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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빈은 웃음이 헤프다. 어떨 때 웃는 웃음은 정말 ‘껄껄껄’이다. 동작은 크고 활달하다. 남자처럼 털털하고 괴짜처럼 보이기도 한다. 말하자면 주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사람이다. <여고괴담4: 목소리>(2005)에서 교실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던 소녀, <다세포소녀>(2006)에서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 그리고 세간의 화제가 됐던 ‘된장녀’ 이미지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박쥐>는 또 다른 변신이다. <다세포소녀>에서 이렇게라도 살아야 할까, 이렇게 사느니 그냥 죽는 게 낫지 않을까, 고민했던 소녀가 같은 고민을 전혀 다른 영화에서 하게 됐다. 그렇게 <박쥐>는 이전작들과의 단절이기도 하면서 ‘뭔가 상식적이지 않은 어떤 것’에 대한 매혹이 빚어낸 작품이다.
이제 김옥빈은 칸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 그런데 “보통 영화가 끝나면 바로 퍼지는 스타일이라 걱정된다”며 “<박쥐> 촬영 끝나고 오랜만에 스탭들을
[김옥빈] “나는 이제 막 시작한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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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남은 하루 세끼 꼬박 챙겨먹는다. 오전 7시 촬영인데도 아침은 챙겨먹고 나온다. 스스로도 ‘밥심으로 살아간다’고 말한다. 약속 시간도 정확하다. 매니저가 긴장할 정도라면 말 다했다. 취미는 동네 목욕탕 출입과 집 근처 대학 교정에서 배드민턴 즐기기. 인터뷰를 한 뒤 <7급 공무원>을 봤다면 밥 굶으면서 나라 지킬 순 없다는 홍 팀장의 일상을 더 들여다보고 싶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죽어도 사랑하라, 고 눈빛으로 말하던 <아는 여자>의 신비한 사고녀, 용의자의 치부를 북북 긁어대는 <박수칠 때 떠나라>의 여검사, 쌍욕으로 조폭들을 훈계하는 <거룩한 계보>의 여일, 길을 잃은 뒤 아이들에게 붙잡혀 다락에서 죽어가는 <헨젤과 그레텔>의 수정 등 그동안 그가 맡았던 인물들에 비하면 <7급 공무원>의 홍 팀장은 국정원 요원이긴 하지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캐릭터다. 이건 혹시 장진 감독의 자장 아래서 다양한 캐릭터 변주
[장영남] “배우라면 언제나 기회는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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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박쥐>는 올해 상반기 최고 기대작 중 하나다. ‘복수 3부작’ 이후 <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를 그의 ‘쉬어가는’ 영화로 생각했던 팬들이라면 더 조바심이 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박쥐>는 이미 오래전 박찬욱 감독이 <공동경비구역 JSA>(2000)를 끝내고 차기작 중 하나로 구상하며 송강호에게 출연을 제의했던 영화다. 그렇게 <박쥐>는 박찬욱과 송강호 두 사람이 오래도록 벼르고 벼른 영화다. 우정출연이었던 <친절한 금자씨>를 제외하면 <복수는 나의 것>(2002) 이후 박찬욱과 송강호의 사실상 7년 만의 만남이기에 그 기대는 더 크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의 ‘이상한 놈’ 태구로부터 <박쥐>의 ‘이상한 신부’ 상현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변신을 시도한 송강호를 만났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저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허락하소서. 살이
[송강호] 송강호는 송강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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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환은 물론, 배우다. 하얀 피부와 큰 키, 시원하게 뻗은 팔다리부터 매우 그럴듯한. 심지어 <영화는 영화다>에선 도맡은 캐릭터 자체가 영화배우였다. 하지만 배우의 클리셰, 그 점잖은 가면을 벗겨보니 전혀 다른 인물이 걸어나온다. 강지환에게 배우라는 아우라를 입힌 드라마쪽에서도 애초 남자다운 외모를 배반하는 유머스러움, 그 엇박의 매력에 반한 듯했다. <쾌도 홍길동>의 홍길동, <경성스캔들>의 선우완, <굳세어라 금순아>의 구재희 모두 멀쩡한 허우대 아래 허점을 감춘 인간적인 사내들 아니었나. <7급 공무원>의 이재준 역시 비슷한 종류의 남자다. 애인 안수지의 반복적인 거짓말에 지쳐 결별을 선언한 그는 국가정보원 요원으로 그녀와 조우한다. 옛 연인이 경력 6년차 베테랑 요원이니 큰맘 먹고 맞붙는다 한들 공력 차이는 무시할 수 없을 터. 신참요원의 지나친 열정을 코믹하게 변환하는 게 미션의 핵심이었다.
