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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연기하는 행복
이주현 사진 백종헌 2013-01-29

<파수꾼>의 이초희

2010 영화 <파수꾼> 2013 영화 <전국노래자랑> 2013 영화 <또 하나의 가족>

소속사

이초희에게 소속사가 생겼다. “사람들이 <파수꾼> 이후 쉰 줄 안다. 단편영화에도 쭉 출연했고, 학교(서울예대)에 돌아가 무대공포증도 극복했고, 맥도날드 CF도 찍고, <전국노래자랑>과 <또 하나의 가족>에도 캐스팅됐고, 나름 바쁘게 지냈다.” 자신을 홍보해줄 사람도, 시나리오와 오디션 정보를 발빠르게 공수해줄 사람도 없었지만 이초희는 부지런히 움직였다. 소속사 없이 활동하겠다는 건 스스로 부린 “고집”이다. “이 시스템 안에서 배우가 혼자서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결국 단편영화부터 시작해 CF와 상업영화까지 출연하게 됐다. 언젠가 내가 배우로 잘되면,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연기를 그만두려는 친구들에게 용기를 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짝사랑

그녀가 사랑에 빠졌다. 이초희는 “현자와 사랑에 빠졌”고, 현자는 동수(유연석)와 사랑에 빠졌다. <전국노래자랑>에서 이초희는 산딸기 엑기스 ‘여심’을 홍보하기 위해 노래자랑에 떠밀려나가는 현자를 연기한다. 현자는 짝사랑하는 마음을 숨긴다고 숨기지만 감정이 겉으로 다 드러나는 사랑스러운 푼수다. 그런 현자를 이초희는 “현명한 사람”이라고 두둔한다. 처음부터 쉬운 사랑은 아니었다. “현자는 이초희에게서 많이 벗어난 아이였다. 연기할 때 늘 이초희를 극대화해 연기한다. 그런데 현자는 내게서 극대화할 면이 거의 없었다.” 스물다섯이 되도록 한번도 짝사랑을 해본 적이 없다는 것도 놀랍다. <전국노래자랑>에선 철저히 캐릭터가 되어 연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아역 시절

“어릴 때 이사를 많이 다녔고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외로웠다. 그럴 때마다 혼자서 이상한 생각을 했다. ‘내가 없어질 것 같아, 점이 될 것 같아, 먼지가 될 것 같아’ 하는 생각들. 그런 상태를 극복하지 않으면 진짜 내가 없어질 것 같아서 시작한 게 연기다.” 이초희는 10살부터 13살까지 아역배우로 활동했다. 좋아서 시작한 연기였고 하면서도 행복했지만 지금은 “어린 이초희를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고 한다. 어릴 땐 “내가 아닌 데서 오는 행복감이 커서” 연기를 했는데, “이초희로 연기하는 게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듣고 잠시 연기를 쉬었다. 다시 연기를 시작한 스무살, 그녀는 “이초희가 이초희여서 행복한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시나리오

“누군가 알아버리다니. 내가 시나리오 쓰고 있다는 걸 알아버리다니. 그 얘기 비밀이라 했는데.” <파수꾼> 때 가진 인터뷰에서 이초희는 시나리오를 몇편 써둔 게 있다는 ‘비밀 얘기’를 털어놓았다. 그리고 기사가 나왔다. “기사의 압박 때문에 요즘은 완고가 안 나온다. (웃음)” 정작 완고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하고 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서”다. “지금도 두서없이 얘기하지 않나. 내가 들어도 정신 사납다. 시나리오 쓸 때도 그런다. 이 얘기 했다가 저 얘기 했다가, 이거 썼다가 저거 썼다가.” 연출에 대한 욕심은 분명 있지만 “이건 세상에 보여줘도 되겠다 싶은 시나리오가 언제쯤 나올지는 가늠 못하겠다”고 한다. 시기는 몰라도 “여자들의 이야기”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배우 유연석이 본 이초희

의외라는 매력

“처음 봤을 때는 조용하고 청순한 분위기여서 좀 도도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막상 함께 연기를 해보니 성격이 굉장히 털털하고 밝더라. 그런 의외성이 매력적인 배우인 것 같다. 연기 센스도 좋고 자기만의 개성이 있다. 이초희씨가 연기하는 걸 보면서 스탭들도 많이 웃고 좋아하더라.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드는 재주를 지녔다. 사실 영화에선 현자가 동수를 짝사랑하는 설정이라 촬영 초반엔 일부러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그런 서먹서먹함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그랬는데 초희씨가 서운해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그런 미묘한 느낌이 잘 살아난 것 같다. 오해는 말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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