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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라이브즈>는 12살 때 캐나다로 이민을 간 나영/노라(그레타 리)와 한국에 남은 해성(유태오)이 ‘만약’을 전제로 그들의 흘러온 삶과 인연을 되짚는 영화다. 24살 때 페이스북과 스카이프 대화를 통해 온라인으로 재회했던 두 사람이 또 한번 12년이 흘러 뉴욕에서 만났을 때를 분기점으로 삼아 인간의 우연과 필연, 선택과 확률의 이야기를 성숙하게 다룬다. <패스트 라이브즈>의 미덕을 최근 할리우드에서 주목하는 ‘아시안계 미국인 영화’의 계보에서 살펴보았다. <패스트 라이브즈> 개봉을 앞두고 마련된 GV 참석을 위해 조우한 셀린 송 감독과 정서경 작가가 행사 시작 전 <씨네21>과 따로 나눈 대화도 옮긴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패스트 라이브즈> 리뷰와 셀린 송 감독, 정서경 작가 대담이 계속됩니다.
[기획] 이걸 우리의 인연이라고 하자,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 리뷰, 셀린 송 감독 × 정서경 작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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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룡점정’이란 슬로건 아래 치러진 올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 영화제가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3월8일부터 10일까지의 일정을 마쳤다. 짧지만 뜨거운, 작지만 큰 축제가 끝났다. “오랫동안 준비한 영화의 마지막 점”을 찍는다는 의미의 슬로건이라곤 하지만 KAFA의 졸업 영화제는 또 다른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제 막 영화 만들기의 세계에 들어선 신진 영화인들이 31개의 영화를 내놓았고, 이 31개의 흔적은 이후 한국영화계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정규과정 40기와 장편과정 16기, 그리고 지난해 신설된 KAFA Actors 1기 학생들이 만든 단편 실사 극영화 19편, 단편애니메이션 3편, 장편 실사 극영화 6편, KAFA Actors 실습 작품 3편이 스크린에 걸렸다. 3월16일엔 부산 영화진흥위원회 표준시사실에서도 상영이 이어졌다.
많은 상영작이 ‘타인과의 관계’라는 주제에 천착했다. 관계의 대상엔 가족, 친구, 연인, 사제지간은 물론이거니와 이상한 존재들과의 관계까지도
[씨네스코프] 2024 한국영화아카데미 졸업 영화제 참관기, 졸업, 또다른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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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야마 아키라의 영향력은 일본 만화계를 넘어 20세기 후반의 전세계 문화를 집어삼킬 정도였다. <드래곤볼>의 시대에 젊은 날을 보냈던 한국의 창작자들 역시 그 영향력의 대상이다. 그중에서 특히 <드래곤볼>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고백한 엄태화, 연상호, 한준희 감독과 이종범 만화가의 추모사를 <씨네21>이 전한다. 엄태화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차곡차곡 모아온 <드래곤볼>의 굿즈 사진을 한가득 보내주기까지 했다. “저의 시작 역시 당신 작품의 한 페이지” (이종범 만화가)라는 이들의 마음이 하늘의 도리야마 아키라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
계왕을 만난 도리야마 아키라 - 엄태화 감독
“어린 시절의 경험은 기억에서 사라지더라도, 무의식에 남아 그 사람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친척 집에서 손바닥만 한 책 하나를 봤다. 제목은 ‘드라곤의 비밀’이었다. 해적판의 인기에 힘입어 만화는 잡지 <아이큐 점프>
[기획] 천재의 자장 안에서, 도리야마 아키라를 기억하는 창작자들의 추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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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럼프> <드래곤볼>의 도리야마 아키라 작가가 3월1일 급성 경막하 혈종으로 타계했다는 소식이 8일 전해졌다.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많은 이들이 저마다 슬픔 속에서 추억을 떠올렸다. <닥터 슬럼프>나 <드래곤볼>을 보며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는 작가들의 고백, 어린 시절 손바닥만 한 500원짜리 해적판 이야기, 여러 캐릭터 중에 특별히 마음이 가는 캐릭터들 이야기까지.
