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Movie > 무비가이드 > 씨네21 리뷰
[리뷰]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 중국에서 도착한 묵직한 10대 성장담
김소미 2021-06-16

중국에서 도착한 묵직한 10대 성장담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젊은 감독들이 만들어가는 동시대 중국 독립영화의 현재를 엿보기 좋은 작품이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중국판 <러브레터>에 등장했던 중국영화계의 루키 등은희가 주연을 맡았다. 14살 생일을 앞둔 소녀 자허(등은희)의 삶은 3년 전 자허의 엄마가 살해당한 후 엉망이 돼버렸다. 레슬링 선수였던 자허의 아빠는 생계를 위해 배달과 도축업에 뛰어들면서 밤마다 술을 찾고, 동급생들은 “악취가 난다”며 자허를 따돌린다.

어느 여름날, 엄마를 죽인 소년범 유레이(이감)가 조기 석방된 사실을 알게 된 자허는 의도적으로 그에게 접근하면서 사적 복수의 기회를 엿본다. 증오와 복수심에 압도당한 소녀가 뜻밖의 이해와 용서, 그리고 해방감을 얻기까지 <그 여름, 가장 차가웠던>은 사춘기 소녀의 내면이 고통스럽게 재편되는 과정을 유려한 시선으로 스케치해나간다.

청소년 범죄 사건을 중심에 두고 미성년의 치열한 성장담을 펼치는 동시에 4:3 화면 속의 스타일리시한 미장센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회화에서 영화로 전향해 데뷔작을 만든 주순 감독은 보색을 활용한 과감한 조명과 자연광을 극대화한 촬영을 통해 서정성을 극대화했다. 지난해 제22회 서울국제영화제가 주순 감독에게 감독상을, 제23회 상하이국제영화제가 배우 등은희에게 신인여우상을 안겼다.

관련영화

관련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