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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 충무로 파워 50 - [5] 31위~40위
2002-05-03

누가 한국영화산업을 이끄는가

31 하성근 KTB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본부장 NEW

삼성영상사업단 한국영화팀장을 시작으로 충무로와 연을 맺었다. 이후 벤처캐피털 KTB네트워크로 자리를 옮겨 영화쪽 투자심사를 맡았다. 올해 순위에 오른 것은 KTB네트워크에서 떨어져나와 영화전문투자회사의 꼴을 갖춘 KTB엔터테인먼트의 영화사업본부장을 맡아 운신의 폭을 넓혔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출범하자마자 안정적인 배급라인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강제규필름, 에그필름, 삼성벤처투자 등과 손잡고 A-LINE이라는 배급망을 만들었다. 현재 예상하는 올 한해 투자 규모는 12편에 250억원 정도다.

지나온 1년 분사하고 너무 바쁘게 보냈다. <소름>부터 <복수는 나의 것>까지 의미있는 투자였다고 판단한다. 다만 흥행타율이 저조해서 고전했고 위축됐던 것은 사실이다.

앞으로 1년 수익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모기업 아래서는 자금이 풍부해서 그런 걱정이 없었는데, 떨어져 나온 데다 <아 유 레디?> 등 기대만큼 리스크가 큰 작품들에 투자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상업적인 성공여부를 주요 판단 기준에 놓고 투자할 계획.

32 박찬욱 감독 43위

<공동경비구역 JSA>로 단숨에 흥행감독으로 떠오른 그는 올해 <복수는 나의 것>으로 기묘한 반전을 이뤄냈다.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선 <복수는 나의 것>은 박찬욱 감독이 앞으로 만들 영화들도 쉽게 짐작할 수 없는 작품이 되리라는 예상을 하게 한다. <복수는 나의 것>은 흥행에 실패했지만 영화인들 대부분은 그가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이라는 데 별로 이의를 달지 않는다. 분명한 것은 그가 다른 감독들과 달리 일찌감치 자기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같은 주제나 스타일을 탐구하는 인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변화무쌍함이 그의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더 높여놓고 있는지도 모른다.

지나온 1년 <복수는 나의 것> 연출.

앞으로 1년 흡혈귀 영화를 비롯, 여러 편의 기획을 놓고 검토중. 어쨌든 차기작은 에그필름에서 제작할 예정이다.

33 권혁조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한국 지사장 43위

한국영화 초강세에 밀려 지난해 파워 50 바깥으로 밀렸다가 올해 다시 진입했다. 직배사 관계자로서는 유일하다. 그에 대한 높은 평가는 지난해 서울서 87만명을 불러들인 <버티칼 리미트>의 성과와 올해 개봉할 <스파이더맨> <맨 인 블랙>에 대한 기대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무엇보다 한맥영화의 <실미도>에 미국 본사의 투자를 이끌어낸 추진력이 가장 큰힘으로 작용한 듯하고, 이 영화의 전세계 수익배분을 한국식 5 대 5로 결정했다는 점이나, 국내 배급권을 자사가 아닌 시네마서비스에 넘겼다는 사실 또한 영향을 끼쳤을 것. “직배사도 로컬영화에 투자해야 비중과 인지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소신을 가진 그는 현재 소니픽처스 아시아로 하여금 한국영화 2편에 투자하도록 연결시키고 있으며, 또 다른 한국영화 1편의 투자를 협의중이다. 11년 동안 국내 최장수 미국 직배사 사장을 하고 있는 그는 대우전자 과장 시절 무작정 미국으로 날아가 콜럼비아의 비디오 판권을 구입한 바 있는 뚝심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나온 1년 한국영화 강세에 눌려 멀티플렉스의 증가세에 부응하지 못했다. 하지만 <버티칼 리미트>는 우리 회사의 흥행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앞으로 1년 <스파이더 맨> <맨인블랙2> <스튜어트 리틀2> <패닉 룸> <트리플X> 등 콜럼비아 라인업이 화려하다. 그리고 <실미도>를 비롯한 한국영화 4편에 대한 투자를 통해 한국영화계에서의 입지도 넓혀나가겠다.

