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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 마력의 감수성 <더 퓨처> / 최고 흥행작 <미드나잇 인 파리>

미란다 줄라이 감독의 <더 퓨처>

미란다 줄라이의 2005년작 <미 앤 유 앤 에브리원>을 본 관객이라면 신작 <더 퓨처>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감이 올 것이다. 약간은 엉뚱하지만 진실한 줄라이의 연출과 각본, 연기가 만들어내는 어떤 감수성 말이다. 그런데 <더 퓨처>는 거 기서 더 나아간다. 어느 30대 커플의 이야기를 다룬 <더 퓨처>에서는 고양이가 내레이션을 하고,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나오며, 달이 이야기를 하고, 노란 티셔츠가 주인을 찾아 계속 기어다닌다. 이게 무슨 장르의 영화냐고? 말하자면 <더 퓨처>는 어느 한 장르에 넣을 수 없는 영화다. 소피(미란다 줄라이)와 제이슨(해미시 링클레이터)은 30대 커플이다. LA의 한 작은 아파트에서 4년간 동거 중인 이들은 자신들을 자유인이라고 생각한다. 물질과 금전적인 욕구에 연연하지 않는 이 커플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미니멀한 직업(소피는 어린이 무용강사, 제이슨은 컴퓨터 전화 상담원)을 갖고 있으 거며, 아이를 낳을 계획이나 보편적인 가정을 이룰 생각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소피와 제이슨은 성인임을 입증할 수 있는 책임감을 맡을 준비가 됐다고 동의한다. 바로 병든 고양이를 입양해 편안하게 눈감을 수 있도록 돌봐주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커플은 수의사에게 간호를 잘할 경우 길게는 고양이가 5년이나 더 살 수 있다는 말을 듣는다. 갑자기 미래의 5년을 저당잡혔다는 생각이 든 이들은 ‘마지막 자유’를 만끽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기로 한다. 30살이 넘도록 자신은 물론 커플로서의 가능성을 충분히 탐구하지 않은 덜 자란 어른들의 여정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올해 일부 평론가가 2011년 톱10 영화에 꼽기도 한 <더 퓨처>는 미란다 줄라이가 아닌 다른 감독의 손에서라면 보편적인 멜로 드라마나 저예산 독립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위기를 맞은 힙스터 커플의 고뇌로 표현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줄라이의 퍼포먼스 아트 작품에서 파생된 이 작품은 마력이 있고, 고혹적이며, 동시에 뼈저리게 사실적이다. 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겉으로는 고혹적인 명상록이지만, 이 작품의 중심에는 강한 개성이 자리하고 있다”고 평했다. <뉴욕타임스>의 A. O. 스콧은 독자들에게 꼭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 작품을 관람하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더 퓨처>는 누구에게나 동감을 얻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은 아니다. 그래서인지 선댄스와 베를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됐고 전반적으로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성적은 그리 좋지 못했다. 그래도 미란다 줄라이의 신작을 기다려온 팬들이라면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최고 흥행작은? <미드나잇 인 파리>

올해 할리우드 흥행공식에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은 우디 앨런의 <미드나잇 인 파리>다. 소니 클래식스가 배급한 이 작품은 1700만달러라는 저예산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1억4522만달러라는 엄청난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다. 이는 지금까지 앨런이 연출한 작품 중 가장 큰 흥행 성적인 것은 물론, 저예산 독립영화의 흥행 가능성을 시사하는 기록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드나잇 인 파리>의 성공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개봉시기다. 올해 칸영화제에서 소개된 이 작품은 아카데미상을 염두에 두고 가을에 개봉하는 대신 5월20일에 개봉해 칸에서 일으킨 화제를 고스란히 안고 올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평론가들의 일관된 호평, 세 번째는 오언 윌슨과 레이첼 맥애덤스 등 유명 배우들의 출연, 네 번째는 끝없이 이어진 입소문이다. 한편 <미드나잇 인 파리>는 이번 오스카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대두되고 있어 지속적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독립영화들에 큰 희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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