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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최강희였다면 가장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연기, 최강희가 정통 멜로드라마 <애자>에 도전한다. 아픈 엄마를 병수발하며 눈물 펑펑 쏟는 딸 애자로 최강희가 현실에 안착했다. 늘 여행갈 것 같은, 공상을 할 것 같은, 아무런 것에도 연연해하지 않을 것 같은, 그녀를 둘러싼 이 모든 수식어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말간 얼굴로 그녀가 ‘엄마’를 떠나보낸다. 애자의 가슴 아픈 성장을 겪는 동안, 배우 최강희도 부쩍 자랐다.
“이번엔 드레스다운 드레스를 입어보려고 해요.” 최강희가 앞으로 자신의 변화를 예고라도 하듯, 복장에 대한 규정을 내린다. 마침 커버 촬영 컨셉으로 제시된 무려 세벌의 드레스를 갈아치운 참이었다. 제법 격식이 차려진 시상식에서조차 여배우들이 즐겨하는 우아한 드레스를 마다하고 히피풍의 맘 내키는 복장으로 일관하던 최강희였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드레스는 잘 안 어울리더라고요. 남의 옷 입는 것 같을 바에는 그냥 나라도 편한 옷을 입자, 그런 마음이 컸죠.”
[최강희] 안 귀엽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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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간의 애틋한 이야기를 담은 영화 <애자>의 감독이 인터뷰 장소에 등장했다. 예상외로 덩치 큰 사내다. 그렇다면 과묵한 사내? 아닌 것 같다. 말을 붙여보니 적은 말수가 아니다. 수다의 ‘일초식’을 아는 자다. <애자>에서 딸과 어머니 사이를 이어주던 말과 감정의 공방전을 다룬 사람답다. 충무로에서 스탭으로 오래 일하면서 배운 화기애애 공력이 몸에 배어 있어 그렇다고 한다. 도제시스템에서 오랜 시간 동료들과 나눈 애정이 힘이 되어 자애로운 인물들을 만들었고 그 인물들에 자기의 일부분을 투사했다. <애자>의 감독 정기훈과 수다를 떨었다.
-평소에도 담소를 즐기나.
=담소보다는 방정맞다고 해야 할 거다. 내가 막내 스탭들하고 노는 걸 보면서 (최)강희가 그러더라. “감독이 왜 그렇게 체통이 없느냐”고. 격식이 없는 거다. 오두방정인가? 충무로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몸에 밴 습관이다. 스탭들과의 융화를 중요시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얻게 된 거다.
-충
[정기훈] 이 영화로 37년 만에 효도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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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가 끝나자 그는 담배를 찾았다. 장근석도 이제 스물세살이다. 어디에서나 담배를 살 수 있는 나이다. 그래도 장근석의 흡연은 낯설다. 아역배우 출신의 미소년 스타라는 이미지가 가장 큰 이유다. 피부 트러블을 걱정해 흡연과 음주 따위는 멀리할 듯한 선입견도 있을 것이다. 장근석은 <이태원 살인사건>에서도 담배를 피운다. 게다가 살인용의자가 그의 역할이다. <이태원 살인사건>에서 그가 보여준 연기를 품평하기 전에, 무엇을 고민하는지 묻고 싶었다. 예쁘게 생긴 아이돌, 과감한 의상을 즐겨입는 패셔니스타, 혹은 허세근석으로 불렸던 장근석은 지금 어떤 닉네임을 기대할까.
-배우들, 특히 남자배우들은 왜 그토록 살인범을 선망하는 걸까.
=자기 색깔을 분명히 표현해보고 싶은 배우의 원초적인 욕심이 아닐까. 게다가 남자배우들은 은근히 마초 캐릭터를 원하는 호르몬이 있는 것 같다.
-본인이 <이태원 살인사건>을 선택한 이유인가.
=캐릭터보다는 사건에 흥미가
[장근석] 어쩌면, 성장통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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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구두 신고 무대에 올라서 있으니 진땀이 다 나더라.” <애자>의 기자시사 날, 평소 맨 얼굴에 운동화 차림의 김영애는 전에 없던 차림새를 했다. 3년 만이다. 대중 앞에 선 것도, 연기를 하기까지도 3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불편한 구두만큼이나 그녀의 마음도 편치 않았다. 그간 갑작스레 사업가가 되어 안방극장을 떠났고, 그 사업이 휘청거리는 위기를 겪었고, 개인적으로 가정에도 불화가 찾아왔다. <애자>는 힘든 상황에서 그녀가 잡은 연기자로서의 ‘끈’이었다. 어떤 평가보다도 연기에 대한 평가가 가장 두렵다는 그녀. 그래서 최선을 다했다는 그녀의 지난 시간을 들어본다.
