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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 <씨네21>의 좌담 지면 ‘씨네산책’에 참여했던 명필름의 심재명 대표는 영화 대기업들이 주도하는 현 상황에서 전문 제작사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프로듀서 시스템에 기반한 기획력과 창작력이라는 사실에 공감했으며 또한 강조했다. 며칠 전, 그걸 입증하는 명필름의 결과물이 나왔다. 명필름이 제작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다. 호평이 잇따르고 있고 관객의 반응도 상승세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마당을 나온 암탉>은 <해리 포터 죽음의 성물2> <고지전> <퀵> <퍼스트 어벤져> 등 쟁쟁하게 예고된 국내외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도 예매율 2위를 달리고 있다(7월28일 기준). 물론 한편의 영화에 관한 평가는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해낸 그 창작력과 기획력을 주목하는 것이 특별히 필요할 때다. 그런 이유로 심재명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가 끝
[심재명] 매번 선입견과 싸워왔다 앞으로도 그럴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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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쭉 한번 웃고 마는 것이 전부다. 폭우를 뚫고 줄줄이 인터뷰에 응하다 보니 진이 쭉 빠진 것인가. 인사를 건넸는데도 반응이 영 신통찮다. “컨디션이 별로일 거예요. 지난주에 운동하다 어깨를 다쳤거든요.” 영화사 관계자의 말을 한귀로 들으면서 카메라 앞에 선 한은정을 지켜봤다. 예쁘다고, 정말 예쁘다고 감탄을 연발하는, 사진기자의 신통한 호의도 한은정을 그다지 움직이진 못하는 것 같다. “낯을 많이 가려요. 말을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맘은 안 그런데. (웃음) 겉치레를 잘 못한다고 해야 하나. 고치려고 노력해서 전보다 나아지긴 했는데 타고난 성격이 그러다보니, 뭐.”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데뷔한 지 10년 넘은 배우가 신인배우처럼 수줍음을 타다니, 이 상황이 믿겨지는가.
드라마 <명랑소녀 성공기>(2002)에서 질투심 품고 독기 뿜는 나희로 카메라 앞에 처음 선 한은정은 그동안 TV드라마에 주로 출연해왔다. <남자의 향기> <풀하우스> <
[한은정] 10년차 여배우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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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기 괜찮나.
=티아라가 데뷔했을 무렵 인터뷰 기사를 지금 보면, ‘와 이런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니’ 하는 심정이다. 사실 아이돌이라고 하면 다들 그런 생각들 하실 거다. 늘 피곤해 있고, 뻔하고 정형화된 대답만 하고. 그런 패턴이 반복되는 게 나한테도 안 좋은 것 같다. 이 순간을 헛되게 흘려보내면 몸만 지치고 남는 게 없는 것 같다. 바쁘고 힘들수록 더 열심히 솔직하게 답하려고 노력한다.
-유린 역에 대한 첫인상은.
=초고상으로는 유린의 비중이 매우 적었다. 딱히 착하지도 나쁘지도 않은 애매한 캐릭터였다. 어린아이와 집, 가족, 영혼 이런 소재도 어찌 보면 진부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설정이었다. 집에서 시나리오 펼쳐놓고 2시간 반 동안 정독했다. 공부하듯 여기저기 포스트잇 붙이면서 사소한 의견들을 다 적었다. “여긴 안 무서워요.” “이 대사는 제가 해봤는데 어딘지 어색하네요.” 유린이가 아예 없어지든가 확 커지든가, 안 그러면 의미가 없을 것 같
[who are you] 효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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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은 베이스캠프고 서울은 별장 정도랄까. (웃음)” 현재 영화 <코리아> 촬영으로 서울과 안동을 오가고 있는 박철민에게 ‘현재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라는 수식어는 과장이 아니다. 그는 <코리아>와 함께 드라마 <무사 백동수>를 촬영하고 있고, 목소리 출연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과 블록버스터 <7광구>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또, 얼마 전 영화 <투혼>과 <타워>의 촬영을 끝마쳤다. 이중 7월28일 극장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 그는 마음씨 따뜻한 수달 ‘달수’ 역을 맡아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이야기에 재미와 감동을 불어넣는다. 생선뼈로 머리를 빗는 전라도 출신의 수달이라… 설정만으로 재미있지 않은가. 기대해도 되냐고? 물론이다!