회고와 경이로움
1980년 소년 만화에서 보기 힘들었던 소녀(로봇)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닥터 슬럼프>가 연재되며 소녀 팬들로 소년 만화 독자층을 넓혔고, 1984년 11월20일(51호) <드래곤볼> 연재를 시작해 1995년 6월5일(25호) 연재 종료 시까지 ‘<소년점프> 황금기’의 주역으로 세계에서 사랑을 받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80개국 이상에서 출판되었고, 2억6천만부가 판매되었다. 이런 놀라운 인기를 기반으
[기획] 주인공과 함께 세계의 독자들도 성장했다, <드래곤볼>의 작가 도리야마 아키라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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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닥터 슬럼프> 등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작가 도리야마 아키라가 향년 68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급성 경막하 혈종과 함께 전해진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은 그의 작품 세계를 사랑해온 많은 팬들에게 슬픔을 남겼다. 7개의 드래곤볼을 모으면 소원을 빌 수 있다는 <드래곤볼>은 오로지 욕망과 전투력만이 세계를 결정할 수 있는, 민족 다양성이 적용된 세계관이다. 국내에서도 <드래곤볼>을 활용한 다양한 밈이 생성되었던 만큼 세대를 뛰어넘는 뜨거운 애정이 이어졌다. 동글동글 귀여운 안경이 매력적인 인조인간 아리와 그를 둘러싼 펭귄마을 주민들의 일상을 담은 <닥터 슬럼프>는 매 에피소드를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질주시키면서 국내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나뭇가지에 걸린 똥 모양은 <닥터 슬럼프>의 코믹함을 보여주는 귀여운 상징이기도 하다. 도리야마 아키라 작가가 지나간 자리에는 무엇이 남아 있을까. 그가 만화가로서 활
[기획] 만화와 추억은 우리 곁에 영원히, 도리야마 아키라 작가 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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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리그(KBO 리그)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 토종 OTT 서비스인 티빙이 기존의 네이버, 다음 포털의 뉴미디어 권리를 연간 450억원에 가져왔다. 오리지널 드라마 한편 제작비가 최소 100억원을 넘기는 시대에 매주 30경기씩 2~3시간의 완전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보유한다는 측면에서, 경기 중계에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인력과 비용을 포함해도 훨씬 저렴하게 느껴지는 투자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넷플릭스만큼 오리지널 제작에 자본을 투입할 수 없는 티빙의 효율적인 투자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야구 팬들은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던 프로야구를 돈을 내고 보게 될지 의구심도 보이지만 중계와 관련한 논란과는 별개로 시범경기가 시작된 지금 티빙의 일일 접속자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OTT의 라이브 전쟁은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KBO 리그 중계의 경우 아직 시장이 국내에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연간 450억원 선에서 비용이 결정됐지만 글로벌 스포츠인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OTT 라이브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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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10일(미국 현지 시간)에 열린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폭풍이 거세다. 아시아계 배우인 전년도 수상자들이 올해의 남우조연상, 여우주연상 수상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에마 스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상 과정에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키 호이 콴에게 제대로 된 인사 없이 트로피만 수령했고, 에마 스톤의 경우 양자경이 아닌 옆에 서 있던 제니퍼 로렌스에게서 트로피를 넘겨 받는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해당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두 수상자에게는 소수자를 미세한 말과 행동으로 차별(마이크로어그레션)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14일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미국 매체 반응도 미지근하다. <버라이어티> <타임> 등 주요 언론과 문화평론가 5명이 모여 시상식의 의미를 짚는 <CNN 오피니언>에서도 이에 관해 언급된 바가 없다. 반면 홀로코스트를 다룬 <더 존 오브 인터레스
아시아 패싱 논란으로 얼룩진 아카데미,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에마 스톤의 인종 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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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을 처음 봤던 날의 충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자극적인데 건전하고, 뻔한데 궁금하고, 보수적인데 새로웠다. 도리아먀 아키라는 한편의 만화로 세상을 바꿨다. 이건 단지 ‘만화가 한 소년의 세상을 새롭게 열었다’는 수사적인 표현에 그치지 않는다. 파도가 모여 해안선의 윤곽이 나오듯 소년들의 달라진 세상이 모이고 뭉쳐, 정신 들고 보니 문자 그대로 시대가 바뀌었다.
