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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중문화 최고의 ‘히어로’

<히어로> 촬영 위해 부산 찾은 기무라 다쿠야

12년 전 일본 대중문화가 한국에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톱으로 거론되던 이름은 기무라 타쿠야였다. 2007년 현재,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기무라 다쿠야는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일본의 아이돌이자, 일본에서도 부동의 아이돌 스타다. 출연하는 드라마가 속속 성공을 거두어 시청률 제조기라고 불린다. 역대 일본 드라마 시청률 톱10 중 1위 <히어로>(34.3%)와 2위 <뷰티풀 라이프>(32.3%)를 비롯해 무려 7개의 작품이 그의 출연작이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무사의 체통>은 4월25일을 시점으로 수익이 40억엔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흥행제조기로서 기무라 다쿠야의 이름은 부동이다. 일본의 패션지 <앙앙>에서 뽑은 ‘좋아하는 남자’에 13년 연속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일본 CM종합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CM 호감도’에서는 7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캔커피, 자동차, 카메라, 컴퓨터 등 광고 출연도 많아, 광고만으로 ‘기무라 다쿠야의 하루’를 구성할 수 있을 정도다.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헤어 스타일링 제품 ‘개츠비’ 광고는 오로지 기무라 다쿠야만으로 승부를 걸어 불멸의 존재감을 과시, 벌써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TV 광고 호감도 순위’ 톱을 기록했다. ‘남자도 닮고 싶은 연예인’은 물론 50살 이상의 여성들이 꼽은 ‘애인으로 삼고 싶은 남자 연예인’ 1위도 기무라 다쿠야이니, 일본에서 그의 인기는 농담이라는 편이 믿기 쉬울 정도다.

기무라 다쿠야의 소속사 쟈니스는 부산에서 있었던 <히어로> 기자회견 때 온라인 매체의 출입을 금해 화제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지만 일본의 쟈니스라면, 특별한 일은 아니다. SMAP을 포함해 킨키키즈, 아라시, V6, 캇툰을 비롯한 여러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인 쟈니스는 소속 연예인들 관리에 엄격하다. 기무라 다쿠야와 결혼해 두딸을 두고 있는 가수 구도 시즈카는 지금도 방송에서 기무라 다쿠야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못한다. 애초에 소속 연예인들의 결혼에 반대한다는 말도 있다. 기무라 다쿠야를 비롯한 쟈니스 소속 연예인들이 영화상 후보에 지명이 되어도, 쟈니스에서 영화상 주최쪽에 일괄 후보사퇴 통보를 하는 게 별 놀람없이 받아들여진다. 그래서 쟈니스나 아이돌의 통상관념에서 벗어난 그의 돌발적인 결혼발표(게다가 속도위반결혼)는 이례적이었지만, 기무라 다쿠야가 방송에서 보이는 ‘on’의 모습과 사생활이라는 ‘off’의 모습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점 때문에 결혼을 둘러싼 소동은 SMAP이나 기무라 다쿠야의 인기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변장’없이 여자 속옷 가게에 선물 사러 혼자 간 적이 있다는 그의 말에 일본 중견 개그맨 아카시야 산마가 “그건 기무라 다쿠야니까 그렇지”라고 말하는 건, 농담만은 아니다. 방송에서의 그는 예의바르지만 말하는 데 거침이 없다. 가끔은, 심하게 말해 싸가지가 없어 보일 정도다. SMAP 멤버로 인생의 절반을 그와 함께해온 구사나기 쓰요시는 방송 때문에 기무라 다쿠야의 이름을 불러야 하는 상황이 되면 긴장하는 게 눈에 보인다. 게스트와 함께 당구를 쳐도, 핀볼 게임을 해도, 하다못해 최지우와의 콩트 녹화가 끝난 뒤 장난으로 카드놀이를 해도, 예의상 져주는 법이 없다. SMAP의 다양한 아트디자인에 참가했던 가시와 사토는 기무라 다쿠야의 “극기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프로의식”과 승부욕을 그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병헌의 카메오 출연으로 화제가 된 영화 <히어로>는 <후지TV>에서 제작된 드라마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히어로>는 역대 시청률 톱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단발성으로 제작된 ‘<히어로> 스페셜’ 역시 시청률 30%를 넘긴 인기작이다. 기무라 다쿠야가 분한 쿠리오 코헤이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사법시험을 통과해 검사가 된 인물. 그는 청바지에 티셔츠 차림의 자유로운 복장에 검사로는 이례적으로 현장수사를 즐기며, 통신판매로 물건 구입하기가 취미다. 쿠리오와 주변 인물들의 코믹함과 정치적 외압이나 편견에 굴하지 않는 꼼꼼하고 정의로운 일처리가 이 드라마의 인기요인으로 꼽히지만, 기무라 다쿠야라는 이름이 그 시청률의 동력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다. 영화판 <히어로>는 드라마의 폭발적인 인기에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이병헌의 영입 등으로 이미 그 흥행이 관심의 초점이 되어 있다.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도쿄타워>의 원작자 릴리 프랭키는 기무라 다쿠야가 “주위의 사람들이 왈가왈부해도 중압감에 저항하며 자신의 페이스로 무언가를 만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전이나 이제나, 기무라 다쿠야가 넘어야 할 벽은 그 자신뿐이다. 지금까지, 그가 뛰어넘지 못한 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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