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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남자와 청년의 무대책 로맨스 <사랑활동의 내구성>
김용언 2010-11-03

바를 운영하는 신구(최무인)는 마음 한편으로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 장사하는 사람 특유의 싹싹함으로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만, 정작 그의 애정을 갈구하는 아내에겐 무심하다. 한편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20년 만에 친모와 살게 된 준승(한태수)은 아직까지 엄마와의 생활이 어색하기만 하다. 배우를 꿈꾸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자, 그는 신구가 운영하는 바에서 주방보조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다정하고 꼼꼼한 신구에게 점점 연정을 느낀다.

저예산영화로서의 기술적 흠결들, 거의 모든 상황이 예측 가능하게 정형화된 캐릭터 등을 지적하기보다, <사랑활동의 내구성>에서 가장 ‘놀라운’ 지점은 영화 말미에 터져나온다. 이룰 수 없는 사랑 때문에 고민하던 준승은 군입대를 결심한다. 그가 게이라는 걸 안 어머니가 “그러니까 군대를 빨리 가야 해. 열심히 훈련받아야 잡생각이 없어진다”며 울부짖었던 것처럼, 그도 “진짜 사나이가 되어서 돌아올게요”라고 다짐하며 버스에 올라탄다. 여기엔 그 어떤 미묘한 뉘앙스라든지 다른 해석의 여지 같은 건 없다. 정직하게, 말 그대로 ‘(정상적인) 남자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것. 그러니까 <사랑활동의 내구성>은 지금까지 스스로 쌓아올린 전제 자체를 간단하게 부숴버린다. (게이)아들과 어머니 모두의 연인이었던 중년 남자의 곤경을 형상화했으면서도, 게이 청년이 개과천선하면서 모든 상황이 ‘이만하면 해피 엔딩’으로 정리된다는 결론이 뜻하는 바가 무엇인가. 상황을 좀더 극적으로 몰아가기 위해 게이라는 설정을 자극적인 소재로 빌려왔을 뿐임을 스스로 고백하는 건 아닐까.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보고 게이된 내 아들’ 운운하던 어느 보수단체의 무시무시한 혐오증과 반어적으로 닮아 있는 또 다른 단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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