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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분위기 댄스? 난데없는 댄스 신으로 시선 모은 영화 10편

전문 댄서가 나오는 댄스 필름이 아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등장한 댄스 신으로 유쾌함을 선물한 영화들. 어떤 영화들은 뜬금 댄스 신으로 명장면을 만들었지만, 또 어떤 영화들은 민망함을 관객의 몫으로 돌리기도 했다. 10편의 영화들을 추려봤다.

* 경고!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펄프픽션

<펄프픽션>

댄스 콘테스트 무대에 오른 남녀가 척 베리의 ‘유 네버 캔 텔’(You Never Can't Tell)에 맞춰 막춤 트위스트를 추는 장면. <펄프픽션>에서 가장 먼저 떠올릴 법한 댄스 신이다. 보스의 여자 미아(우마 서먼)와 그녀를 에스코트하던 남자 빈센트(존 트라볼타). 어색한 기류가 흐르던 둘이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무아지경으로 춤을 춘다. 이들의 모습을 사랑하지 않을 이 누가 있으랴. 과거 영화들을 편식 없이 두루 섭렵한 시네키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페데리코 펠리니의 <8과 1/2>에 나온 댄스 신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오마주 했다.

디스 이즈 디 엔드

<디스 이즈 디 엔드>

B급 향기 물씬 나는 또 다른 영화를 보자. <디스 이즈 디 엔드>는 조나 힐, 제임스 프랜코, 세스 로건, 제이 바루첼, 대니 맥브라이드 등 실제 할리우드 배우들을 캐릭터로 등장시켜 재난, SF, 괴수, 종말 영화 등 각종 장르의 클리셰를 비틀다가 엉뚱한 결말로 향한다. 선량한 마음을 신께 확인받은 주인공들이 휴거(?) 되는데, 휴거란 구원 받은 자들이 공중으로 들어올려 천상계에서 신을 만난다는 기독교 용어다. 아무튼, 천상계로 올라간 주인공들은 머리에 링을 달고 천사가 됐다. 상상하는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는 이곳에서는 마약이 넘쳐나는 파티가 한창이다. 제이 바루첼의 뜬금포 소원은 백 스트리트 보이즈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 상상하는 순간 어디선가 백 스트리트 보이즈까지 등장해서는 모두가 함께 환희에 찬 표정으로 군무를 춘다. 행복은 복잡한 데 있지 않다고 말하는 듯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슬럼독 밀리어네어>

영국 감독 대니 보일의 이름에 기대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관람했다면, 영화의 결말 뒤에 펼쳐진 경쾌한 군무에 당황할 수 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은 인도의 동명 소설이다. 따라서 발리우드 영화의 대표적인 특징인 군무 신이 담겼다. 빈민가 출신의 주인공(데브 파텔)이 6억 원이 걸린 퀴즈쇼 영웅이 되는 감동적인 이야기로 나아가는 동안 단 한 번도 군무 장면은 나온 적이 없었다. 주인공들의 극적인 재회에 눈시울을 붉힐 때쯤, ‘자이 호’(Jai Ho) 음악에 맞춰 수백 명의 사람들이 흥을 발산하는 군무 신을 본다면 당신의 기분은 금세 반전될 것이다.

스파이더맨 3

<스파이더맨 3>

뭐니 뭐니 해도 <스파이더맨>은 오리지널 시리즈라고 외치는 영화팬들에게 애증의 장면이 아닐까 한다. 낮에는 인기 없는 남학생, 밤에는 영웅 스파이더맨이 되는 반전 캐릭터의 묘미는 1대 스파이더맨인 토비 맥과이어를 따라올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자신감이 하늘을 치솟기 시작하면서 뭔가 달라진다. 걸음걸이며 눈빛, 제스처까지 온몸으로 ‘난 너무 멋져’를 말하고 있는 피터 파커는 좀 부담스럽다. 물론 이 장면이 피터 파커의 캐릭터성을 잘 설명해주고 있는 대목이기도 하지만.

