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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오락물의 절정 <인랜드 엠파이어>
박혜명 2007-07-25

데이비드 린치가 선사하는 지적 오락물의 절정

할리우드 인근인 미국 LA 동쪽, 산베르디날도 카운티와 리버사이드 카운티를 묶어 일컫는 ‘인랜드 엠파이어’에는 상류층 인구 400만이 거주한다. 영화 <인랜드 엠파이어>의 공간적 무대는 이곳이다. 주인공인 금발의 스타 여배우 니키(로라 던)는 할리우드에서 작가로 칭송받는 킹슬리 스튜어트 감독(제레미 아이언스) 작품에 주연으로 캐스팅된다. 엄청난 기대감에 부푼 그녀. 감독으로부터 “이 영화가 실은 (오리지널이 아니라) 폴란드 어떤 영화의 리메이크작”이며 “원작의 두 주연배우가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린치의 여느 영화들처럼 범상한 미스터리물인 척 시치미를 떼고 시작해서 꿈, 상상, 무의식과 판타지 등 비현실계를 현실계와 뒤섞으며 내러티브를 해체해간다. 몇 가지 이야기틀로 정리되지만 이야기틀간의 질서는 없다. 관계는 전복되고 위계는 완전히 허물어진다. DV카메라로 핸드헬드 기법을 써서 촬영한 저예산 다큐 스타일의 화면은 현실-극-기억의 경계가 무너질 때 더 강렬한 역설의 효과를 낸다. 놀랍게도 <인랜드 엠파이어>는 해피엔딩이다. 할리우드식 전통 내러티브와 그것을 관습대로 즐기는 관객의 태도를 조소한 뒤 영화 관람의 순수한 쾌락- 특히 해피엔딩에서 비롯되는 기쁨!- 을 선사한다. <인랜드 엠파이어>는 우리가 영화적 경험이라고 부르는 것의 결정체 그리고 그것의 안팎을 끊임없이 의식하는 놀라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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