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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 형제 특유의 지독한 유머 <헤일, 시저!>
문동명 2016-03-23

캐피틀 영화사의 총괄 제작자 에디 매닉스(조시 브롤린)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해내는 실력자다. 영화사의 대규모 영화 <헤일, 시저!>의 촬영이 진행되던 중에 주연배우 베어드 히트록(조지 클루니)이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으레 있던 잠적이라고 여기지만 스스로를 ‘미래’라고 칭하는 납치단은 거액을 요구한다. 에디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사이, 감독 로렌스 로렌츠(레이프 파인즈)는 액션스타 호비 도일(엘든 이렌리치)의 발연기에 짜증을 내고, 인기 여배우 디애나 모란(스칼렛 요한슨)은 계속 스캔들을 일으킨다.

<헤일, 시저!>는 50년대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향한 애정으로 가득하다. 당시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는 웨스턴, 싱크로나이즈, 뮤지컬 등 50년대 인기 장르의 컨벤션을 모범적으로 구현한다. 역대급이라 할 만한 배우진은 모두 각자의 캐릭터를 능수능란히 소화해 코언 형제 특유의 지독한 유머를 마음껏 늘어놓는다. 그럼에도 <헤일, 시저!>의 주인공은 에디 매닉스다. 영화는 오프닝에서 그의 업무가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고 설명하고는 이틀째 잠들지 못하고 영화 현장을 종횡무진하는 그를 따라간다. 그리고 유독 공들여 찍었지만 어디까지나 곁가지에 불과해 보이는 촬영현장 시퀀스들이 에디를 에워싼다. 당시 할리우드 ‘시스템’의 현신(영화 속 대부분의 캐릭터들은 실존 인물을 빗대어 만들었다)이라 할 만한 이 대목들은 에디의 주변에 서서 그가 감당하는 피로를 보다 확실히 대변한다. 대중영화로서의 유희에 충실하면서 보이지 않는 실체를 가시적인 설명 없이 관객에게 전달해내는 감독의 솜씨가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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