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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사기꾼이 된 스포츠 영웅 <챔피언 프로그램>

사이클 선수 랜스 암스트롱(벤 포스터)은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에포라는 금지 약물을 복용한 뒤 고환암 판정을 받는다. 고환을 잘라내고 뇌로 전이된 부분을 도려내는 대대적인 수술 후 죽을 고비를 넘기지만, 선수로서의 재기는 불투명하기만 하다. 랜스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스포츠 닥터인 페라리(기욤 카네)를 찾아간다. 페라리는 약물로 랜스의 기량을 끌어올리고 주변 선수들이 뒷받침해주는 방식으로 그를 우승시키는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그의 성공은 사이클링계 역시 바라는 바다. 그의 재기는 이슈가 되기 충분하며 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랜스 암스트롱 영웅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한편 스포츠 기자 데이비드 월시(크리스 오다우드)는 랜스의 성공에 의문을 품고 그의 뒤를 캔다.

역경을 딛고 정상에 오르는 인물의 영웅담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와 같다. 우리 시대는 늘 영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챔피언 프로그램>은 영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폐기되는가를 담은 영화다. 모든 이들이 우러러보는 스포츠 영웅에서 약물 스캔들로 희대의 사기꾼이 된 남자, 랜스 암스트롱의 실화는 <암스트롱 라이>라는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진 바 있다. <필로미나의 기적> <더 퀸>을 만든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은 잘 알려진 이야기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치환해, 한명의 신데렐라를 탄생시키는 데 얼마나 많은 욕망이 개입하는지에 주목한다. 주연을 맡은 벤 포스터의 호연, 챔피언 만들기에 동원된 다양한 인물들을 이어달리기를 하듯 포착한 구성 등을 통해 감독은 익숙한 스토리를 끝까지 긴장감 있게 끌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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