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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0일, 한동안 중국 내 매스컴에 등장하지 않았던 첸카이거(陳凱歌) 감독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중국 국제신탁투자회사(中國國際信託投資公司)의 계열사인 중신문화체육산업회사(中信文化體育産業公司)가 중국영화집단(中國電影集團)과 공동으로 세기영웅영화투자회사(世紀英雄電影投資公司)를 오픈하는 날이다. 이 새로운 회사에서 첸카이거 감독은 예술 총감독의 직책을 맡고 있으며, 이 회사는 영화인들로부터 중국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날 부인과 함께 참석한 첸카이거 감독은 기자들과 짧은 인터뷰를 가졌다. 중국이 개방을 한 기간은 길지 않지만 모든 분야에 있어 변화가 매우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와 함께 관객의 취향도 나날이 바뀌고 있다고 입을 연 첸카이거 감독은 18, 19세기가 예술의 시대라고 한다면 20세기 이후는 기술의 시대라고 말했다. “기술의 발전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뒤를 돌아볼 시간이 없다. 오늘날의 생활은 테크놀로
“예술영화만 하라는 것은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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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런던의 극장가를 지켜보면서, 최근 새롭게 등장한 글로벌 시네마라는 말이, 실질적으로는 세계 전역에서 똑같은 할리우드영화를 거의 동시에 보고 있음을 지칭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미이라2>로 시작해서, <진주만> <파이널 환타지> <슈렉> <툼레이더> <혹성탈출>, 그리고 이제 좀 늦게 도착한 <물랑루즈>까지. 이 할리우드의 총공세 기간중, 오시마 나기사의 <고하토>와 베트남 영화인 트란 안 훙의 <At the Height of Summer> 등 아시아권 영화들은 여전히 아트하우스라는 게토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었다. 그 와중에 이 안전하면서도 비좁은 게토를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아시아영화 두편이 있었으니, 타이영화인 <철의 여인들>과 <티어스 오브 더 블랙타이거>가 바로 그들이다.<철의 여인들>은 게이, 복장도착자,
`제2의 홍콩`, 용트림을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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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1일 뉴욕 세계무역센터 쌍둥이빌딩과 워싱턴 펜타곤에 가해진 테러의 여파로 미국 연예산업과 할리우드가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사회 모든 부문과 마찬가지로, 테러를 접한 할리우드의 첫 번째 반응은 완전한 마비. 11일 하룻동안 스튜디오와 방송사의 프로덕션이 전면 중단됐으며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의 디즈니랜드와 유니버설의 테마파크도 문을 닫았다.AMC, 로즈, 리갈, 유나이티드 아티스츠 등 극장 체인도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조의를 표하며 뉴욕지역 극장 등 일부 상영관의 문을 닫았고 이중 유나이티드 아티스츠는 전국의 상영관 운영을 중단하고 무역센터 인근의 유니온 스퀘어 극장을 피난처로 제공했다. 방문자들이 친지 생사를 확인하느라 북새통을 이룬 토론토국제영화제도 당일 상영과 이벤트를 중지, 연기했고 일부 게스트들은 미국-캐나다 국경 폐쇄로 발이 묶이기도 했다. 9월16일 로 중계될 예정이었던 에미상 시상식과 라틴 그래미상도 무기한 연기됐다.11일 하룻동안 업무를 중단한 채 사무실 T
테러, 할리우드에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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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는 그냥 예쁜 멜로드라마인가? 예술가의 개성적 스타일이 담긴 작가영화인가? 지난 9월13일 기자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허진호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봄날은 간다>가 던진 질문이다.때는 전자의 견해가 많았으나 <봄날은 간다>까지 나온 뒤엔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허진호 감독이 평단의 외면을 받기 쉬운 멜로드라마라는 장르에서 독특한 자기 스타일을 완성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시사회 반응은 대체로 좋다. 올 초 유행했던 최루성 멜로물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끄는 정서적 힘이 대단하다는 평이 주류를 이룬다. 영화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9월28일 개봉하는 이 영화가 추석 시즌 극장가를 평정하리라는 성급한 예상도 나오고 있다.최근 개봉한 <무사>가 미국 테러사건의 영향으로 고전하고 있는 제작사 싸이더스는 <봄날은 간다>에 대한 호평에 다소 고무된 분위기. 하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는 소감도 있다. 일부에선 “이영애
드디어, `눈부신` 봄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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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그러나 속은 시뻘건 무거운 휘장, 퀴퀴한 냄새, 먹먹한 어둠, 뛰는 심장, 회오리치듯 어둠 저편을 향해 맹렬히 치닫는 한줄기 빛…. 영화는 시작되고, 나는 엄마의 치맛자락을 힘주어 꼬옥 잡는다. 엄마가 영화구경 가는 날, 아주 어린 나이임에도 나는, 그 정보를 입수하는 순간부터 모든 소꿉놀이를 중단하고 한 가지 생각에만 골몰한다. 어떻게 하면 엄마를 따라갈 것인가. 그 사안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작은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엄마는 어떻게 하면 나를 떼어놓고 ‘우아하게’ 또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를 구경 갈 것인가 궁구하셨으리라.
