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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한국영화] 애정만세 Melodrama
씨네21 취재팀 2007-08-09

<행복>

감독 허진호 출연 황정민, 임수정, 공효진 제작 라이필름·영화사 집 배급 쇼박스 개봉예정 10월

<8월의 크리스마스> 이후 <봄날은 간다> <외출>로 오면서 허진호 감독 영화의 사랑은 잔혹해져왔다. <행복> 또한 그러한 흐름의 연장에 있는 듯 보인다. 자유분방한 삶을 살아오던 영수(황정민)는 갑작스레 간경변을 앓게 되면서 시골의 요양원으로 향한다. 그는 이곳에서 중증 폐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고 있는 은희(임수정)를 만나게 된다. 제한된 공간에서 희망없는 나날을 꾸려가던 영수가 은희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건 당연한 일. 두 사람은 결국 동거까지 하게 되지만, 은희의 정성으로 육체가 건강을 되찾게 되자 영수의 마음은 갈대처럼 흔들리기 시작하고 과거의 연인 수연(공효진)이 나타나면서 영수와 은희의 관계는 파탄으로 치닫게 된다. ‘사랑, 그 잔인한 행복’이라는 카피가 말해주듯, <행복>은 사랑이라는 화사한 이름의 이면에 자리한 차가운 현실을 보여준다. 제작사에 따르면 <행복>은 허진호 감독의 전작에 비해 가장 대중적인 노선을 추구하는 영화다. 특히 이 ‘나쁜 남자’의 회한이 드러나는 후반부는 허진호 감독 영화답지 않게 감성적 폭발의 진앙지가 될 전망이다.

+관전포인트 너무나 현실적인, 그래서 너무나 잔인한 그 사랑을 만난다.

<싸움>

감독 한지승 출연 김태희, 설경구 제작 (주)시네마서비스, 상상필름(주) 배급 (주)시네마서비스 개봉예정 하반기

진아(김태희)와 상민(설경구)은 성격차 따위 사랑으로 극복할 수 있다 믿으며 결혼에 골인한 부부. 그러나 2년차 권태기를 극복하지 못한 두 사람은 이별을 결심한다. 문제는, 이혼 직전의 부부는 극도로 쫀쫀해진다는 사실. 모든 물건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던 상민은 홧김에 진아에게 줘버린 물건을 되찾으려 하고,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의 신경을 긁다가 마침내 폭발하고야 만다. 무시무시한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흔해빠진 로맨틱코미디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싸움>은 ‘사소한 물건 때문에 집이 불타고 피와 살이 튀는 이혼전쟁’ 이야기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판 <장미의 전쟁>, 더 쉽게 말하자면 슈퍼액션 <부부클리닉>.

+관전포인트 설경구와 김태희가 부부로 나와서 죽도록 싸운다. 설명이 필요없다.

<굿바이데이>

감독 유상욱 출연 김광영, 윤지후, 강문영, 길용우 제작 (주)M&U film 배급 미정 개봉예정 올해

충무로는 소년들의 사랑을 통해 진부한 연애영화의 틀을 벗어보려는 걸까. <굿바이데이>는 <피아노맨> <건축무한육각면체의 비밀>과 <종려나무 숲>의 유상욱 감독이 연출한 퀴어영화다. 대기업 총수 서자 우민(김광영)과 같은 반 친구 호진(윤지후)은 서로를 이끄는 감정이 우정 이상의 것임을 깨닫는다. 그러나 어린 게이 연인에게 세상은 단호하다. 우민의 엄마 채영(강문영)은 둘을 갈라놓기 위해 우민을 미국으로 유학보내려 하고, 어린 연인들은 몰래 미국으로 도망칠 계획을 세운다. <후회하지 않아>에서 섹스와 격정을 걷어내면 <굿바이데이> 같은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 <명성왕후>에서 민영익을 연기한 김광영과 <레인보우 로망스>의 윤지후가 애타는 소년들을 연기한다.

+관전포인트 후반부에는 눈물을 쏙 빼는 고색창연 신파가 기다린다. 손수건을 준비하자.

<어깨너머의 연인>

감독 이언희 출연 이미연, 이태란 제작 (주)AMUSE, (주)싸이더스FNH 배급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개봉예정 10월

여기 두 여자가 있다. 서른두살 정완(이미연)은 결혼 말고 화끈한 연애를 바라지만 쓸 만한 남자를 찾지 못하는 사진작가 어시스턴트. 희수(이태란)는 화려한 연애경력에도 불구하고 ‘안심보험’같은 남자랑 결혼한 미시족이다. <어깨너머의 연인>은 친구라는 공통점을 빼면 닮은 점이 하나도 없는 삼십대 여자의 우정과 사랑을 그리는 영화다. <연애의 목적>의 고윤희 작가가 나오키상을 수상한 유이카와 게이의 원작 <어깨너머의 연인>(肩ごしの戀人)을 각색했고, <…ing>의 이언희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삼십대 충무로 재능들이 모여서 완성한 <어깨너머의 연인>은 <싱글즈> 이후로 드물었던 성인여성들의, 성인여성들에 의한, 성인여성들을 위한 영화다.

+관전포인트 소설과 일본 드라마로 잘 알려진 원작을 어떤 식으로 한국에 대입했을까.

<그, 사랑을 만나다>

감독 박대영 출연 이천희, 한지혜 제작 (주)드림픽쳐스, (주)디알엠엔터테인먼트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예정 가을

준서(이천희)와 미연(한지혜)은 2천일 기념일을 앞두고 있는 커플이다. 하지만 준서는 지나치게 자신만을 바라보는 미연과 떨어져 있고 싶은 마음에 1년간 남극 연구소에서 일하기로 결심한다. 찾아와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미연이 귀찮아 도망치듯 집을 뛰쳐나온 준서. 그런데 조금 전에 만난 미연이 어젯밤에 교통사고를 당해 의식불명 상태라는 전화가 온다. 준서는 무너지는 가슴을 안고 자신을 찾아왔던 또 다른 미연을 찾아 나선다. <그, 사랑을 만나다>는 <시월애>나 <별빛 속으로>처럼 판타지 장르의 손길로 사랑의 힘을 되돌아보는 영화다. 2006년 영화진흥위원회 HD영화 제작지원 선정작.

+관전포인트 좀처럼 좋은 역을 맡지 못했던 이천희와 한지혜의 매력을 재평가할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