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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이상의 스펙터클 <노아>

구약성경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라는 인물과 그가 만들었다는 방주(方舟)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노아의 방주 이미지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높은 산에 올라앉은 거대한 배, 이것이 그 이미지다. 대홍수로 땅이 모두 물에 잠기고 방주 안에 도피한 사람과 짐승만이 살아남는다는 내용은 무궁무진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무서운 재앙, 세상의 파괴, 선택받은 생명의 구원, 두렵고 매혹적인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상상만으로도 압도적인 장면이다. 사실 홍수 전설은 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퍼져 있다. 인간의 타락과 신의 처벌, 신의 계시와 방주 제작, 물론 클라이맥스는 대홍수와 구원이다. 단, 노아의 신은 창조주이자 유일신이라는 점에서 다른 홍수 전설과 차이가 있다. <더 레슬러> <블랙 스완>으로 명성을 얻은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의 <노아>는 제작 단계부터 주목을 끌었고 잡음 많은 편집 과정을 거쳐 완성되었다.

노아(러셀 크로)와 아내(제니퍼 코넬리), 노아의 할아버지 므두셀라(앤서니 홉킨스), 세 아들과 며느리(에마 왓슨)라는 캐릭터는 성경에 기초하고 있지만 <노아>의 상당 부분은 추가되고 새롭게 해석된 내용이다. 노아는 신의 계시를 충실히 따른 선택받은 인간이라는 전형적인 성격에서 갈등하는 입체적인 인물로 변형된다. 타락한 천사와 존재하지 않는 낯선 피조물의 형상도 모두 고안된 것들이다. <노아>는 종교적인 서사를 보편적인 서사로 탈바꿈하면서 다양한 인간적인 고뇌를 덧붙였다. 이런 이야기의 변모도 궁금했지만, 가장 기대한 바는 대홍수와 방주의 스펙터클일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놀라운 비주얼이다. 나무로 만든 방주 세트를 직접 제작하고 어마어마한 양의 물을 실제로 동원했기에 가능한 장면들이다. 노아를 비롯한 인물들의 회의와 항변은 흥미롭지만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대홍수와 방주는 상상 이상의 스펙터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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