빽 투 더 퓨쳐 3

<빽 투 더 퓨쳐 3>

과거를 바로잡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고 1885년의 서부로 간 마티(마이클 J. 폭스). 마른 목을 축이러 들어간 술집에서 태넌(토머스 F. 윌슨) 일당들에게 습격을 당한다. 이들은 우스꽝스러운 차림의 마티에게 “클린트 이스트우드? 무슨 그딴 이름이 다 있냐”며 비웃었다가, 그의 나이키 운동화 더러 “니케는 인디언 말인가?”하며 깔깔대기도 한다. 결정적으로 마티가 태넌의 별명 ‘미친개’(Mad Dog)를 언급하자마자 심기가 거슬린 태넌이 총을 난사한다. “춤 좀 잘 춰봐!” 이때 마티가 총알을 피하기 위해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추기 시작한다. 1983년 처음 등장했다고 알려진 문워크를 거의 100년 전 사람들 앞에 선보인 꼴이다. 그의 기이한 춤선에 놀란 일당들, 역시 문워크를 처음 본 사람은 시대 불문 비슷한 반응이다.

500일의 썸머 /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500일의 썸머>

<40살까지 못해본 남자>

사랑에 빠지는 순식간의 과정, 그리고 천천히 사랑이 식어가는 과정을 500일에 담아낸 현실적인 로맨스 <500일의 썸머>. 회사에 새로 온 직원 썸머(주이 디샤넬)에게 운명을 느낀 톰(조셉 고든 레빗). 그녀와 친구가 되는 데까지 성공한 톰은 천천히, 그리고 성큼 연인으로 가는 길목에 접어든다. 사랑하는 썸머와 함께한 다음 날! 문밖을 나선 톰이 행복한 마음을 숨길 수 없어 거리의 사람들과 춤을 추는 모습으로 그의 심리가 서술된다. 비슷한 장면이 스티브 카렐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의 엔딩에도 나온다. 제목에서 대충 예상할 수 있겠지만, 남자는 마침내 환희에 찬 표정으로 춤추고 노래한다. 갑자기 장르는 뮤지컬로 바뀌어 버린다.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너드 중의 너드. 찐따 중의 찐따. 영화를 보고 난 뒤라면,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존 헤저)라는 괴상한 이름의 청년을 미워할 수 없을 것이다. 축 처진 어깨에 입은 언제나 벌어진 채로, 바지는 어디까지 올려 입었는지 모를 나폴레옹은 교내에서 수시로 비웃음을 사는 왕따 신세다. 그렇다고 해서 이 캐릭터가 좌절하고 무너지는 장면은 없다. 오히려 이 영화의 백미는 결말부, 축제 무대 위에 오른 나폴레옹이 무아지경으로 독무를 추는 긴 장면이다.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했던 아웃사이더 나폴레옹은 이 무대가 끝난 다음 전교생의 박수갈채를 받는다.

비틀쥬스

<비틀쥬스>

팀 버튼 표 컬트영화의 정수. <비틀쥬스>에도 갑자기 춤을 추는 장면이 있었다. 유령이 된 부부의 집에 새로 이사 온 가족들이 손님들을 초대해 저녁 식사를 한다. 이 집에 유령이 살고 있다는 건 딸 리디아(위노나 라이더)밖에 모른다. 이를 믿지 않는 엄마(캐서린 오하라)에게 다락방에 정말 유령이 있다며 항변해 보지만 유령을 볼 수 없는 어른들이 이해할 리 없다. 그때, 대뜸 엄마가 ‘바나나 보트 송(대-오)’(Banana Boat Song (Day O)) 음악에 맞춰 립싱크를 하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식사 자리는 다 같이 춤을 추는 장면으로 바뀐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존재를 각인시키려는 유령 부부의 재미난 장난.

트로픽 썬더

<트로픽 썬더>

벤 스틸러가 연출한 코미디 <트로픽 썬더>에서는 톰 크루즈의 민망한 댄스를 볼 수 있다. 터그 스피드맨(벤 스틸러), 커크 라자러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제프 포트노이(잭 블랙)이 출연하는 초특급 전쟁 블록버스터가 기획되고, 다혈질의 영화제작자 레스 그로스맨(톰 크루즈)과 이들은 수차례 갈등을 빚는다. <트로픽 썬더>는 개봉 전까지 톰 크루즈의 출연을 비밀에 부쳐왔다. 42인치 허리와 가난한 머리숱, 툭하면 육두문자부터 내뱉는 괴팍한 성격의 제작자에게서 우리가 아는 톰 크루즈를 떠올리긴 힘들다. 게다가 이 캐릭터는 힙합댄스 매니아. 스탭롤이 뜬 마지막 장면에서 톰 크루즈는 원 없이 힙합댄스를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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