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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스페인 내전 중에 태어난 저널리스트 로버트(더그레이 스콧)가 호세마리아 신부(찰리 콕스)에 관한 책을 집필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시작된다. 아버지 마놀로(웨스 벤틀리)와 호세마리아 신부가 어릴 적 친구라는 걸 알게 된 로버트는 처음으로 아버지의 과거사에 대해 듣는다. 전말은 이렇다. 호세마리아와 마놀로는 유년기를 함께 보냈지만 스페인 내전을 전후로 전혀 다른 길을 간다. 호세마리아는 하느님의 부름을 받아 신부의 길을 걷고, 파시스트였던 마놀로는 스파이로 혁명군에 들어간다. 민병대를 피해 도망치면서도 모든 걸 포용하는 하느님의 큰 사랑을 확신하는 호세마리아와 달리 마놀로는 점점 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다. 혁명군 오리올(로드리고 산토로)의 연인 일디코(올가 쿠릴렌코)를 사랑하지만 그녀에게 거부당한 마놀로는 임신한 그녀를 배신자로 내몬다. 그 충격으로 오리올은 죽음을 택하고 마놀로는 독재에 투항하기보다는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일디코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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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용서의 종교적 메시지 <호세마리아 신부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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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어느 날, 안드로이드 Q1은 하루(호소야 요시마사)로 변한다. 쿠루미(히카사 요코)와 언제나 함께하던 하루가 세상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의 죽음 뒤로 쿠루미는 더이상 울지 않게 되었고, 웃지 않게 되었으며, 잠도 자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쿠루미에게 삶의 의미를 떠올려주기 위해, 로봇은 하루로 변해 그녀 앞에 나타난다. 이후 쿠루미는 로봇 하루에게 조금씩 마음을 연다. 하지만 사실 그녀와 하루 사이에는 충격적인 비밀이 숨겨져 있다. 어느 날 하루의 친구였던 류(미야노 마모루)가 나타나면서 그 사실이 밝혀지고, 모두는 혼란에 빠진다.
가까운 미래의 교토를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하루>는 마키하라 료타로의 장편 데뷔작이다. 영화는 슬픔이나 괴로움, 행복과 같은 정서적 특질들을 인간만의 것이라고 확정짓지 않는다. 때문에 자연이나 사물, 캐릭터가 머무는 공간 등에 감정의 무게가 실린다. 그 풋풋한 정서적 색채가 흡사 <시간을 달리
‘미래 성향’의 로봇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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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두려움이 드러날 때 나타나는 요괴, 요괴의 임무 중 하나는 인간이 그들을 무서워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부 요괴 데마에(후카다 교코)는 몸의 반을 차지하는 큰 머리와 짧은 팔다리에 엄마가 준 두부를 항상 들고 있다. 데마에는 귀여운 외모 때문에 인간을 놀라게 하는 데 번번이 실패하고 요괴들의 우두머리인 데마에의 아버지는 그런 데마에를 나무란다. 데마에는 화만 내는 아버지 곁을 떠나 스승인 달마(다케다 데쓰야)와 함께 엄마를 찾아 길을 떠난다. 그러나 데마에와 달마는 너구리의 꾐에 빠져 오두막에 갇힌다. 200년이 지난 현대, 데마에와 달마는 포클레인이 오두막을 부숴 바깥으로 나오게 된다.
