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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이상한 멜로드라마 <미후네>

도그마식 러브라인 지수 ★★★★ 도그마식으로 화면 흔들려서 토 나오는 지수 ★ 도그마식 또라이 지수 ★★☆

‘도그마’라는 말이 강렬하게 들리던 때가 있었다. 세트 촬영을 금하고 로케이션으로만 촬영하기, 삽입곡 넣지 않기, 핸드헬드만 사용하기, 필터 사용 금지 등 1995년경 도그마 서약이라는 10가지 정도의 규약을 정한 뒤 그걸 이행하겠다고 뭉친 몇몇 덴마크 감독들의 작품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영화를 가공하지 않으면서 리얼리티를 포착하겠노라 선언했던 것이고 당시에는 관심도 많이 끌었다. 도그마는 라스 폰 트리에의 <백치들>, 토마스 빈터베르크의 <셀레브레이션>까지 화려하게 이어졌고 세 번째 작품에 해당하는 것이 소렌 카우 야콥슨의 이 영화 <미후네>다.

크라이스텐(아나스 베틀슨)은 코펜하겐에서 성공한 회사원이다. 어떤 전략(?)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 길은 없지만 사장의 딸과 결혼까지 했다. 어딘가 그들의 관계가 종속적이라는 느낌을 줄 때쯤 시골집에서 크라이스텐에게 전화가 온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큰 농장을 운영한다는 크라이스텐의 말과 달리 그가 도착한 고향집은 더럽고 추레하기 이를 데 없다. 거기에는 게다가 지체장애자인 형 루드(예스퍼 에스홀트)가 기다리고 있다. 크라이스텐은 루드를 맡기고 어서 도시생활로 돌아가고 싶어 가정부를 구하는데 그때 콜걸 생활에 진력이 난 리바(이븐 야일리)가 이 집에 가정부로 들어온다. 마침 크라이스텐의 시골집을 방문한 아내가 이런 상황을 모두 목격하고 결국 이혼까지 가게 된다. 크라이스텐은 방황하지만 점점 리바에게 마음이 끌리고 그녀의 말썽쟁이 남동생 비야크(이밀 타딩)까지 이 집에 머물도록 허락한다. 그리하여 생전에 만난 적 없던 이들이 한 가족처럼 식탁에 모여 앉는다.

도그마 서약자들의 전작을 보지 않은 경우라면 <미후네>의 구성과 표현법이 일단 꽤 흥미로울 수 있다. 거참 이상한 멜로드라마로구나, 라고 생각할 만하다. 사랑에 관한 그 달콤하고 멋들어진 수사 하나 없이 진격하듯 만들어진 이 멜로드라마의 면모는 충분히 매력있다.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도 탔다. 하지만 도그마 서약자들의 다른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너무 양호해서 재미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쨌든 앞의 두 작품이 정서적으로 격렬하고 표현상 숨김없는 데 비해 <미후네>는 조절과 조율이라는 나름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제작연도는 1999년.

Tip/ 제목 <미후네>는 일본의 대배우 미후네 도시로의 이름에서 따왔다. 영화에서 주인공 크라이스텐이 형 루드를 위해 <7인의 사무라이>에 출연한 도시로 미후네의 흉내를 내는 것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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