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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소녀들의 축구사랑, <오프사이드>
최하나 2006-06-08

월드컵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이란과 바레인의 예선 마지막 경기. 이란의 모든 축구팬들의 이목이 이번 경기에 쏠려 있기에, 경기장으로 향하는 길목부터 승리를 외치는 열기는 뜨겁다. 하지만 정작 경기를 응원하지 못하고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이 바로 이란의 여자 축구팬들. 여느 남자들 못지않게 그녀들의 축구사랑은 뜨겁지만, 여성은 경기장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이란에서 소녀들의 축구사랑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일 뿐이다. 남장을 하는 등 나름의 묘수를 동원해 경기장에 잠입하기 위해 애를 쓰던 소녀들은 게임이 시작되기도 전에 군인들에게 잡히고 만다. 그렇게 끌려온 소녀들은 경기장 밖에 임시로 만들어진 약식 구치소에 감금된다. 잠시라도 경기를 보게 해달라고 애원의 목소리를 높여보지만 군인들은 그녀들의 바람을 주제넘은 것으로 치부한다. 아쉬운 대로 한 병사의 어설픈 중계(?)에 귀 기울이며 경기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워보지만, 그럴수록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한 열망은 더욱 달아오를 뿐. 포기를 모르는 열혈소녀들은 새로운 작전으로 탈출을 시도하는데, 과연 그녀들은 축구를 볼 수 있을까?!!

자파르 파나히 감독

<오프사이드>를 연출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올리브 나무 사이로> 등으로 국내 영화팬들에게 친숙한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연출부 출신이다. 데뷔작 <하얀 풍선>으로 어린아이의 티없이 순수한 세계를 그려냈던 그는 이후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독특한 화법으로 이란 사회의 모순을 고발해왔다. 그의 작품들은 국제영화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지만, 안타깝게도 엄격한 검열제도가 존재하는 이란에서는 대부분 상영조차 금지되어 있는 것이 현실. 얼마 전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초청된 <오프사이드>로 한국을 찾은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아주 작은 자유마저도 제한된 사람들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에게 금지된 더 큰 자유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오프사이드를 아시나요

슛, 골~~~!! 환호와 열광도 잠시. 주심이 깃발을 들어올리면 사람들은 김빠진 한숨을 쉬게 마련이다. “오프사이드래.” 관객들에게 극도의 허탈감을 안겨주기도, 때론 안도감을 선사하기도 하는 오프사이드. 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오프사이드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우선 오프사이드는 공격하는 팀의 공격수가 상대방 진영에서 최종수비수보다 골대 쪽에 가까이 있을 때 선언된다. 공격수가 공을 직접 다룰 때뿐 아니라, 주심의 ‘견해’에 따라 플레이에 간섭하거나, 상대편을 방해하거나, 그 위치에서 이득을 얻을 때도 오프사이드가 적용됐었다. 하지만 이번 독일 월드컵부터는 까다롭던 오프사이드 규정이 대폭 완화!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패스를 받거나 플레이된 공을 잡을 때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된다. 즉 볼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어느 위치에 있건 간에 오프사이드가 아닌 것. 좀 더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FIFA의 선택이라는데, 이 변화가 한국 대표팀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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