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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파 여학생이 주인공인 코믹 청춘물 <슨도메>

그 녀석 자위 선호도 지수 ★★★★★ (영화보기 전에) 엄청 음탕할 것처럼 보이는 지수 ★★★★ (영화보고 나서) 실제 음탕함 지수 ★

아이바 히데오(니노야마 아쓰시), 고2. 학교에 다니고는 있지만 반 교우들 중 누구도 이 녀석의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그는 그만큼이나 존재감이 없는 인물이다. 학교에서 주로 하는 일이란 책상에 한 쪽 팔을 축 늘이고 머리를 기댄 다음 선생이 떠들거나 말거나 마냥 공상에 젖는 것이다. 그가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 낭만 클럽이란 곳도 실은 바보들이 모인 집단처럼 보일 지경이다. 집으로 돌아가서야 아이바가 집중하는 일이 한 가지 있는데 바로 자위다. 그가 2층에서 자위를 시작하면 아래층의 어머니와 동생은 “음… 형이 방에 있나봐요”라고 말할 정도다. 그의 자위는 공공연하다. 또한 그의 자위는 청소년기 통과의례의 수준을 지나 단 하나의 취미 생활 혹은 인생의 목적에 가까워져 있는데 그에게는 그만큼이나 절실하다. 그때쯤 아름다운 여학생(이라기보다는 실은 포르노그래피의 교복녀 설정의) 사하나 쿠루미(스즈키 아카네)가 아이바의 반에 온다. 어쩌다보니 억세게 운 없는 녀석 아이바가 사하나의 눈에 들게 되는데, 사하나는 자기를 진실하게 사랑하는 자의 태도로서 아이바에게 자위를 그만둘 것을 명한다. 청, 천, 벽, 력. 하지만 어찌할 것인가. 아이바는 이제 자위를 멈추고 사하나를 사랑하려 한다. 사하나는 자신이 명한 수련을 아이바가 잘해내고 마음에 드는 짓을 하나씩 할 때마다 그녀의 육체 일부를 손수 보여주는 호의를 베푼다.

영화 <슨도메>의 황당무계한 이 내용은 일본판 <영챔프>에 연재되었고 단행본으로도 10만부 이상이 팔린 동명 인기 만화 <슨도메>를 원작으로 했다. 뮤직비디오 연출을 주로 하던 우타가와 다이고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이다. 무엇보다 <아메리칸 파이>나 <색즉시공> 종류의 혹은 그보다 완성도 면에서 좀 못한 영화라고 예상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 특별한 이야기는 없지만 이 한심한 녀석이 어떻게 황당한 사랑의 중증에 걸려 육체적인 시련을 딛고 진짜 인간이 될 것인가를 농담처럼 그리는 영화다. 아니 농담처럼 이라는 표현보다는 진짜 농담인 영화. 취향에 따라서는 좀 짜증이 날 수도 있고 배꼽을 쥘 수도 있다. 그건 심하게 아둔한 남학생과 믿기지 않을 배려심(?)으로 그를 좋아해주는 육체파 여학생이 주인공인 코믹 청춘물을 당신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의 문제일 것이다.

tip/슨도메란 “가라테에서 상대방을 보호한다는 원칙에서 공격하는 주먹이나 다리가 상대편에 닿기 직전에 정지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아이바가 사하나와의 사랑을 보존하기 위해 기꺼이 자위를 참고 멈추는 행위를 비유하는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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