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영화 <벼랑위의 포뇨>
사람이 된 포뇨가 작은 물고기 위로 달려가면서 소스케를 바라보는 장면을 가장 좋아한다. 소스케를 위해 사람이 된 포뇨의 용기와 사랑이 느껴지는 장면. 포뇨 너무 귀여워!
영화 <나 홀로 집에>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나온 영화지만 크리스마스를 맞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케빈, 어쩜 그렇게 똑똑할 수가! 도둑들이 케빈에게 소탕될 때 정말 쾌감이 느껴졌다. 나중에 케빈같이 똑똑하게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엄마 따라 같이 보는 드라마. 전 회차를 다 보진 못했지만 수민(송하윤)이 친구 남편(이이경)과 결혼하는 에피소드까지 봤다. 웹툰은 전 회차 다 봤다. (웃음) 한달음에 후루룩 읽게 되는 힘이 있다.
뉴진스 'E
[LIST] 박나은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
가족사를 주제로 한 한국영화 <가문의 영광> 시리즈는 1편을 개봉한 2002년, 국내 영화 흥행 1위라는 성적을 거둬들인다. 이를 계기로 조폭 코미디 영화가 우후죽순 쏟아져 나오고 21년이 지난 2023년, <가문의 영광: 리턴즈>를 개봉하며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이와 비슷한 가족 코미디 영화가 있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MTV>에서 상영된 시트콤을 영화화한 <이 솔리티 이디오티>는 2011년 1편을 개봉해 그해 이탈리아영화 중 최고의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그 로부터 12년이 지나 제작된 세 번째 작품 <이 솔리티 이디오티: 리턴즈>는 시트콤 제작 단계부터 참여한 파브리지오 비조, 프란체스코 만델리, 페루초 마르티니의 주도하에 최근 이탈리아 관객을 만났다.
‘평범한 바보들’이라는 뜻의 <이 솔리티 이디오티: 리턴즈>는 5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평범하지만 공감 가득한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
[로마] 로마에 불어오는 가족 서사의 바람, <이 솔리티 이디오티: 리턴즈>, 평범하고 이상한 가족의 초상으로
-
<닌자의 집>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데이브 보일 / 출연 가쿠 겐토, 에구치 요스케, 기무라 다에, 요시오카 리호 / 공개 2월1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20년 전 연출과 20년 된 재패니즈 판타지가 만났을 때
고기를 먹는 것도 연애를 하는 것도 금지다. 한때 존경받는 닌자 가문이었던 타와라 가족의 차남 하루(가쿠 겐토)는 여전히 닌자관리국의 감시를 받으면서도 규칙을 어긴다. 자판기 관리 일을 끝낸 밤마다 소고기덮밥을 먹으면서 단골손님인 카렌(요시오카 리호)을 향한 관심을 키워가던 어느 날, 유람선 탑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배후에 숨은 비밀이 유서 깊은 닌자 가족을 습격해온다. <닌자의 집>은 일본의 역사·문화적 유산인 시노비를 현대 배경으로 옮겨온 언더커버 드라마다. 극 중 대사처럼 시노비를 “닌자라고 하는 건 바보나 하는 소리”지만, 북미 대중문화에서 가장 잘 알려진 동양 레퍼런스인 ‘닌자’가 제목에 사용되
[OTT 추천작] ‘닌자의 집’ ‘스타워즈: 배드 배치 시즌3’
-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김희진 / 출연 송중기, 최성은, 조한철, 김성령, 서현우 / 공개 3월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이국에서 무의미하게 되풀이되는 비가
로기완(송중기)은 중국을 떠나온 탈북자다. 그는 어머니(김성령)를 안타까운 사고로 떠나보낸 후, 삼촌(서현우)의 도움으로 벨기에에 도착해 난민인정을 신청한다. 하지만 기완은 2월에 있을 난민 심사 전까지 잘 곳도 일할 곳도 없는 브뤼셀에서 혹독한 날씨와 인종차별을 견뎌야 한다. 어느 날 기완은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벨기에 국적의 한국인 마리(최성은)를 만난다. 마리는 한때 촉망받는 사격선수였지만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방황 중이다. 돌아갈 곳이 없는 남자와 돌아갈 수 없는 여자는 점차 가까워진다.
조해진 작가의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가 원작이지만 <로기완>은 소설과 전혀 다른 길을 걷는 듯한 인상이다. 소설 속 로기완은 1인칭 서술자인 방송작가 ‘나’에 의해 그려지던 객체였다.