34 최평호 CJ엔터테인먼트 상무 NEW

제일제당 시절부터 이강복 대표와 호흡을 맞췄던 최평호 상무는 이강복 대표보다 일찍 CJ의 영화사업에 합류, CJ엔터테인먼트의 제작투자, 배급, 마케팅 등 전반적인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코스닥 등록 준비에 전념한 만큼 올해부터 한국영화 제작, 투자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각오. <공동경비구역 JSA>의 일본 직배, <무사>의 중국 직배 등 해외 배급에도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지나온 1년 코스닥 등록이 가장 큰 성과. 명필름, NABI픽처스, 영화사 봄 등과 지분 교환을 통한 제휴관계를 맺었고 튜브와는 투자, 배급을 통한 협력관계를 맺었다.

앞으로 1년 제휴관계를 맺는 제작사를 늘려 1년에 15편을 안정적으로 배급하도록 할 계획.

35 황우현 튜브픽처스 대표 NEW

<집으로…>의 성공 뒤에는 황우현 대표가 자리하고 있다. 다른 영화사로부터 퇴짜맞은 이 프로젝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그는 오히려 이정향 감독에게 파격적 조건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밀어붙였다. 주위의 우려에도 불구, 과감한 마케팅을 펼친 것도 그의 주장 때문이었다. 첫 작품 <파이란>과 <집으로…>로 튜브픽처스를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로 소문나게 했다. 그동안 추진했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대로 서서히 튜브엔터테인먼트에서 픽처스로 무게중심을 옮길 계획.

지나온 1년 회사에 많은 변화가 있어 정신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마음고생이 많았다. 아쉬움도 크지만 배운 게 많아서 만족한다. <집으로…>의 성공이 가장 보람있다. 이 기쁨을 튜브엔터테인먼트에서 같이 일하던 친구들과 함께하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1년 영화제작에 전념할 계획이다. 7월 크랭크인 예정인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를 비롯해 <동정없는 세상> <개와 늑대의 나날>을 만들 계획이다. 이정향, 이시명 감독과도 다시 만날 기회를 갖고 싶다.

36 정훈탁 싸이더스 매니지먼트 사업부 이사 NEW

그가 선정된 것은, 30명에 달하는 배우를 거느린 유력 매니지먼트 업체의 지휘자라는 이유뿐 아니라 시나리오 캐릭터에 적절한 연기자를 찾아내는 캐스팅 디렉터로서의 역할까지 선구적으로 수행해낸 탓으로 보인다. <엽기적인 그녀>를 시작으로 <달마야 놀자> <정글쥬스> <몽정기> <연애소설> <마들렌> <명랑소녀 성공기> 등에서 캐스팅 디렉팅을 해온 그는 현재 일주일에 5∼6편의 시나리오를 꼼꼼히 분석하며, 배우와 영화를 동시에 살릴 방안을 찾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나온 1년 재미있었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이켜볼 여유가 없이 할 일이 많다.

앞으로 1년 매니지먼트를 좀더 산업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또 배우 중심의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도록 자체에서 공모행사를 열 계획도 있다. 그리고 새로 출범하는 싸이더스 HQ에서 대표를 맡을 것 같으니 더 바빠질 것 같다.

37 한석규 배우 23위

99년 <텔미썸딩>을 끝으로 3년간 스크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지만 한석규는 여전히 캐스팅 1순위의 배우다. 올해 그는 <이중간첩>으로 돌아온다. 그간 <광우> <제노사이드> 등이 차기작으로 거론됐으나 결국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쿠앤필름과 힘픽처스가 공동제작하는 영화 <이중간첩>이다. 고소영과 함께 출연하는 이 영화는 위장귀순한 북파간첩이 북과 남, 양쪽에서 버림받는 과정을 그릴 예정이며 5월 첫 촬영에 들어가 내년 초 개봉할 계획.