영화 속 요괴의 캐릭터들은 다양하고 재밌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무섭지 않고 아기자기한 친근감을 준다. 데마에와 달마를 비롯한 요괴들이 만들어내는 웃음은 그들의 캐릭터와 더불어 영화를 풍성하게 만든다. 서사의 전개 또한 빠르고 명쾌하며 영화가 말하려는 바도 명확하다. 요괴는 자연을 상징
인간의 욕망에 대한 경고 <두부요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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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처음으로 돌아간다. 이름 모를 행성에 홀로 남아 내 안의 거친 본능을 다시 깨울 것이다.” 9년 만에 돌아온 <리딕>은 재빠르게 전편들을 한 바퀴 빙 돈 뒤 <에일리언 2020>과 같은 시공간적 설정 위에서 시리즈의 리부팅을 시도한다. 전 우주에서 가장 악명 높은 범죄자이자 영웅인 리딕(빈 디젤)은 네크로몬거들의 계략에 속아 또 이름 모를 행성에 떨어진 상태다. 죽음의 땅에서 에일리언들의 습격을 피해 겨우 생존에 성공한 그는 다가오는 폭풍에 대비해 탈출로를 만들고자 자신의 목을 노리는 현상금 사냥꾼들을 그곳으로 끌어들인다. 하지만 그들과 그들로부터 우주선을 빼앗으려는 리딕의 싸움은 하염없이 계속되고, 결국 어둠을 타고 출몰한 에일리언의 공격에 모두가 노출되게 된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선과 악을 넘나드는 리딕이란 고유한 안티히어로의 존재감이고, 다른 하나는 괴수영화와 SF, 호러, 액션 등을 결합한 복합장르가
선과 악을 넘나드는 안티히어로 <리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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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백인 주인에게 능욕당하고 이를 보고도 제대로 반발조차 하지 못했던 아버지를 잃은 세실 게인즈(포레스트 휘태커)는 아들의 만행을 지켜보던 백인 노부인(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의 시혜로 ‘하우스 니거’가 된다. 집 안에서 서빙을 하면서 백인들의 예의범절을 익혔던 그는 호텔에서 일하며 백인을 위한 웃는 얼굴과 자신의 진정한 얼굴, 두개의 얼굴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다. 흑인을 사람 취급조차 안 하는 백인들에게도 성심성의껏 봉사하는 그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본 백악관의 인사담당자가 그를 백악관에 취직시킨다. 이후 그는 34년간 8명의 대통령을 성실히 수행하며 기득권자들이 흑인의 권리를 어떤 방식으로 증진시켰는지 목도하게 된다. 하지만 세실은 자신 덕분에 안정적인 가정환경과 교육을 받은 장남 루이스(데이비드 오예로워)의 급진적인 인권 투쟁을 못마땅해 하고 그의 아내 글로리아(오프라 윈프리)는 반목하는 부자 사이에서 마음 아파한다.
이 영화는 한 인물을 관통하는 미국 근현대사와 유명 인
34년간 8명의 대통령을 수행하다 <버틀러: 대통령의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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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칸소주 미시시피 강변에서 나고 자란 소년 엘리스(타이 셰리던) 앞에는 위태롭게 흔들리는 세개의 사랑이 놓여 있다. 먼저, 그는 상급생 메이 펄(보니 스터디밴트)을 상대로 첫사랑의 홍역을 치르는 중이다. 그런가 하면 강가의 무료한 삶에 지친 어머니는 도시로 가겠다며 아버지에게 이혼을 청한다. 처량한 신세가 된 아버지는 어머니를 원망하는 것으로 자기 푸념을 대신하려 한다. 그리고 머드(매튜 매커너헤이)가 있다. 강 한가운데 있는 이름 모를 섬에 숨어 사는 이 부랑자는 어릴 적부터 목숨 바쳐 사랑해온 여자 주니퍼(리즈 위더스푼)를 위해 살인을 저지른 뒤 유족에 쫓기며 살아가고 있다. 엘리스는 그가 주니퍼와 재회할 수 있도록 도우며 자신의 사랑과 부모의 사랑도 회복되길 염원한다.
소년의 성장담을 미국 문학사의 유구한 전통 안에서 야심차게 풀어놓은 작품이다. 제프 니콜스 감독은 이 영화의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샘 페킨파가 마크 트웨인의 단편을 영화로 만들었다면”이라는 어마어마한 힌트
위태롭게 흔들리는 세개의 사랑 <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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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머리만 좋은 녀석들은 열심히 하는 녀석들을 당할 수 없고 열심히 하는 녀석들은 즐기면서 하는 녀석들을 당할 수 없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스스로를 ‘잉여’라고 부르는 네 친구는 바로 ‘즐기면서 하는 녀석들’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학업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다가 아르바이트로는 도저히 학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진실을 목도하고 망연자실해지는 순간 네 친구는 학교를 그만두고 유럽으로 훌쩍 떠나는 무모한 선택을 한다. 학점과 스펙을 위해 목숨을 걸며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해 지금의 쾌락을 무기한 연기하는 여느 이십대들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택한 것이다. 게다가 아끼고 아껴도 부족한 여비를 앞에 두고 그들은 ‘무전여행’ 혹은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돈을 벌며 무전취식하자는 야심찬 계획까지 세운다. 영화과 중퇴생들 주제에 호스텔, 레스토랑 홍보 영상을 찍어주고 숙식을 해결하고 최후엔 자신들이 선택한 신예 뮤지션 뮤직비디오까지 한편 찍어준다는 1년간의 유럽 체류 계획은 처음엔 그냥 방