[OTT 리뷰] '로기완'
-
-
*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근의 사무실에는 자신이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여해 염을 도맡은 모습이 크게 인쇄돼 걸려 있다. 그가 대외적으로 얼마나 인정받는 장의사인지 확인되는 동시에 “스스로에 대해 강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인물임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오랜 기간 합을 맞춰온 영근은 무당 화림(김고은)의 소개로 같이 이장을 진행하게 된다. 상덕이 살핀 땅 위로 화림의 굿판이 한바탕 지나가면 영근이 슬슬 자리를 정리하며 묘한 기운의 관을 차에 싣는다. 영근으로 분한 배우 유해진은 “마치 이게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 하다 그 기괴하고 독특한 형태에 놀라게 만드는 심해어” 같았다며 <파묘>에 대한 인상을 생생히 전했다.
- 시나리오에 매력을 느껴 출연을 결심했다고.
= 사실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거나 그에 관심이 많진 않았다.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작품들을 많이 해왔고 그런 묘사를 통해 재미와 감동을 주는 이야기를 선호해온
[기획] <파묘> 배우 유해진, 베테랑, 베테랑이 되다
-
“하루 스코어가 이렇게까지 많이 든 게 처음이다. 정말 비현실적이다.” 개봉 3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 이튿날 200만 돌파. 데뷔작 <은교>(2012) 이후 어느덧 출연한 영화가 10편이 넘은 데뷔 11년차 배우 김고은은 지난 며칠간 <파묘>가 보여준 이례적 흥행 기세에 놀라워하며 운을 뗐다. 또래 젊은 배우 중 가장 돋보이는 표현력을 가진 그는 이번 작품에서 알아주는 젊은 무당 화림으로 분했다. 극 중 온몸으로 신을 받들던 그에게서는 코끝을 귀엽게 찡그리던 소녀(<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도, 가난한 집의 첫째 딸(<작은 아씨들>)도, 독립군의 정보원(<영웅>)의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그를 직접 만나 <파묘>와 화림, 그리고 요즘 김고은을 요모조모 파헤쳐보았다.
* 인터뷰에 <파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흥행 가운데 화림과 봉길(이도현)의 관계에 관한 관심이 특히 뜨겁다. 둘이
[기획] <파묘> 배우 김고은, '신을 받들게 된 이들의 마음을 파고들고자 했다'
-
최민식은 20여년 전부터 연기란 신내림처럼 자기의 몸 전체에 영혼을 집어넣는 과정이라고 설파해왔다. 최민식에 따르면 연기는 “촬영 전까지 인물의 내외면을 분석해 감독과 충분한 상의를 거친 후” 크랭크인을 하는 순간 “그 누구도 개입할 수 없게 캐릭터와 혼연일체가 돼 ‘굿 한판’을 벌이는 일”이다. 그런 그가 굿과 풍수의 신명으로 가득한 오컬트 영화 <파묘>로 돌아왔다. 그가 분한 베테랑 풍수사 김상덕은 돈을 많이 준다는 소식에 파묘에 돌입하는 속물이지만, 묏자리에 얽힌 저주를 파악한 순간 물러서지 않고 악귀를 제거하는 작업에 뛰어든다. 상덕의 호는 호랑이의 눈, ‘호안’(虎眼)이다. 그 호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는 최민식 또한 김상덕의 시선에 유의하며 풍수사의 영혼을 입어갔다.
*인터뷰에 <파묘>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영화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굿의 종류나 풍수 용어가 다수 등장한다. 풍수사 상덕이 전문성을 보이는 여러 개념들을 어떻게 체화
[기획] <파묘> 배우 최민식, 땅 파먹고 산 사람의 깊은 시선
-
<검은 사제들> <사바하>로 쌓은 장재현이란 브랜드는 <파묘>의 초기 흥행을 견인했다. <파묘>는 다시 한번 평단과 대중에 장재현의 이름을 각인하고 있다. 하지만 각인이란 양날의 검이다. <파묘>의 오컬트 요소는 “장재현 감독답다”라는 너른 호응을 부를 수도 있지만, 전작의 연장선에서만 해석될 위험성도 있다. 그렇기에 장재현 감독은 <파묘>를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가려는 태도”로 만들었고 결과물로 증명했다. <파묘>가 보여준 직진의 서사와 ‘험한 것’의 돌출적인 등장, 풍수사와 같은 새로운 직군의 존재감은 취향의 호오를 떠나 장재현식 세계관의 새 영역을 열었다. 한 감독이 주조한 고집과 변주의 삽질에서 <파묘>가 불쑥 드러났다.
