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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꼭 한번 다시봐야 할 케이트 블란쳇 필모그래피 베스트3
김소미 2023-02-23

<노트 온 스캔들><2006>

학생과 엮인 선생님이라는 점에서 범죄적이나 이 영화의 인물이 <TAR 타르>와 결정적으로 갈라서는 이유는 권력이나 명예를 전혀 쥐지 못했다는 데 있다. 그래서 케이트 블란쳇은 <노트 온 스캔들>에서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얼굴로 그려진다. 선 굵은 캐릭터들로 기억되는 블란쳇이지만 그의 진면목은 때로 비밀스러운 끌림, 금기시된 사랑과 페티시를 느끼는 인물의 표정을 아름답게 구사할 때 빛난다. <노트 온 스캔들>에서는 안타까움의 감정을 낳지만, <TAR 타르>에서 그 미학은 곧 공포도 불러들인다.

<블루 재스민>(2013)

<어디갔어, 버나뎃>은 <블루 재스민>의 케이트 블란쳇에 힘입은 상상력의 결과가 아닐까? 측은함과는 거리가 먼 이미지의 배우였던 케이트 블란쳇은, 놀랍게도 <블루 재스민>에서 인간의 허영이 한 사람을 얼마나 안쓰러운 지경으로 몰고 가는지 생생하게 해석한다. 전적으로 빛을 발한 것은 배우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직관과 유머 감각이다. 그는 비관과 우울, 그리고 극도의 불안에 빠진 사람도 얼마나 재치 있게 그 디테일을 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어떤 표본을 보여준다.

<캐롤>(2015)

케이트 블란쳇은 27년간 평탄한 결혼 생활을 유지하며 4남매를 기르는 헤테로 섹슈얼이지만 2000년대 그의 두 역작 <캐롤>과 <TAR 타르>가 모두 레즈비언 캐릭터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의 재능과 연기력만을 논하기보다 그가 얼마나 꾸준히 대중과 밀착해왔는지를 짚어야 할 듯싶다. 블란쳇은 시대가 주인공으로 요구하는 인물형을 흡수하면서 녹슬지 않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게다가 두 영화의 주인공은 오직 중년의 레즈비언이라는 공통점만 있을 뿐, 갈라드리엘과 헬라만큼이나 극단의 양상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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