-다리를 절고 있다. 다쳤나.
=요새 안동에서 1991년 치바 세계탁구선수권에 출전한 남북단일팀을 소재로 한 영화 <코리아
[박철민] “모자라지만 친근하고 구성진…이 캐릭터를 완성시켜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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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 출신이다.
=한때 한국 최고의 무술감독을 꿈꿨다. 고등학생 때 우연히 정두홍 무술감독을 보고, 체육선생님의 꿈을 무술감독으로 바꿨다. 그분과 같은 길을 가야 한다고 생각해서 대학도 감독님이 나온 인천대학 무도학과를 가고, 나중에 전쟁영화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해병대에 지원했다. 짧지만 서울액션스쿨 생활도 했었다. <강철중: 공공의 적1-1> <신기전> 등에 스턴트로 참여했다.
-연기자의 꿈을 꾸게 된 이유는.
=<강철중: 공공의 적1-1>을 찍을 때였다. 조감독님이 눈빛이 좋다며 체육관 패싸움 장면에 출연시켜주셨다. 정장을 입고 정재영 선배 옆에 섰는데, 강우석 감독님이 “운동을 해서 그런지 몸이 너무 뻣뻣하다. 걸음걸이조차 안된다. 연기 한번 연습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더라. 그때부터 연기에 관심이 생겨 지금까지 오게 됐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 <닥터챔프> 등에 출연했다. <짐승>은 첫 영화
[who are you] 정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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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담컨대 <고지전> 시나리오에서 가장 탐나는 역할을 택하시오 한다면 악어중대 대위 신일영이 압도적으로 1위일 거다. 죽음의 처절함이 살갗으로 파고드는 전장. 고립된 고지에서 부대를 통솔하는 독기 어린 소년의 모습은 전쟁, 그 자체의 얼굴이다. 전쟁이라는 폭풍의 세기를 바로 맞닥뜨리고 있는 가장 처절한 캐릭터에 대한 요구는 단 하나도 쉬울 턱이 없다. 내적, 외적으로 배우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끄집어내어 발산해야 하는 과제, 그만큼 배우라는 직업적 의욕을 깨우는 도전이기도 했다. 이제훈에게 내려진 건 이 절체절명의 ‘명령’이었다. 장훈 감독은 기존의 얼굴 대신 신선함을 가지고 있되 능숙한 연기를 가진 배우를 물색했다. <친구사이?>에서의 현실적인 게이 ‘석이’, <파수꾼>의 강단있는 소년 ‘기태’. 두편의 독립영화에서 이미 그는 새로운 배우의 출현을 알리고 있었다. 세번의 오디션, 3개월의 기다림 만에 이제훈은 고지를 넘었다.
“내가 캐릭터의 아우라
[이제훈] 반짝반짝 빛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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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년을 어디서 봤던가. 아마 당신은 이창동의 <시>에서 윤정희의 가슴을 찢어놓는 중학생 손자로 이다윗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에서의 얼굴이 손에 잡히지 않는 시처럼 흐릿해 보인다면 <고지전>은 이다윗의 얼굴을 관객의 가슴에 찔러넣을 첫 번째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
<고지전>에서 이다윗은 열여섯 소년병 남성식이다. 아직 엄마 품이 그리울 나이의 소년은 병사들의 피와 살이 짓이겨진 애록고지에서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가장 처연하게 품고 있는 이 캐릭터는 이다윗과 거의 같은 나이다. 하지만 둘의 사이에는 50년이 넘는 세월이 있다. “한국전쟁은 책으로만 배웠다. 당시의 사람들 심정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지금 전쟁이 시작되고 내 친구들이 연필을 버리고 총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을 때가 있다. 그러다가 <고지전> 현장에 가면 그 마음 그대로 무서워
[이다윗] 소년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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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모그래피만으로 따진다면 류승수만큼 영화계에 공헌한 배우도 없을 것이다. 그는 <외출>과 <미녀는 괴로워> <우리 생애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우정출연과 특별출연을 했다. 잠깐 모습을 보이는 사이, 이 ‘찰나’의 출연이 류승수 연기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내가 소모되고 있는 건 아닌가. 긴급조치가 필요했다.”
