게 저주를 걸었다는 바이올렛의 말에 캐롤라인은 되레 바이올렛을 의심한다. 비오는 밤, 캐롤라인은 벤을 데리고 저택에서 도망치려 하고, 영화는 본격적인 국면으로 치닫는다.

호러다 반전이다 떠들지만 <스켈리톤 키>는 마지막 한방을 향해 달려가는 스릴러에 가깝다. 스토리는 너무 무난해서 흠잡을 데 없지만 그만큼 밋밋하다. 영화에서 가장 힘이 되는 것은 케이트 허드슨. 까만 옷과 까만 아이라인 외엔 꾸민 것 없는 그녀가 ‘몇년씩 록밴드를 따라다니느라, 아버지가 그 지경이 된 줄도 몰랐다’고 말할 때면 페니 레인(<올모스트 훼이모스>)이 커서 캐롤라인이 되었을 법도 하단 생각이 든다. 뉴올리언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정도의 기대만 갖고 본다면 킬링 타임용으로 나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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