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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 <더 홈즈맨>

네브래스카주의 메리 비(힐러리 스왱크)는 홀로 척박한 땅을 일구며 사는 외로운 처녀다. 그녀는 이웃 남자 밥과 필요할 때마다 서로 일손을 빌려주는 등 친밀한 교류를 이어가지만, 상대편은 관계를 진전시킬 별다른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참다 못한 그녀쪽에서 먼저 청혼을 해봤지만, 매력이 없다며 보기 좋게 차인다. 한편, 최근 몇몇 부인들의 심각한 정신이상증세가 마을의 골칫거리로 떠오른다. 메리 비는 정신이상증세로 공격성을 보이는 세명의 부인을 마을에서 400마일 떨어진 아이오와주로 이송하는 어려운 역할을 자청한다. 마차를 이끌고 길을 떠나던 메리 비는 주거지를 무단 점거한 혐의로 죽을 위기에 처한 나이 든 남자 조지(토미 리 존스)를 돕는다. 메리 비는 임무를 완수한 뒤 300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조지를 동행자로 끌어들인다. 이로써 세명의 미친 여자와 함께하는 두 남녀의 여정이 시작된다.

토미 리 존스가 연출과 주연을 맡은 두 번째 연출작이다. 토미 리 존스는 전작 <쓰리 베리얼>(2005)에서도 서부극에 젖줄을 댄 서사극을 완성한 바 있는데 이 작품 역시 그렇다. 길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선의에서 비롯된 과업과 우연한 동행자, 곳곳에 도사린 위협 등 서부극의 주요한 코드를 그대로 따른다. 서부극이 대개 서부를 향해가는 여정을 그린다면 <더 홈즈맨>은 부푼 꿈을 안고 서부에서 동부로 넘어왔던 이들이 반쯤은 죽은 상태로 다시 동부로 돌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거꾸로 향하는 여정만으로 영화에서는 생략된 서부 개척시기의 척박한 삶이 드러난다. 메리 비와 동행자 조지의 관계, 운반하는 자와 운반당하는 자의 관계도 독특한 지점이 있다. 메리 비와 조지는 마차의 짐칸에 갇힌 여자들의 삶에 대한 다른 방식의 행위자로 보이기도 한다. 토미 리 존스 작품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는 여정 중에 과업이 한 사람으로부터 다른 사람에게로 이동하는 과정이 담긴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는 늘 어떤 정서가 동반된다. 페이드아웃으로 이어지는 화면은 장면에서 일어난 정서를 고스란히 다음 장면으로 운반한다. 글렌드 스워사우트가 1988년 지은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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