악어중대 중사 ‘오기영’은 류승수의 이런 고민에서 출발, 명확한 해답을 반영한 캐릭터다. 폼생폼사 따윈 없다. 추우면 인민군의 군복도 끼어 입고라도 살길을 찾는 산전수전 다 겪은 인물. 술과 노래, 유머에 일가견에 있어 전쟁의 공포로 얼룩진 부대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맏형 역할이기도 하다. “너무 가볍게 가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했다. 장훈 감독에 따르자면 한 집안의 살림을 도맡는 집사쯤 된다.” 카리스마와 고뇌, 눈물과 상처가 난무하는 고지에서 발견한 인간애의 다른 이름, 오기영의 역할은 막중했다
[류승수] 또 다른 내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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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빈을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한다. <여고괴담4: 목소리>로 갓 데뷔한 그녀는 동료배우들과 인터뷰 자리에 앉아 있었다. 뭔가가 달랐다. 조심스런 신인배우처럼 말하는 동료들과 달리 김옥빈은 성대를 열어젖히고 웃거나, 또 이런 말을 거침없이 했다. “등교할 때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녔는데요….” 이 문장이 끝나기도 전에 매니저의 표정이 어땠을지 한번 상상해보시라. 그로부터 7년이 지났다. 김옥빈은 <다세포소녀>와 <박쥐>를 거치면서 극적 캐릭터와 자신의 캐릭터를 묘하게 뒤섞을 줄 아는, 꽤 독특한 배우로 성장했다. 김옥빈의 역할에 다른 여배우를 집어넣는 게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고지전>의 김옥빈은 북한군 저격수 차태경을 연기한다. 그런데 여자 저격수라니, 그거 너무 억지춘향 캐릭터 아니냐고? “냉혈 저격수는 아니다. (웃음) 이유도 없이 전쟁터에 끌려가서 거기서 자란 캐릭터다. 아무런 생각없이 사람을 죽이는 거다. 직접 만나면
[김옥빈] 다세포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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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석이 전 국민의 ‘고요미’(고창석+귀요미)가 되기까지 딱 ‘1박2일’ 걸렸다. KBS <1박2일>에 출연하기 전과 이후의 고창석을 보는 대중의 눈은 달라졌다. <부산>에서 유승호의 아버지로 주연도 하고 <맨발의 꿈>에서 동티모르 주재 외교부 직원으로 비중있는 역할을 소화했지만 여전히 그는 <영화는 영화다>의 영화감독, <인사동 스캔들>의 호진사 사장, <의형제>의 베트남 조직 보스로 기억됐다. 신 스틸러 고창석은 <1박2일> 이후에 딸바보 고창석으로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또렷이 남겼다. “지나가던 택시 아저씨가 ‘빵빵’ 하시더니 손가락으로 1박2일 동작을 하시더라. (웃음)”
예능프로그램으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이때 고창석은 영화 팬들의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동시에 개봉하는 <고지전>과 <퀵>에 모두 출연하기 때문이다. “<퀵> 언론시사 때 객석의 <고지
[고창석] 헬로우 Mr. 고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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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던지면 한참 뒤에 대답이 돌아온다. 그 대답은 주어, 목적어, 서술어순으로 머릿속에서 몇 차례 다듬어진 형태인 듯하다. 대답하는 태도 또한 곧고 바르다. 어쩌면 이 사람은 선천적으로 바르고 신중한 사람이거나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되돌아보면 고수는 데뷔 때부터 늘 무언가를 지키려고 애쓰는 ‘바른생활 청년’이었다. 데뷔 초에 찍은 한 CF에서는 여자친구의 통금시간을 지켜주기 위해 “지킬 건 지켜야지” 하며 달렸는가 하면 드라마 <피아노>(2001)에서는 이복남매(김하늘)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아파하면서도 항상 옆에서 지켜주려고 노력한 흑기사였다. 악어부대원들을 이끌고 지키려고 한다는 점에서 <고지전>의 수혁 역시 고수가 가진 기존의 이미지에서 출발하는 캐릭터라 할 만하다.
“극중 수혁은 착하고 순수하다가 전쟁을 겪으면서 점점 냉혈한으로 변한다. 그런 수혁의 변화를 고수의 착하고 바른 이미지가 작용했을 때 효과적일 거라는 판단이 들
[고수] ‘바른 청년’의 틀을 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