‘즐기면서 하는 녀석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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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1년 8월15일 모네는 ‘건초더미’ 시리즈의 그림 두편을 완성하는데, 그중 하나가 <건초더미, 황혼>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그림은 1941년 세계대전 당시 파리에서 사라진 뒤 지금껏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이클 호프먼 감독의 <갬빗>은 이 사라진 모네의 그림을 둘러싼 희대의 사기극을 소재로 한 영화다. 미술품 큐레이터 해리 딘(콜린 퍼스)은 위조 전문 화가인 메이저 윈게이트(톰 커트니)와 힘을 합쳐 런던의 미디어 재벌이자 명화 수집광인 리오넬 샤번다 경(앨런 릭먼)을 속이려 한다. 텍사스 출신의 카우걸 PJ 푸즈나우스키(카메론 디아즈)가 이 작전에 투입되는데, 그녀의 할아버지는 세계대전 당시에 나치돌격대장 괴링의 별장을 습격했던 미군 병장이었다. 이렇게 세 사람이 모여 얼핏 완벽한 작전을 수행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계획은 처음부터 오류투성이다. 리오넬의 행동이 사뭇 예상을 엇나가는 데다, 카우걸 PJ의 ‘무례한 매력’이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경쾌한 사기극 <갬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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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이라는 소재는 매력적이지만 정확한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설정 자체에 대한 의문 때문에 감정선을 따라가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한다. 물리학에 대한 이해야 다들 고만고만하고 아직 증명되지 못한 이론이니 상상력이야 자유라고 친대도 영화 내에서 규칙들을 명료하게 제시하고 이를 준수하지 않으면 서사 자체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 등 지질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를 주로 만들었던 김현석 감독의 <열한시>는 타임머신을 소재적 배경으로 삼아 독특한 스릴러에 도전하고 있다. 전반부의 SF적 설정은 다소 산만해 보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긴박감을 조성하고 자신의 장기인 코믹 멜로적 요소를 적당히 가미해 지루하지 않게 끌고 간다.
타임머신 프로젝트를 연구 중인 우석(정재영)은 투자자로부터 프로젝트 중단 통보를 받고 연구를 계속하기 위해 영은(김옥빈)과 함께 시험 비행을 강행한다. 하루 뒤 같은 시간인 11시
미래는 노력으로 바꿀 수 있을까? <열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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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를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된다. 말과 행동이 따로 놀고, 겉과 속이 생판 다르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거리를 활보하는 경찰 브루스 로버트슨(제임스 맥어보이). 살인 사건을 해결해 승진하겠다는 야심을 내보일 때만 해도 누구나 그를 평범한 경찰관으로 오해할 것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그는 이간질과 능청으로 제 잘못을 덮어버리기 일쑤고, 단 하루도 술과 마약 없이는 살 수 없으며, 그것도 모자라 동료 부인들과의 은밀한 관계를 거리낌없이 즐긴다. 브루스는 어쩌다 속수무책의 삶에 빠져든 것일까.
‘필스’는 역겨울 정도로 더러운 오물이라는 뜻으로 경찰을 속되게 부르는 말이다. 거칠 것 없이 행동하는 브루스는 실상 자신의 질투로 동생이, 뒤이어 아버지가 죽었다는 환청과 환영에 시달리며 괴로워하고 있다.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는 브루스를 맨 눈으로 지켜보기란 쉽지 않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자신을 방기하다시피 하는 인물의 비열하면서도 불안한 내면을 드러내 보이는 데 성공한 것 같다
속수무책의 삶 <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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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유(임지규)는 ‘핑크보이즈’의 리더다. 핑크보이즈는 소아암 완치자들로 구성된 밴드다. 오랫동안 병실 생활을 해온 까닭에 그는 누구보다 소아암 환자들의 마음을 잘 안다. 그래서 취업 면접을 보러 다니면서 틈틈이 소아암 병동에 들러 소아암으로 고생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한다. 어느 날, 온유는 병원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한다. 소아암 환자 시절, 자신을 위문 방문해준 걸그룹 멤버 예나(심이영)다. 그때 “병이 완치되면 함께 무대에 서자”고 약속했던 예나의 말이 어린 온유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많은 인기를 모았다가 이상한 소문과 함께 모습을 감췄던 예나가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병원에 입원한 것이다. 과거와 반대로 온유가 예나의 병문안을 간다. 온유와 예나, 두 사람은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서로의 상처를 알게 된다.
“소아암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는 제작사 대표의 말처럼 <완전 소중한 사랑>은 소아암 투병 환자들에게 삶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 <완전 소중한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