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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품을 오마주한 공포 영화 속 장면 모음

이미지를 창조하는 영화감독은 미술 작품의 필연적 영향 아래에 있다. 예술의 영역 안에서, 영화와 미술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유명 미술 작품이 영화로 탄생한 흥미로운 사례가 무수한 가운데, 특히 호러 영화에서 오마주 된 기이한 장면들을 포착했다. 시간이 흘러도 여전한 영감을 선사하는 예술의 힘은 실로 경이롭다.

웨스 크레이븐 <스크림>

/ 에드바르 뭉크 <절규>

명화를 오마주 한 영화 가운데 <스크림>을 빼놓을 수 없다.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듯한 기괴함이 인상적인 뭉크의 <절규>는 살인마 고스트 페이스의 가면으로 <스크림>에서 차용됐다. <나홀로 집에>의 주인공 케빈(맥컬리 컬킨)이 같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영화 <스크림>

에드바르 뭉크 <절규>

짐 셔먼 <록키 호러 픽쳐 쇼>

/ 그랜트 우드 <아메리칸 고딕>

금기를 넘나드는 도발적인 에너지로 컬트 영화의 대명사가 된 <록키 호러 픽쳐 쇼>. 명화 오마주 신은 첫 시퀀스에 나온다.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한 자넷(수잔 서랜든)과 브래드(베리 브스트윅)가 노래를 부르며 결혼을 약속한다. 둘 사이에 코러스를 넣는 의문의 남녀. 삼지창을 든 채 성당 문 앞을 지키고 선 이들이 바로 <아메리칸 고딕>을 흉내 낸 장면이었다.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할 만큼 유명한 그림이다.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

그랜트 우드 <아메리칸 고딕>

다리오 아르젠토 <서스페리아>

/ M. C. 에셔 <여덟 개의 머리> 외 다수

이탈리아의 지알로 호러 <서스페리아>. 화려한 미장센을 특징으로 하는 장르답게 다수의 장면에서 미술 작품을 포착할 수 있다. 유독 이 영화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을 주로 사용하는 판화가 M.C. 에셔의 작품이 대거 차용됐다. 기이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무용학교의 기숙사. 벽지와 바닥의 문양을 유심히 살펴보자.

영화 <서스페리아>

M.C. 에셔 <여덟 개의 머리>

영화 <서스페리아>

M.C. 에셔 <하늘과 물>

영화 <서스페리아>

M.C. 에셔 <플로르 드 파스쿠아>

영화 <서스페리아>

(왼쪽부터) M.C. 에셔 <벨베데르>, <폭포>

M.C. 에셔 <볼록렌즈와 오목렌즈>

다리오 아르젠토 <써스페리아 2>(영문 제목: 딥 레드)

/ 에드워드 호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다리오 아르젠토가 <서스페리아>보다 2년 먼저 만든 작품, <딥 레드>는 늦게 개봉했다는 이유로 국내에선 <써스페리아 2>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다. 물론 내용상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 <써스페리아 2>에는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담겼다. 이 작품은 영화, 광고 등에서 셀 수 없이 오마주 되기도 했다. 그만큼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의 작품들을 살아있는 영상으로 탄생시킨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도 참고할 만하다.

영화 <써스페리아 2>

에드워드 호퍼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알프레드 히치콕 <싸이코>

/ 에드워드 호퍼 <철로 위의 집>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까지 에드워드 호퍼에게서 영향을 받았음을 고백했다. 대표작 <싸이코>에서 베이츠 모텔의 운영자 노먼 베이츠(안소니 퍼킨스)가 살고 있는 집은 호퍼의 <철로 위의 집>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왔다. 건물의 외형뿐 아니라 호퍼 그림마다 두드러지는 빛과 그림자의 표현까지 닮아있는 집이다.

영화 <싸이코>

에드워드 호퍼 <철로 위의 집>

윌리엄 프리드킨 <엑소시스트>

/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

르네 마그리트는 모든 예술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 상부는 낮을, 하부는 밤을 묘사한 초현실주의 작품인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이 오컬트 영화의 고전 <엑소시스트>에서 오마주 됐다. 물론 낮과 밤의 공존까지는 담아내지 못했지만 말이다. 이 장면은 <엑소시스트>의 포스터에도 사용됐다.