그러나 엄마 따라붙기에는 형제들이 두 손발 들 정도로 영악한 나는 번번이 엄마의 꼬임을 통쾌하게 물리치고 영화 상영 직전에 엄마와 함께 영화관으로 뛰어들어간다. 내 손을 붙잡은 엄마손은 그 어느 때보다 느슨하고, 나는 엄마손을 부여잡다 못해 치맛자락까지 끌어다 손아귀에 움켜쥔다. 절대로 치맛자락을 놓치면 안 된다는 본능적인 집착과 불안증은 영화가 끝
단절 이후 다가온 불온한 천국,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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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 공주가 아니다, 이번엔 대통령을 구한다. <무사>의 용맹스러운 최정 장군에서, 최근 촬영을 끝낸 <와니와 준하>의 부드럽고 귀여운 남자 준하로 변신을 꾀한 주진모가 차기작 <발해>에서는 다시 패기넘치는 공군 대위로 귀환한다. 통일분위기가 형성된 한반도를 배경으로 하는 <발해>는 대통령의 전용기 ‘코드 원’의 하이재킹을 다룬 영화. 주진모가 맡은 오정호라는 공군 대위는 테러리스트에 맞서 전용기를 지켜내는 인물로 최정 장군의 용맹스러움과 준하의 고운 심성을 고루 갖춘 인물이다. 싸이더스에서 제작하는 <발해>는 현재 시나리오 수정단계에 있고, 전용기 내부를 촬영할 양수리세트는 <유령>의 D.mo팀이 맡아 완공률 90%를 눈앞에 두고 있다.
주진모, 차기작 <발해>에서는 다시 패기넘치는 공군 대위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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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날, 심은하는 간다. 그간 결혼설, 은퇴설과 함께 일체의 활동을 멈췄던 심은하가 자신의 생일이기도 한 9월23일 오후 3시,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가까운 친척과 친지만 초청한 가운데 한국벨코리아의 정호영 회장과 결혼식을 올린다. 미국 일리노이대학을 졸업한 재원이자 성공한 중견사업가인 정 회장과 심은하의 결혼설은 지난해 11월 김포공항에서 미국 시애틀행 비행기에 두 사람이 동승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거져나왔다.
98년부터 3년간 교제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심은하와 정 회장은 결혼식을 올린 뒤 곧바로 미국으로 떠나 그곳에서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93년 드라마 <마지막 승부>의 ‘다슬이’로 장동건과 함께 스타덤에 오른 심은하는 95년 최민수와 함께 출연했던 <아찌아빠>로 스크린에 데뷔했고 <텔미썸딩> <미술관 옆 동물원> 등을 통해 배우로서의 흐뭇한 성장을 보여주었다.
특히 TV드라마 <청춘의 덫&
심은하,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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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를 만든 건 그들입니다.” 키아누 리브스가 <매트릭스>의 흥행수익 중 자신에게 돌아온 몫을 영화의 특수효과와 의상을 담당했던 스탭들에게 돌려 화제다. 화려한 스타들의 그늘에서 최저생계비에도 못미치는 보수를 받고 있는 충무로 스탭들이 들으면 놀랄 일. 하지만 리브스가 기꺼이 돈 욕심을 버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데블스 애드버킷> 계약 때 개런티를 대폭 낮추는 대신 알 파치노와 함께 일하는 것을 택했고, <리플레이스먼트> 때도 자신의 출연료를 적게 부름으로써 진 해크먼과 공연할 길을 열었다.