지나온 1년 “영화출연을 쉰 지난 3년간은 영화에 대해, 연기에 대해 어느 정도 편안한 마음으로 대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스린 시기였다.”

앞으로 1년 “<이중간첩>이 내가 생각했던 영화가 될 수 있게끔, 시간이 흘러도 괜찮다는 말을 들을 수 있게끔 열심히 할 생각이다.”

38 석명홍

씨네라인II 대표이사 NEW

<친구>의 힘은 계속된다. 1986년 단국대 시각디자인과 졸업 후 영화광고 및 마케팅 전문회사 시네시티를 만들어 영화마케팅을 해오다가 <친구>로 영화제작을 시작했다. 1998년부터 영화제작을 준비했고, 세 작품이 엎어진 이후 네번째 프로젝트 <친구>가 작품화됐다. 그의 무기는 20년 가까이 2700편가량의 영화 홍보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오며 단련한 감각. 첫작품 <친구>가 국내 거의 모든 흥행기록을 경신하며 충무로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지나온 1년 첫 영화 <친구>가 성공을 했다. 내가 기획한 영화가 관객의 검증을 받아 기쁜 한해였다.

앞으로 1년 한국인의 보편적인 정서를 건드리는 영화, 관객층의 세대를 넓혀가는 영화를 만들 계획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의 동양무협버전 , 판타지멜로 <오로라>, 한국 최초 여류비행사의 이야기 <청연>, 서커스 단장의 일대기 <광대> 등을 준비중이다.

39 유오성 영화배우 NEW 요철이 분명한 얼굴선을 따라 부드러움과 강함을 명암처럼 새긴 이 배우는 <비트> <간첩 리철진> <주유소 습격사건> 등의 작품을 거치는 동안 주조연에 상관없이 영화 전체를 무섭게 장악해왔다. 특히 <친구>의 깡패보스 준석 역에서 보여준 대범하면서도 소름끼치는 연기는 관객의 뇌리에 깊이 남았다. <친구> 이후 곽경택 감독과 함께 링 위에서 삶을 마감한 고 김득구 선수의 일대기를 담은 <챔피언> 촬영에 몰입했다.

지나온 1년 어떤 연예 프로그램에서 <챔피언>을 위해 기른 머리를 보고 “혹시 가발이에요?” 하고 묻기에 하도 기가 막혀 “일년 동안 가발써요?”라고 대답했다. <친구> 이후 1년 동안, 머리카락 한올까지 모든 힘과 에너지를 <챔피언>에 쏟았다.

앞으로 1년 다음 시나리오는 검토중이다. 연극, 드라마, 영화 필드를 구분짓지 않고 좋은 작품이 있으면 하고 싶다. 하지만 급하게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아직 연기에 대해서는 배워야할 게 많은 배우라 공부하는 기간을 좀 가질 예정이다.

40 안성기 영화배우27위

‘한국영화계의 홍보대사’ 안성기가 갖고 있는 파워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근하고 크다. 얼마간의 순위변동과 무관하게 안성기는 연기자로서 또 공적 책임을 마다하지 않는 중견 영화인으로서 한국인의 깊은 신뢰를 변함없이 유지해온 드문 배우다. 지난 1년 동안 <무사>와 <흑수선>, 그리고 곧 개봉할 <취화선>에 출연하며 전성기 못지 않은 연기력과 활동력을 보여줬다. 출연작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도 한국영화계 전체판도를 고려할 만큼 사려깊은, 한국 배우들의 맏형.

지나온 1년 지난 한해는 우리 영화가 잘되긴 했지만 내용이 부실한 한해이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1년 좋은 영화를 계속 할 것이다. <피아노 치는 대통령>에서 주연을 맡으며, 인디컴의 뮤지컬영화 <뮤지컬레이디>에서는 노래도 한다. 좀 무리라 망설였지만, 우리 영화의 장르를 넓히는 데 한몫 하고자 출연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