솔직히 누구나 보는 <드래곤볼>보단 살짝 마이너한 감성의 <유유백서>를 더 좋아했다. 달리 말하자면 <드래곤볼>은 시큰둥해도 당연하게 챙겨보는 기본값이었다. 흐름의 중심이란 그런 거다. 도리아먀 아키라는 소년 만화 시스템의 근본을 다졌다. 전체 수익으로는 <포켓 몬스터>가 앞설 수도 있고, 마니아의 충성도와 파급력은 <슬램덩크>가 더 높았을지 몰라도 일련의 흐름은 모두 <드래곤볼>이 정립한 무대 위에서 성립한다. 전성기 시절 원고를 빠르게
[송경원 편집장] 안녕, ‘드래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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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크기와 비율도 이미지다. 일반적으로 스크린이 큰 아이맥스 화면에서 기대하는 것은 웅장한 스케일 또는 광활한 풍경의 정경(landscape) 이미지일 것이다. 기존 가로 중심 화면비의 영화는 관객의 극적 체험을 유도하기 위해 수평적 스케일로 화면을 구성하고 인물의 동선과 액션 신도 수평적으로 구성한다. <듄: 파트2>는 통상적인 아이맥스 영화들의 수평적 스케일 구성 방식과 달리 수직적 스케일을 택한다. 미술과 의상, 공간 디자인까지 수직적인 이미지로 구성하면서 아이맥스의 커다란 스크린을 활용한다. 실내의 수직적 공간에 방점을 두고 사막의 수평적 공간과 대비한다.
많은 SF영화에서 미지의 행성은 대부분 사막이다. 아라키스의 듄도 사막 행성이다. 듄이 사막으로 이뤄져 있기에 보통은 수평적 정경이나 아이맥스의 스펙터클한 임장감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 많은 SF영화에서 우리는 사막을 봐왔다. 외계 행성의 사막은 이제 새롭지 않다. 그러나 <듄: 파트2&
[기획] <듄: 파트2>, 화면비의 몽타주, 수직적 아이맥스가 주는 시각적 스펙터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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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데이비드 린치의 <사구>(Dune, 1984)를 재평가할 때가 된 것 같다. 반대가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드니 빌뇌브의 <듄: 파트2>는 개봉과 함께 엄청난 흥행 성적과 압도적인 비평적 성과 모두를 거두고 있으니까. SNS에 린치의 <사구> 클립이 올라가면 빌뇌브의 영화를 보고 온 관객들의 조롱과 댓글이 인용으로 붙는다. 린치의 <사구>에 대한 괜찮은 말이 올라간 것 같아 가보면 그건 또 빌뇌브 영화의 다인종 캐스팅에 불만인 인종차별주의자가 쓴 글이다.
여러분이 프랭크 허버트의 <듄> 시리즈를 소설로 먼저 접하고 소설에 나오는 재미있고 멋지고 이상한 것들을 영화에서 보고 싶다고 치자. 의외로 그것들을 제공해주는 영화는 린치의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주인공 폴의 동생 알리아다. 소설에 나오는 어른의 정신을 가진 3살 여자아이가 아버지의 원수를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걸 보고 싶은가? 빌뇌브
[기획] 수상할 정도로 금욕적인 사람들, 린치 영화엔 있고 빌뇌브 영화엔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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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레이데스가 패망하면서 레이디 제시카(레베카 페르구손)와 폴(티모테 샬라메)이 사막에 숨어 새 시작을 기약하는 것으로 <듄>이 마무리되었다. 3년 만에 개봉한 <듄: 파트2>에서 폴은 반란을 준비하며 마침내 메시아로 거듭난다. 전편에선 어렴풋하게만 그려진 드니 빌뇌브 감독의 청사진도 <듄: 파트2>로 넘어오며 보다 구체화됐다. 소설가 프랭크 허버트의 <듄>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손을 거쳐 어떻게 각색되고 있는가. 2.39:1 화면비와 1.43:1 화면비 컷을 교차함으로써 드니 빌뇌브 감독은 <듄>의 세계를 어떤 형식으로 구현하고자 했는가. 이에 관해 고찰한 듀나 평론가와 박홍열 촬영감독의 비평을 전한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듄: 파트 2> 기획이 계속됩니다.
[기획] 읽으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듄: 파트2> 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