드라마로 얼굴을 익혔다
[강지환] 남자, 갈증을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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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아를 봤다. 사진촬영을 끝내고 조금 피곤해진 김하늘의 예민한 표정이 딱 드라마 <온에어> 속 오승아다. 어째야 할지 우물쭈물한 사이 그녀가 먼저 말했다. “신경쓰이세요? 저 발랄해요.” 그런데 그렇게 말해도 남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굳이 오승아 때문이 아니어도 비슷한 또래의 여배우들에 비해 더 많은 눈물을 흘렸던 김하늘은 언제나 깊은 고민을 안고 살 것 같은 배우다. 애잔한 표정의 김하늘보다 발랄한 김하늘이 더 사랑받았던 이유도 그 때문일 것이다. <로망스>와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김하늘은 <동감>이나 <피아노> <To heaven> 뮤직비디오의 김하늘 덕분에 더 많은 탄력을 받았다. 그녀에게 웃음과 눈물이란 양극단의 모습은 사실상 서로를 지탱해 준다.
<7급 공무원>의 안수지 역시 그녀의 욕심이 선택한 여자였다. 이 욕심은 <온에어>가 김
[김하늘] 폭주는 끝나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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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7급’이다. 전세계를 무대로 긴박한 첩보전에 목숨을 걸지만, 사실상 말단 공무원이나 다름없는 그들. 영화 <7급 공무원>은 국정원 요원들의 이러한 비애를 웃음의 소재로 삼은 영화다. 그리고 서로가 바로 옆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동료 요원인지 모르고 사랑에 빠진 두 남녀의 이야기다.
날이 갈수록 자글해지는 목주름 걱정과 홈쇼핑 중독에 빠진 요원 안수지, 그리고 첩보원이라는 직함의 겉멋을 즐기는 요원 이재준은 각각 여행사 가이드와 회계사라는 직업으로 서로를 속인다. 이들을 연기하는 배우는 이미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에서 만난 바 있는 김하늘과 강지환이다.
물론 이런 좌충우돌 소동극에서 그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며 애달픈 눈물을 흘리지는 않을 것이다. 두 배우의 전작들을 돌이켜본다면, <7급 공무원>은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영주와 드라마 <쾌도 홍길동>의 길동이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김하늘, 강지환] 쾌걸·쾌남의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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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게 좋은 거죠.” 충혈된 눈으로 윤도현이 말했다. 그가 속한 밴드 YB는 얼마 전 8집 음반 <<共存>>을 발표했고, 4월14일부터는 소극장 공연을 시작할 터. 그의 불그스레한 흰자위는 YB의 멤버들이 음악을 알리기 위해 얼마나 빡빡한 방송 스케줄을 소화하는지를 드러낸다. 그가 출연한 프로그램 중에는 <이하나의 페퍼민트>도 있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그가 진행하던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후신 말이다. “러브레터는 러브레터고 페퍼민트는 페퍼민트”라고 쿨한 척 말하지만, 사실 윤도현은 그 프로그램에 대한 그리움을 8집에 실린 <편지>라는 서정적인 노래를 통해 토로한다.
