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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매마른 사막 같던 일상에 오아시스처럼 찾아온 술의 유혹 '어나더 라운드'

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40대 교사 마르틴(마스 미켈센)은 삶의 열정을 잃은 지 오래다. 학교에선 의욕 없는 학생들을 상대하느라 진이 빠지고, 가정에선 바쁜 아내 아니카(마리아 보네비)와 대화를 나눌 시간조차 없다. 어느 날, 친한 동료 교사들과 모인 자리에서 마르틴은 “인간에게 결핍된 혈중알코올농도 0.05%를 유지하면 적당히 창의적이고 활발해진다”는 가설을 듣는다. 그 가설을 실험하겠다며 술을 마시게 된 마르틴은 우울하고 무기력했던 이전과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동료 교사들 또한 마르틴을 따라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그렇게 음주로 인한 일상의 변화에 자신감을 얻은 마르틴과 동료들은 알코올 농도를 점차 높여나간다.

메마른 사막 같던 일상에 오아시스처럼 찾아온 술의 유혹, 중년의 교사들은 이를 어떻게 대처해나갈 것인가. <어나더 라운드>가 보여주는 술과 인생의 애증 관계는 얼마간 예상 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영화는 뻔한 정답을 강조하거나 교조적으로 굴지 않는 미덕을 발휘한다. 엔딩 장면을 포함하여 배우 마스 미켈센의 압도적인 존재감 또한 빛을 발한다. <더 헌트>(2012), <사랑의 시대>(2016) 등 삶과 관계의 균열과 파국을 섬세하게 그려온 덴마크 감독 토마스 빈터베르의 신작으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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