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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일본영화제] 만화가 만들어낸 일본영화의 어떤 절정
정재혁 2007-11-13

만화를 보면 일본영화가 보인다. 올해로 4회를 맞은 메가박스일본영화제가 11월14일부터 5일간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의 주제는 ‘표현의 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영화 8편과 실사영화 10편이 상영된다. 애니메이션 작품으로는 다카하다 이사오 감독의 1981년작 <꼬마숙녀 치에>, 일본 애니메이션의 전설적인 작품 오토모 가쓰히로의 <아키라>, 오시이 마모루 감독을 단숨에 주목받게 한 <시끌별 녀석들2 뷰티풀 드리머> 등이 있으며, 만화 원작의 실사영화로는 소마이 신지 감독의 데뷔작 <꿈꾸는 열다섯>, 국내에선 <녹차의 맛>으로 알려진 이시이 가즈히토 감독의 1999년작 <상어가죽 남자와 복숭아엉덩이 여자>, 나나난 기리코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블루> 등이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영화는 1980년대 작품이 많은데 당시는 미야자미 하야오, 오시이 마모루, 오토모 가쓰히로 등이 활발하게 활동했던 시기임과 동시에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군용 애니메이션을 쏟아냈던 때다. 이번 영화제 상영작 중 <캡틴> 역시 1980년대 일본에서 제기됐던 자위대의 군력 증설 주장과 맞물려 2차대전 패배에 대한 일본인들의 시선이 드러나는 작품이다.

최근 수년간 일본영화에서 만화는 주요한 화두다. 일본 대중문화의 전통적인 강점인 애니메이션은 물론 실사영화에서도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의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2006년 사토 슈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우미자루>의 속편 <리미트 오브 러브: 우미자루>는 70억엔 이상의 흥행수익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나나> <데스노트> 등이 흥행에 성공하며 속편 제작으로 이어졌고, 올해에도 미이케 다카시의 <크로우즈 제로>,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 이누도 잇신의 <황색눈물> 등이 선보였다. 물론 이중에는 성공하지 못한 작품들도 있다. 또 흥행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TV방송사, 드라마를 양옆에 끼고 지속되고 있는 현재의 제작 시스템을 건강하다고만 말할 순 없다. 일본영화의 가장 큰 동력 중 하나지만 사용하기에 따라 해가 될 수도 있는 만화. 그런 의미에서 1980년대 만화를 바탕으로 영화의 세계를 확장했던 일련의 작품들을 2000년 이후 제작된 영화들과 함께 보는 건 이번 영화제가 갖는 의미다. 총 18편의 상영작 중 도쿄에서 시사를 가졌던 12편을 포함해 17편의 영화를 소개한다. 애니메이션 거장들의 초기 작품과 소녀 만화의 감수성을 살린 영화, 소년 만화의 씩씩함이 느껴지는 작품과 서민들의 따뜻하고 정감어린 생활이 묻어나는 영화 등 상영작을 4개 부문으로 나눠보았다. 만화를 취향 따라 골라보듯 영화를 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