물론 YB를 대표하는 단어는 ‘서정성’보다는 ‘사회성’ 혹은 ‘전투성’이다. 3년 만에 발표한 앨범 <<共存>>은 유난히 사회적 메시지를 품은 노래가 많다. 젊은 세대들의 현실을 드러내는 <88만원의 Losing Game
[윤도현] “음악의 본질은 마음 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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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의 이강길은 ‘엄친아’ 형제들 사이에 낀 외톨박이였다. 성적은 밑바닥이었고, 늘 겉돌았다. 21살의 이강길은 충무로의 이름없는 저임금노동자였다. 선배들이 직배 반대 시위를 할 때 할리우드가 자신을 스카우트할 날만을 손꼽았다. 27살의 이강길은 신주쿠의 배고픈 이주노동자였다.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몸뚱이 하나로 사는 법을 배웠다. 33살의 이강길은 푸른영상의 늦깎이였다. 장난감 같은 비디오카메라로 삶을 찍는 동료들을 이해하지 못했다. 좌충우돌 그의 삶은, 그러나 여기까지다. 무엇이 그를 멈춰 서게 만든 것일까. 2000년, 3개월 약속으로 찾았던 계화도에서 그는 지난 10년을 뿌리내리고 살았다.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는 운동에 전념했고, ‘어부로 살고 싶다’는 사람들의 바람을 담았다. 4월16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 <살기 위하여>는 <새만금간척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 <새만금 핵 폐기장을 낳다>에 이은 그의 세 번째 연작이다. 두 손 들고 모
[이강길] “코믹다큐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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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예고편의 모습이 전부다. <엑스맨 탄생: 울버린>에서 대니얼 헤니는 몸에 꽉 맞는 슈트를 입고 쌍권총을 날린다. 울버린의 숙적 ‘에이전트 제로’. <007>의 첩보원을 연상시키는 이 변신은 헤니가 한국 팬에게 가한 최초의 ‘배신’이다. <울버린>의 작업이 진행된 지난 1년여, 그는 CF에서 여전히 특유의 미소를 유지한 채 사실은 모종의 ‘음모’를 실행해오고 있었다. 물론 그의 할리우드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라 여겨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젠틀함이라는 기대를 벗어버린 그의 변신은 낯설기만 하다. 외국어가 주는 ‘달콤함’과 ‘예의바름’을 벗어던진 헤니는 네이티브의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할리우드에서 좀더 터프하고 강한 남성을 드러낸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그의 진짜 캐릭터가 발현되는, 그를 제대로 알아야 할 순간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엑스맨 탄생: 울버린>(이하 <울버린>)의 촬영을 끝내고 짬을 내어 들른 한국행. 대니
[대니얼 헤니] 젠틀함을 벗어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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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 위험하다. 손에서 날카로운 강철손톱이 튀어나오는 그는 살아 있는 살생무기다. 온몸의 골격이 아다만티움이라는 특수 물질로 이뤄진 후천적 돌연변이 울버린. 그는 어떻게 돌연변이의 대열에 합류한 것일까. 울버린으로 불리기 전 그의 몸은 어떤 세상을 보고 만지고 맛보았을까.
<엑스맨 탄생: 울버린>은 150년 동안 지속된 울버린의 생애 중에서도 아주 초기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는, <엑스맨> 시리즈의 스핀오프격인 액션블록버스터다. 8년 전 울버린으로 내정됐던 더그레이 스콧이 하차한 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도박하듯 선택한 무명의 휴 잭맨이 스타덤에 오른 건 너무 잘 알려진 이야기. 유명세를 안긴 시리즈에 감사라도 표하듯 제작까지 겸한 새로운 <엑스맨> 영화를 촬영하면서 잭맨은 살인적인 의지로 울버린의 육체를 완벽하게 주형했다. 아침 4시에 일어나 단백질 위주의 음식을 소량 섭취하기. 아침 6시에 체육관으로 직행, 근육 운동에 열중하기. 정적 빅터
[휴 잭맨] 잔혹하지만 섹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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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얼마 만인가. 한때 오달수는 ‘충무로 최고의 조연 연기자’로 꼽히며 숱한 영화에 얼굴을 비췄다. 2006년만 해도 그가 이렇게저렇게 출연한 영화는 무려 9편. 하지만 언젠가부터 스크린에서 그를 만나는 건 어려워졌다. 2007년에는 <우아한 세계> 한편에 출연했고, 지난해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가루지기>에서만 모습을 드러냈다. 혹시 지나친 다작에 염증이 나서 그가 영화를 외면하는 건가, 아니면 너무 자주 보이는 모습에 질린 관객이 외면하는 건가, 궁금해하는 와중 오달수는 <그림자살인>을 통해 스크린에 ‘컴백’했다. <그림자살인>에서 그가 연기하는 순사부장 오영달은 헛다리 짚는 수사방식으로 웃음을 줄 뿐 아니라 연쇄살인사건의 열쇠까지 쥔 핵심 인물 중 하나다. 반가움이 앞서지만 궁금증도 풀어야겠다. 달수씨, 그사이 무엇을 하셨나요?
- 영화에서 얼굴을 보는 건 오랜만이다. 지난해 <가루지기>
[오달수] “나, 배우 아니면 노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