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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아이와 한여름의 만남 <꼬마 니콜라의 여름방학>
임정범 2014-08-20

영원히 꼬마로 남아 있는 소년이 있다. 그의 벗이 되기를 주저하지 않는 어른들도 있다. 꼬마 니콜라가 그런 소년 중 하나다. 1956년 첫 연재를 시작해 오랫동안 사랑받은 원작 동화의 힘은 2010년 첫 영화 <꼬마 니콜라>까지 유효했다. 그리고 다시 니콜라(마테오 부와슬리에)는 가족과 함께 바캉스를 떠난다. 파스텔 톤으로 칠해진 호텔의 외벽과 모래사장에 꽂힌 노란 파라솔들의 무늬, 푸른 바다를 헤엄치는 가족의 한낮이 스크린을 채운다. 그곳에서 니콜라는 울보 크레팽, 뭐든지 먹는 프뤽튀에 같은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항상 부릅뜬 눈을 하고 있는 이자벨이란 이름의 소녀를 만난다.

감독 로랑 티라르는 <꼬마 니콜라>의 특정한 에피소드에만 주력하기보다 순수한 아이와 한여름이 만나는 생명력에 주목한 것 같다. 가족이 겪는 자잘한 소동이 가지처럼 자라나고, 꼬마들의 재기발랄한 몸짓이 끊이지 않는 동안 햇살 가득한 느와루무티에 섬의 전경이 넘실댄다. 장 자크 상페가 그려낸 원작의 풍경에 영화만의 섬세하고 화려한 채색을 더하면서도, 니콜라의 가족만이 갖고 있는 따뜻한 유머를 잃지 않는 것도 여전한 미덕이다. 니콜라의 캐릭터 자체에 매달리지 않고, <꼬마 니콜라>가 지닌 동화로서의 강점에 몰입한 결과다.

물론 니콜라의 새로운 벗들이 전작만큼 매력적으로 부각되지 못한 점이나, 다루는 에피소드의 범위가 가족으로 늘어남에 따라 산만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원작에 충실하길 바란 관객이라면 아쉬운 지점이다. 하지만 니콜라의 ‘여름방학’만을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이상적인 어린 시절의 바캉스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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