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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패션계의 별 <이브 생 로랑>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조수로 일하던 이브 생로랑(피에르 니네이)은 디오르의 사망 이후, 후계자로 지목되며 1950년대 패션계의 별로 떠오른다. 의상을 디자인하는 것 이외에 모든 것에 서툰 이브지만, 그에게는 ‘솔메이트’ 피에르(기욤 갈리엔)가 있다. 디오르 하우스를 떠난 이브는 피에르의 도움으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독자 브랜드를 런칭하고, 새로운 컬렉션을 발표해나가기 시작한다. 그러나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장해나갈수록 이브의 창작에 대한 고통과 외로움은 더해만 가고, 그를 지켜보는 피에르의 마음도 무너져만 간다.

생전에 이브 생로랑은 ‘우아하다’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전해지지만, 이 영화는 무척이나 우아하다. 영화를 가득 채운 이브 생로랑의 컬렉션들과 그가 남긴 스케치들, 재즈뮤지션 이브라힘 말루프의 다채로운 음악들은 패션에 대해 관심이 없는 관객에게도 호사스런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편 다큐멘터리 <이브 생 로랑의 라무르>도 떠오른다. 같은 대상을 다루었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피에르라는 3인칭 관찰자를 중심에 놓고 진행되는 이 영화의 시점의 영향이 더 크다. 실제로 자릴 레스페르 감독은 ‘천재’, 이브가 겪는 삶의 고통보다 천재 주변에서 그를 바라보는 ‘범인’(凡人), 피에르가 느낀 존경과 사랑, 연민, 질투, 그리움 같은 복잡한 감정의 결들을 살리는 데 더 많은 공을 들인다. 그러나 너무 많은 시간을 반복적 관찰에 머물다 보니 이야기의 몰입도는 점점 떨어지고, ‘우아한’ 화면들이 주는 효용이 서서히 체감하는 상황은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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