-버라이어티까지 진출했다. 촬영보다 바쁜 홍보 일정 소화하느라 힘들겠다.
=(웃음) 그런 프로그램엔 처음 나가보는 거지만 내가 원래 해야 하는 일에 대해서 못한다고 해본 적이 없다. 즐겁게 하고 있다.
- ‘복귀작’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다른 제안도 많았을 텐데 왜 하필 <
[김영애] 연기로 칭찬받는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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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이민기를 만났다. <해운대>가 안겨준 뜻밖의 발견이 시간을 재촉했다. 이런 게 배우의 시간인가 싶었다. 모델로 세상에 나와 연기를 시작했고 노래도 부른 이민기. 그는 지금 스포트라이트 아래 섰다. 전에 없던 반응이다. 어리광 가득했던 이민기의 눈빛은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의 듬직함으로 변했고, 천만의 관객이 그의 헌신을 이야기했다. <해운대>의 시간이 그를 불러 세운 셈이다. “그라믄 나 좀 보고 가이소.” 전과 후의 시간도 궁금해졌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이민기의 과거, 그리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그의 새로움 말이다. 형식을 막 지나온 이민기. 지금 현재. 그는 몇시일까.
# 형식이로 살았던 시간
-(인터뷰는 간단히 식사를 하며 진행했다. 이민기는 비빔국수를 시켰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나요.
=매운 거 먹었을 때랑 술 막 취하기 시작할 때 뭔가 시력이 좋아지는 듯한 기분 있잖아요. 해는 져서 까매지려 할 때 하늘이 파랗고 빨갛고. 왠지
이민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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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신지옥> 한편으로 지금까지 6년 동안 연기하면서 한 인터뷰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인터뷰를 소화했다. 그러나 비슷비슷한 질문 공세의 반복 속에서도 남상미는 진심으로 <불신지옥>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기는 듯했다. “첫 주연작이라 책임감을 강하게 느꼈고, 너무나 고생을 많이 한 스탭들과 동료 배우들의 노고를 위해서라도” 그녀는 한번이라도 더 지면과 온라인에 스스로를 드러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불신지옥> 개봉 직후까지 몰아닥친 홍보 일정을 끝내고, 1주일간의 휴식을 취한 다음 다시 한번 <씨네21> 인터뷰에 응했을 때에도 남상미의 열성은 여전했다.
-개인적으로 당신을 처음 인지한 건 2003년 SBS 오픈드라마 <봄은 건달처럼 내게로 왔다>였다. 당시 이른바 ‘얼짱’ 출신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에 실망하던 터에, ‘롯데리아 걸’로 유명했던 당신이 보여준 억척스럽고 그늘진 소녀 가장 역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이후 워낙 밝고
[남상미] 눈물은 참기가 더 힘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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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에만 닿아도 짜증이 치솟을 만큼 센 햇볕이 내리쬐던 날이었다. 인사동에서 모 연예프로그램과 거리데이트를 촬영한 장쯔이는 카페에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드러누웠다. 세계적인 여배우가 널브러진 풍경이 난감했다. 이미 아침에는 한 패션잡지의 화보를 찍었고, 인터뷰 뒤에는 LG 대 롯데의 야구경기에서 시구를 할 예정이었다. 시구가 끝나면 극장으로 달려가 관객과의 만남을 가져야 했다. 솔직히 장쯔이는 더 많은 장소에서, 매체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해도 아쉽지 않은 배우다. 봐도 그만, 안 봐도 그만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처럼 고고한 태도가 어울린다는 얘기다. “맞다. 지금까지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엄숙하고 도도한 여자들을 연기했다. 하지만 <소피의 연애매뉴얼>(이하 <연애매뉴얼>)의 소피는 평범하고 밝은 여자다. 이번에는 관객과, 거리의 팬들과 더 가까운 곳에서 만나고 싶었다.”
그녀의 말대로 영화의 소피는 장쯔이가 연기한 여자들 가운데 가장 친근한 캐릭터다.
