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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국 세계의 롤러코스터 모험담, <앤트 불리>
김도훈 2006-09-26

3D 입체안경을 쓰고 아이맥스의 거대한 화면으로 바라보는 소인국 세계의 롤러코스터 모험담.

<앤트 불리>는 디즈니 실사영화 <애들이 줄었어요>(1989)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개미>(1998)의 기본 아이디어를 결합해놓은 3D애니메이션이다. 개미만큼 작아지는 ‘호호 아줌마’나 동화 ‘엄지공주’, SF영화 <마이크로 결사대>(1966) 등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일상적인 사물들이 비일상적으로 거대하게 변하는 순간은 언제나 즐길 만한 스펙터클을 제공해왔다. <앤트 불리> 역시 이같은 소인국적 상상으로부터 영화적 즐거움을 빚진 모험담이다.

교외 마을의 10살짜리 안경잽이 소년 루카스(자크 테일러 아이젠)는 우울한 청춘이다. 사춘기 누나는 나날이 구박에, 할머니는 외계인의 침략에 전전긍긍하는 음모론자이며, 덩치 큰 골목대장은 몸집이 작은 루카스를 괴롭히는 게 취미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루카스는 마당에 있는 개미집을 망가뜨리며 기분을 풀곤 한다. 이런 루카스를 ‘파괴자’라 부르며 두려워하던 개미들은 마침내 묘안을 찾아낸다. 마법사 개미 조크(니콜라스 케이지)가 묘약을 발명해 루카스를 개미 크기로 줄어들게 만든 것이다. 개미왕국에서 재판을 받은 루카스는 이제 여왕(메릴 스트립)의 명에 따라 개미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루카스는 친절한 간호사 개미 호바(줄리아 로버츠)의 도움을 받으며 점점 개미사회의 일원이 되어가기 시작하고, 자신의 잘못 또한 깨달아간다. 그러나 해충퇴치업자가 등장하자 개미와 루카스의 세계는 파멸 위기에 놓인다.

존 니클의 원작 <개미나라에 간 루카스>와 마찬가지로 <앤트 불리>는 어린이 관객을 위한 자그마한 교훈극에 가깝다. <천재 소년 지미 뉴트론>(2001)의 존 A. 데이비스 감독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살아가는 것의 중요함과 커다란 몸집을 가진 것이 결코 권력이 될 수는 없다는 교훈을 어린이 관객에게 들려준다. 다 자란 성인 관객이 <앤트 불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서울 용산, 인천과 부산에 각각 위치한 CGV 아이맥스관에서 <앤트 불리: 3D IMAX 체험>을 관람하는 것이 좋다. 3D 안경을 쓰고서 거대한 개구리에게 쫓기고, 말벌 등에 업혀 잔디 위를 날아다니고, 끝이 없는 개미굴로 떨어져내리며 소리를 지르다보면, 3D영화를 더이상 낡고 철지난 테크놀로지로 취급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단, 아이맥스 버전으로 관람할 때 줄리아 로버츠와 니콜라스 케이지 등 일급 배우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은 포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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