키아누 리브스, 흥행수익 스탭들에게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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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에서 가남은 ‘철없는’ 최정 장군의 ‘철없는’ 행동과 명령을 묵묵히 따르면서 그림자처럼 보좌하는, 그야말로 듬직하고 충실한 부하다. 갑옷과 투구, 큰 칼 등 캐릭터에 걸맞게 묵직한 의상을 걸친. 그러나 막상 투구를 벗은 가남, 박정학은 칼보다 펜이 어울릴 듯했다. 갸름한 얼굴, 가늘고 긴 눈매, 그리고 수줍은 미소까지. 서른 고개를 훌쩍 넘어 마흔에 한발짝 가까운 나이도 거짓말 같다.
한때는 가출소년, 아니 가출청년이었다. 중3 시절 누나와 함께 본 <쿠쿠박사의 정원>이라는 연극 한편이 삶의 행로를 바꿔놓았다. 연극 내용이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저 무대 위에 있었으면’ 하는 열망에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쿵쾅거렸다. 연극을 하고 싶어 예고를 가려 했지만 아버지의 반대로 한번 좌절됐고, 대학도 연극영화과를 가고 싶었지만 다시 반대에 부닥쳤다. 그 길로 집을 나왔고, 대학로에서 자취를 하며 연극에 빠져들었다. 군대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연극에 몰두했다
푸른 청년의 꿈, 사막 위에 쓴, <무사>의 박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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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이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시사회. 부부지만 앙숙이 돼버린 남녀 주연배우들. 남자배우는 산에서 도닦고 있고 여자배우는 스페인 남자에게 홀려 예전에 찍은 영화쯤은 안중에도 없다. 겨우 시사회장에다 ‘모셔’ 놨지만, 영화홍보자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근데 이 상황을 쏠쏠히 재미있는 퀴즈쯤으로 생각하는 이가 있다. 바로 빌리 크리스털이 연기한 영화 속 영화 <아메리칸 스윗하트>의 홍보담당자 리. 악재를 호재로 바꾸는 놀라운 솜씨로 배우와 언론을 요리하는 그에게서 빌리 크리스털 자신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다.
지난해까지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를 여섯번이나 보며 쟁쟁한 배우들의 마음자락을 쥐락펴락하는 데 이력이 났을 법한 그는, 스탠드업 코미디로 내공을 쌓은 뒤 TV로, 그리고 영화로 성공적으로 입지를 넓혀온 흥미로운 배우다. “내 우스갯짓이 먹힐까 안 먹힐까 하는 생각에 1948년부터 발뻗고 자본 적이 없다”며 엄살 아닌 엄살을 부리는 그에겐 삶이 곧 재미난 거리를 찾는
“유명배우? 아직도 발뻗고 못 자!” 빌리 크리스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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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긴 손가락, 함초롬한 눈매. 어디 길가에서 마주친다면 “어머, 쟤 예쁘다” 하고 돌아볼 것만 같은, 깨끗한 여자아이. 그 아이의 목소리는 의외로 크고 걸걸했다. “안녕하세요!” 시원시원한 인사를 ‘외치며’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옥지영은 이후로도 눈에 띄는 행실을 계속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휴대폰으로 전화가 오면 낼름 받아서는 무슨 얘긴가 하다가 대뜸 “너, 죽어!” 그러질 않나, 옷을 갈아입으러 탈의실에 들어가기만 하면 우당탕탕 뒤엎는 소리가 나질 않나…. 다소 엉뚱할 만큼 상큼발랄한 그와의 만남은 초가을의 어느 일요일, 여러 개의 샌드위치를 먹어치우며 계속됐다.
고양이라면 옥지영은 지붕 위로 마당으로 마구 뛰어다니는 고양이. 그녀에게 요즘 제일 신나는 일은 단연 <고양이를 부탁해>를 찍었던 거다. 원래 연기자를 꿈꾸던 그녀는 단편 <열일곱>에 출연하긴 했지만 장편영화에 출연하기는 <고양이를 부탁해>가 처음이었다. <여고괴담 두번째
스물둘 어디로 튈지 몰라요, <고양이를 부탁해>의 옥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