[장쯔이] 평상시엔 나도 브리짓 존스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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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뎁이 <퍼블릭 에너미>의 주인공을 맡는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조니 뎁이 맡아야 할 캐릭터는 1930년대 초반을 주름잡은 전설적인 갱 존 딜린저였기 때문이다. 1년 남짓한 동안 두번이나 탈옥을 했고 은행 수십 군데를 털었으며 경찰관을 비롯한 여러 명을 살해했고, 그 때문에 FBI로부터 ‘공공의 적 1호’라고 불렸던 존 딜린저는 매력적인 인물임에 틀림없지만, 왠지 조니 뎁과는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 <도니 브래스코> 같은 영화에서 갱(으로 위장한 FBI 요원) 역할을 맡기도 했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서 해적으로 등장했는데도 그는 ‘팀 버튼의 페르소나’로서의 느낌이 훨씬 강했으며 상처입기 쉬운 내면을 가진 반(反)마초 남성의 성향이 다분했다. 특히 ‘여기’가 아니라 ‘저기’를 응시하는 듯한 몽상가다운 눈빛은 냉혹한 갱을 연기하는 데 장애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퍼블릭 에너미>를 보고나서도 그런 선입견을
[조니 뎁] 남성성을 끌어안은 로맨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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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림수가 뻔하긴 했지만 그래도 먹혔다. 요거트 CF에 출연한 유승호가 “누나, 아∼”라며 함박웃음을 짓자 대한민국 여자들의 다리에서 힘이 쏙 빠졌다. 93년생.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유승호는 특별한 별 아래 태어난 소년이다. 단정한 이마, 짙은 눈썹까지 꼬마일 적의 미태를 고스란히 유지해서만은 아니다. 그건 전적으로, 우리 모두가 그 성장의 목격자요, 일종의 보호자이기 때문이다. <집으로…>로 강렬하게 각인된 아역배우가 네모난 가상세계 속에서 쑥쑥 크고 자라 성인 직전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 그 지난한 세월을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응시한. 드라마 <태왕사신기>와 <왕과 나>, 영화 <마음이…> <서울이 보이냐> 등 웬만한 성인배우보다 연기 경력이 복잡한 그가 이름을 올린 작품들만 어느덧 열 손가락이 넘는다. 그리고 지금 175cm에 이른 그는 곧 180cm 고지를 찍길 바라고 있다.
<4교시 추리영역>은 또래 이성에
[유승호] 아역의 선을 넘어, 이제부터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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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상상 속 이병헌은 타고난 연인이다. 오래 기대 울 만한 넓은 어깨의 소유자는 산골 소녀에게 꽃을 선물받는 젊은 교사(<내 마음의 풍금>)이자 생사를 초월한 인연을 믿는 로맨티스트(<번지점프를 하다>), 시골 도서관 사서를 마음에 둔 서울 대학생(<그해 여름>), 심지어 세 자매를 매혹한 궁극의 연애 기술자(<누구나 비밀은 있다>)로, 이상형의 조건이 까다로운 여성들을 자신의 빛을 향해 끌어당겼다. 은근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구애하는 이 남자를, 어느 누가 쉽게 뿌리칠 수 있었으랴.
변화는 극적이어서 그는 단숨에 군신의 남자로 탈바꿈했다. <그해 여름>(2006)이 일종의 터닝포인트였다. 한때 남과 북의 경계에서조차 우정을 발견했던 군인(<공동경비구역 JSA>)이었던 그가 휴식의 터널을 지나 인정사정없이 단도를 내리꽂는 ‘나쁜 놈’(<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하 <놈놈놈>)으로
[이병헌] 칼은 내리고, 총을 들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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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가 개봉한 뒤, 김용화 감독이 주로 찾는 곳은 역시 극장이다. 그에게는 언론과 평단의 평가보다 관객의 표정이 가장 공신력있는 별점이기 때문이다. <국가대표>를 통해 기대했던 별점은 “벅찬 감동을 얻은 표정”이었다. 현재 김용화 감독이 받아든 별점은 기대 이상이다. “종영인사 겸해서 후반 30분을 같이 본다. 그 정도 반응이 나올 줄은 몰랐다. 남자들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눈물 흘리며 보더라. 심지어 내 미니홈피에 방문자 수가 늘어나는 현상도 처음 경험했다. (웃음)” 하지만 그가 본 풍경과 달리 <국가대표>의 감동이 진부한 신파에 지나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다. 말하자면 <국가대표>는 스포츠영화에 기대할 법한 감동코드가 잘 살아 있다는 평가와 그래서 평범한 스포츠영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평가 사이에 놓인 셈이다. <오! 브라더스>와 <미녀는 괴로워>를 통해 영리한 대중영화의 모델을 보여준 김용화 감독은 <국
[김용화] 신파라고? 그건 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