* 인터뷰에 <파묘>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파묘>의 첫 부분은 화림(김고은)과 상덕(최민식)의 내레이션이다. 무당이란 직업이
[기획] <파묘> 장재현 감독, 현실의 범주를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
*<파묘>와 <곡성>의 강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묘지 속의 다이묘는 꼭 모습을 드러내야 했을까. <파묘>를 두고 이어지는 설왕설래에서 아마 가장 자주 다뤄지는 질문일 것이다. 혹자는 <곡성>(2016)처럼 적의 존재를 끝까지 미지로 남겼어야 했다며 <파묘>의 서사구조를 비판하고, <사바하>(2019)의 김제석(유지태)을 다룬 방식과 같이 다이묘의 전사가 대놓고 드러나지 않았어야 한다면서 전작보다 못한 차기작이라고 평한다. 또 어딘가에선 장르물이 너무 애국과 반일 코드에 기댄 것 아니냐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여하간 팬과 안티팬을 모두 미치게 만드는 게 스타의 자질이란 말마따나 <파묘>가 아주 오랜만에 한국영화계에 논쟁적인 공론장을 펼쳤음을 부인하긴 어렵다. 이럴 땐 여기도 옳고 저기도 옳다는 양시론을 취하기보단 어느 한쪽에 조심스레 무게를 얹어보고 싶은 것이 모든 관객의 욕망일 테다. 이 글 역시 &
[기획] '망자보다 생자에게 집중하는 이야기', <파묘>가 한국형 오컬트 영화로서 거둔 성취에 대해
-
<파묘>의 기세가 범상치 않다. <검은 사제들> <사바하>에 이은 장재현표 한국 오컬트 영화로서 개봉 7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의 외양과 무속신앙에 대한 각종 해석이 SNS를 떠돌며 관객수로만 추정할 수 없는 광범위한 화제를 이끌고도 있다. 한편으론 그 인기만큼 <파묘>에 대한 좋고 나쁜 감상이 부딪치면서 기분 좋은 파열음을 내고 있다. <씨네21>은 <파묘>가 왜 한국형 오컬트의 정수인지 따져보는 긴 리뷰와 함께 <파묘>의 선봉장인 장재현 감독과의 대화를 실었다. “덜그럭거리는 지점이 있어도 멱살 잡고 화끈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라는 그의 포부는 제대로 적중한 듯하다. <파묘>의 주인공 넷 중에서 군 복무 중인 이도현 배우를 제외한 풍수사 상덕(최민식), 무당 화림(김고은), 장의사 영근(유해진)과 나눈 인터뷰도 전한다. “하루 스코어가 이렇게 많이
[기획] <파묘>, 악귀의 멱살을 잡고
-
포도가 익어가는 2022년 7월24일 가평군의 한 막걸리 양조장 안. 뽀얀 곡주를 숙성시키느라 후텁지근한 이곳에 당근처럼 주황색 티셔츠에 초록색 반바지를 입은 둥근 단발머리의 11살 소녀 동춘(박나은)이 우두커니 서 있다. 생각에 잠긴 듯 진지한 표정의 소녀는 호주머니에서 동전 하나를 꺼내더니 ‘쨍그랑’ 소리나게 던졌다. “컷! 잘 던졌고요. 허리를 숙이면서 동전을 던져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동춘의 머리 볼륨이 어제와 다르니까 살짝 눌러주세요!” 김다민 감독의 목소리가 무전기 너머로 들려온다.
컷 소리와 함께 아역배우 박나은의 진지한 표정이 조금 풀리고, 스탭들은 어린 시절 수리 크루즈를 떠올리게 하는 동춘의 동그랗고 귀여운 단발머리를 매만졌다. 또 다른 스탭들은 이 어린 배우가 앞서 던진 동전들을 주우며 다음 컷을 준비했다. <막걸리가 알려줄거야>121신은 막걸리의 신묘한 ‘주문’에 따라 양조장에 당도한 초등학생 동춘이 웜홀까지 발견하는 환상적인 장면이다. 김다
[기획] 막걸리로 시작해 막걸리로 끝나는, <막걸리가 알려줄거야> 크랭크업 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