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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 가장 두려운 건 관객의 썰렁한 반응이다
강병진 사진 서지형(스틸기사) 2007-05-07

<집결호> 후반작업차 한국 찾은 감독 펑샤오강

<야연> <천하무적>의 펑샤오강 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야연> 홍보차 내한한 이후 4개월 동안 영화 <집결호>를 촬영한 펑샤오강은 영화의 후반작업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 방한했다. 중국 3대 내전 중 하나인 화해전투를 배경으로 한 인물의 희생을 다룬 <집결호>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제작한 한국의 MK픽처스가 특수효과와 특수분장 부분을 공동제작한 작품이다. 평소 친분이 있는 강제규 감독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는 그는 “한국 스탭들의 참여가 불가능해 보였던 <집결호>의 제작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집결호>는 단편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들었다.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는지. =기존의 중국 전쟁영화는 정치적인 교육을 강조하는 색깔이 강했는데, 이 소설은 한 사람의 운명과 삶을 조명한 게 인상깊었다. 주인공인 꾸즈띠는 몸을 살리기 위해서 잘린 팔과 같은 인물이다. 이런 시각으로 그 시대의 전쟁을 바라본 것은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전쟁영화가 될 것이다.

-<집결호>를 촬영하는 동안 특별하게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막상 해보니까 강제규 감독와 오우삼 감독이 조언해준 것보다 더 힘들더라. 12일이면 충분하겠다 싶었던 장면은 28일이나 걸렸고, 특히 여성 스탭들은 촬영장소가 매우 춥고 열악해서 화장실 문제로 많은 고충을 겪었다. 그래서 아예 물을 안 마시고 촬영준비를 하는 스탭도 많이 있었다. (웃음)

-한국의 특수효과팀과 작업한 이유는 무엇인가. =할리우드 스탭과 할까도 생각했지만, 예산문제가 클 것 같았다. 그때 <태극기 휘날리며>를 봤는데, 할리우드의 일류급 스탭들이 참여한 영화와 다를 것 없는 기술적 완성도가 있더라. 한국 스탭들을 초청할 수만 있다면 <집결호>에 그릴 전쟁의 질감을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난해 인터뷰에서 “영화는 관객에게 다양한 쾌감을 전하는 오락”이라고 했다. <집결호>가 관객에게 줄 수 있는 오락은 무엇인가. =이 영화에서는 꾸즈띠라는 인물을 통해서 관객의 마음을 흔들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가장 두려운 건 관객의 썰렁한 반응이다. 관객이 극장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이런 상황은 정말 싫다.

-점점 영화의 스케일을 넓혀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두려움은 없는가. =새로운 시도에 대해서는 후회를 안 한다. 오히려 두려운 것은 늙어서 인생을 반추했을 때, 그때 할 수 있었는데 하지 못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감독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한 가지 스타일에 안주하는 것은 정말 재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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