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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에서 살아남기 위한 칠면조들의 모험 <터키>

‘추수감사절엔 왜 칠면조를 먹을까?’ 역사 수업에서나 나올 듯한 질문이지만, 만일 내가 칠면조라면 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다. <터키>는 한국어 제목 그대로 추수감사절에서 살아남기 위한 ‘터키’(칠면조)들의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칠면조 레지는 추수감사절 ‘학살’에서 운 좋게 살아남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요리를 먹는 풍습을 없애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진 또 다른 칠면조 제이크를 만나고, 얼떨결에 그와 함께 타임머신을 타고 풍습이 처음 생긴 400년 전으로 돌아가는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무엇보다 비호감에 가까운 칠면조를 친근하면서 동시에 모험에 적합한 날렵하고 활동적인 신체를 가진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여기에 우디 해럴슨오언 윌슨, 그리고 에이미 포엘러의 목소리로 생기까지 얻은 <터키>의 주인공들은 최근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갖추어야 할 ‘기본 덕목’을 빠짐없이 보여준다. 칠면조 농장을 탈출해 제이크를 만나기 전까지의 레지의 초반 여정은 의외의 상상력과 빠른 장면 전환, 재치 있는 레지의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이 잘 맞물리면서 예상치 못한 몰입감을 끌어낸다. 하지만 아쉽게도 시간여행이 시작되는 순간, 팽팽했던 리듬감은 점점 느슨해지고 이야기의 긴장감도 서서히 사라져버린다. 여기에 타임머신이 인물들을 과거와 현재에 갖다놓는 기능적 역할 이외에 별다른 묘미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점도 관객을 얼마간 섭섭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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