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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소재로한 미스터리 영화 <귀신소리찾기>
김성훈 2011-01-12

매일 밤 금자(정의순)의 집에서 정체 모를 소리가 들린다. 금자는 처음에 소음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귀기울여보니 얼마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여동생의 목소리인 것 같았다. ‘죽기 전에 무슨 할 말이 더 남아 있는 걸까.’ 결국 금자는 귀신 소리만 찾아다니는 음향전문가(정희태)와 그가 속해 있는 방송국 미스터리 프로그램팀을 집으로 불러들인다. 이들은 ‘문제의 소리’가 들리는 집 안의 모든 곳에 마이크를 설치해 소리가 들리기를 기다린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음향전문가와 프로그램 PD가 싸우면서 제작진은 금자의 집에서 철수한다. 금자만 집에 홀로 남게 된다.

유준석 감독의 중편 <귀신소리찾기>는 전작인 단편 <숨은소리찾기>(2004)에 이어 소리를 소재로 한 두 번째 미스터리 영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같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와 ‘도시 괴담’장르를 합쳐놓은 이야기인 듯하다. 세트의 다양한 각도에 설치된 몰래카메라와 리얼 다큐 프로그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인공을 따라다니는 촬영은 금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한다. 이 촬영은 ‘누가 뭐 어쨌다더라’와 같은 ‘카더라’식 괴담을 만나면서 관객을 유사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안내한다. 이 클리셰들의 목표는 하나다. 영화의 마지막에 드러나는 충격적인(?) 반전이 그것이다. 물론 알고 나면 헛웃음만 나오는 결말인데, 이 반전을 위한 맥거핀으로만 이용되는 ‘귀신소리’는 갈수록 극에 긴장감을 부여하기는커녕 결말을 의식하게 만든다. 그 점에서 <귀신소리찾기>는 ‘소리’라는 다소 신선할 수 있는 소재를 장르의 도구로밖에 활용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공포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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