영화 <엑소시스트>

르네 마그리트 <빛의 제국>

김성호 <거울 속으로>

/ 르네 마그리트 <재현되지 않다>

국내 공포영화에서 르네 마그리트의 흔적을 찾았다. 김성호 감독의 <거울 속으로>는 ‘거울을 마주한 나와 다른 곳을 응시하는 거울 속의 나’를 표현한 장면이 등장한다. 거울 속의 남자와 거울 밖의 남자가 마주 보지 않는 마그리트의 <재현되지 않다>에서 영감을 받은 장면이다. 감독은 “자신의 반영이라고 생각되는 거울 속 내 모습이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나를 배신한다면, 거기에서 공포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재현되지 않다>는 마그리트가 그린 미국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의 초상화다. 먼로 독트린(Monroe doctrine, 고립주의 외교 방침을 선포한 미국 최초의 외교 선언)을 강행한 대통령의 거울 속 남자가 살아서 움직인다는 의미였다.

영화 <거울 속으로>

르네 마그리트 <재현되지 않다>

※ 경고! 아래 제시된 이미지는 다소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샘 레이미 <드래그 미 투 헬>

/ 르네 마그리트 <초상화>

B급 엽기 호러의 대가 샘 레이미는 <드래그 미 투 헬>을 통해 마그리트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악마에게 시달리던 주인공 크리스틴(알리슨 로먼)이 남자친구의 부모님과 식사를 하던 중 케이크 조각을 보곤 소스라친다. 케이크 속에서 눈알 하나가 나타났고, 이어지는 장면은 크리스틴이 포크로 눈을 찌르는 장면이다. 마그리트의 <초상화>에는 접시 위의 햄 스테이크 정 가운데 눈 하나가 떡하니 우리를 응시하고 있다. 바로 옆에 놓인 포크까지, 긴장감이 느껴지는 기이한 초상화다.

영화 <드래그 미 투 헬>

르네 마그리트 <초상화>

기예르모 델 토로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 프란시스코 고야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기괴한 비주얼과 서사로 중무장한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에서 ‘눈알 괴물’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캐릭터다. 영화 속에는 눈알 괴물이 요정들을 집어먹는 끔찍한 장면이 나온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악마의 그림’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화가 고야의 작품에서 영향받은 장면이다. 제목까지 오싹한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는 은둔하던 70대의 고야가 그린 검은 그림 연작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원래 제목은 <무제>였으며, 그림을 본 사람들이 추측해 제목을 지었다.

영화 <판의 미로 -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프란시스코 고야 <아들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

타셈 싱 <더 셀>

/ 오드 너드럼 <새벽>,

데미안 허스트 <모든 것에 내재하는 거짓말을 받아들임으로써 얻어지는 약간의 편안함들>

무의식으로의 여행을 펼쳐 보인 타셈 싱의 <더 셀>. 꿈속 공간에서 세 명의 여인이 이상한 자세로 중얼거리는 장면이 있다. 기묘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정평이 난 <더 셀>에서도 가장 섬뜩한 장면으로 손꼽힌다. 기괴한 예술 세계를 자랑하는 오드 너드럼의 <새벽>에 대한 오마주다.

또 다른 충격적인 장면을 꼽는다면 단연 데미안 허스트의 <모든 것에 내재하는 거짓말을 받아들임으로써 얻어지는 약간의 편안함들>을 오마주한 장면이다. 토막 난 말을 일렬로 줄 세워 전시한 이 작품은 당시 논란과 찬사의 대상이 됐고, 데미안 허스트는 현대 미술의 살아있는 거장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영화 <더 셀>

오드 너드럼 <새벽>

영화 <더 셀>

데미안 허스트 <모든 것에 내재하는 거짓말을 받아들임으로써 얻어지는 약간의 편안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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