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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어드벤처물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장영엽 2008-12-17

입체안경착용 권장 지수 ★★★★★ 기시감 지수 ★★★★★ 10세 이상 관람 난감 지수 ★★★★

*이 글은 3D 영상을 보지 못한 상황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지질학자 트레버(브렌단 프레이저)는 10년 전 역시 지질학자였던 형이 실종된 아픈 기억이 있다. 열흘간 함께 지내기로 한 형의 아들 션(조시 허처슨)은 아버지의 보물상자를 가져오고, 트레버는 그 속에서 알 수 없는 암호가 가득 적힌 쥘 베른의 소설 <지구 속 여행>을 발견한다. 쥘 베른이 ‘지구의 중심부’로 언급한 아이슬란드로 떠난 둘은 지질학자의 딸이자 미모의 산악가이드인 한나(애니타 브리엠)를 만난다. 세 사람은 함께 바위산을 오르던 도중 갑작스러운 번개로 동굴 속에 갇히고, 지구의 중심부로 향하는 통로를 발견한다. 원시적인 환경을 그대로 간직한 지구의 중심부는 <지구 속 여행>의 주인공 리덴부르크 교수가 묘사한 그대로다. 트레버 일행은 그곳에서 트레버의 형이 남긴 연구노트를 발견하고, 노트의 지시에 따라 탈출계획을 세운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가족 단위 관객층을 겨냥한 전형적인 어드벤처물이다. 세계 최초로 영화 전체에 3D 기술을 도입한 이 영화의 장점은 명백히 볼거리에 있다. 롤러코스터 트랙처럼 아찔하게 펼쳐진 탄광 레일이나 지구의 중심부에서 트레버 일행에게 달려드는 거대한 육식공룡, 낭떠러지 위로 둥둥 떠다니는 자석 바위나 나무 전체를 뒤덮은 반짝이는 새들의 향연은 적어도 입체적인 영상미를 기대하는 관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주인공이 우연히 지질학 암호를 발견한다거나 길 안내인이 함께 모험을 떠나는 등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에서 차용한 설정을 찾아내는 재미도 있다.

하지만 영화의 줄거리는 입체안경을 벗고 감상할 때의 3D영화처럼 평면적이다. 어드벤처영화를 꾸준히 봐온 관객이라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부터 <쥬라기 공원>까지 수많은 모험물의 줄거리와 상황이 겹쳐 보일 것이다. 트레버 역을 맡은 브렌단 프레이저 또한 <미이라> 시리즈의 ‘고고학자’에서 ‘지질학자’로 직업의 명칭만 살짝 바꾼 듯 익숙한 연기를 편하게 선보인다. 다만 장르적 신선함이나 영화의 완성도에 대한 기대를 줄인다면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한 시간 반 동안 편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킬링타임용 영화다. TV에서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방영하는 가족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tip/쥘 베른의 소설 중 영화화된 작품은 모두 스물한편이다. <월세계 여행>(1902), <해저 2만리>(1954), <80일간의 세계일주>(2004) 등 쥘 베른의 대표작 중 대부분이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1864년작 <지구 속 여행>은 10여번에 걸쳐 TV시리즈와 영화로 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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