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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의 기관장을 만난다,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전 [2]
김도훈 사진 이혜정 2006-06-07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 인터뷰

“일상과 가족이 나의 가장 중요한 주제”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전’의 홍보와 제10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관련 행사의 참여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이웃집 야마다군>의 시사가 열린 지난 5월24일 수요일, CGV용산에서 만난 그는 “굳이 애니메이션에 한정하지 않더라도, 일본의 영화가 한국에 소개된다는 것은 일본인으로서 굉장히 기쁜 일”이라며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장로 너구리 같은 웃음으로 인터뷰의 운을 뗐다.

-<이웃의 야마다군>은 예전 작품들과는 다르다. 사실주의 화풍이 아니며 네컷만화를 기반으로 풀 디지털 기법으로 만들어졌다.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의중은 무엇인가. =셀애니메이션은 점점 더 리얼리티를 추구해가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것에도 이유는 있겠지만 조금 다른 돌파구를 찾고 싶었다. <이웃집 야마다군>이 네컷만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첫 시도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만의 방법으로 잘 표현해보고 싶었다. 네컷만화에는 꼭 필요한 부분만 그려져 있다. 이를테면 가족이 모여 있는 방의 모습이 디테일하게 표현되지는 않는다. 그런 네컷만화의 특징을 그대로 가져가고 싶었다.

-네컷만화를 장편화하려면 각색이 쉽지 않았을 듯하다. 이를테면 <아즈망가 대왕>이나 <사자에상>(サザエさん)은 완전히 애니메이션에 맞춰서 만화를 변형해냈다. 하지만 <이웃집 야마다군>은 네컷만화의 본질을 그대로 살려둔 편이다. =각색 부분은 괜찮았다. 다만 디지털로 작업하는 것이 힘들었다. 선과 선이 중간중간 떨어져 있거나 색이 완전히 칠해져 있지 않은 네컷만화를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셀애니메이션보다는 디지털 작업이 용이하다는 생각이었지만, 디지털에만 완벽하게 의존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힘이 많이 들었다.

-행복한 소시민 가족의 일상을 다루는 <이웃집 야마다군>에서는 과거 일본에 대한 일종의 향수 같은 것이 느껴진다. =단란한 가족의 이미지라 한다면 일단 고타쓰라는 일본의 전통적인 난로가 떠오른다. 고타쓰 주위에 가족이 둘러앉아 있는 이미지 말이다. 요즘은 그런 이미지가 사라졌다. 가족은 각자의 방에서 개별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웃집 야마다군>을 통해서 전통적인 가족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당신의 작품들은 화풍은 다를지라도 언제나 극영화적인 기운을 간직하고 있다. 이를테면 원신 원컷의 롱테이크가 많다거나, 심지어 우화의 일종인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에까지 사실적인 내레이션이 들어간다거나. <이웃집 야마다군>은 특히 오즈 야스지로 영화의 삽화처럼 보이는 면도 있다. =물론 오즈 야스지로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상적인 삶이다. 그리고 일상적인 삶이라는 것은 가족으로부터 드러난다. <추억은 방울방울>과 <반딧불의 묘>를 보더라도 내 작품은 결국 가족이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예전 작품인 <자린코치에>를 보아도 그렇지 않은가. 일상과 가족이라는 소재는 가장 중요한 내 작품의 주제다.

-주제의식을 전면적으로 드러내지 않는 미야자키 하야오와 달리 감독의 작품들에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결정한 이후에 차기작에 들어가는 편인가. =글쎄, 반대인 것 같은데. 나는 작품을 통해 확실한 메시지를 표현하기보다는 관객이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서 영화의 주제를 떠올리게 만들도록 어떤 단서를 제공할 뿐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에서 주제의식은 더 잘 드러나지 않는가? (웃음) 예를 들면 미야자키 감독의 작품들에서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살아라!’라는 메시지라든가.

-일본을 제외한다면 전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이 CG애니메이션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다. 셀애니메이션의 미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둘은 각자의 역할이 따로 있다. 관객과 비슷한 평범한 캐릭터를 그릴 때는 셀애니메이션이 유용하고, 강하고 입체적인 표현이 필요한 캐릭터에는 CG애니메이션이 적합하다. 그래서 보통 사람이 주인공인 작품이라면 CG보다는 셀애니메이션이 더 낫다.

-2003년에 참여한 단편 프로젝트 <겨울날>(冬の日) 이후로는 신작 소식이 뜸하다. =구체적으로 어떤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계속 준비하다가 말다가를 반복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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