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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할리우드라는 단어가 극장보다 일상에 더 밀착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극적인 반전과 해피엔딩이라는 할리우드의 보통명사적 특징을 걸러서 본다면 말이다. 지금은 찌질하지만 언젠간 보란 듯이 성공하겠어라는 순수한(순진한?) 개인적 열망에서부터 최근 부동산 투자, 주식 투자의 광풍에 이르기까지 사실 따지고 보면 모두가 ‘할리우드 엔딩’을 향한 치열한, 또는 안쓰러운 몸부림 아니겠는가.
하지만 나처럼 지적이면서 냉철한 사람들은 할리우드적 욕망이 가진 무모함과 위험성을 익히 알기 때문에 후배나 동료들의 할리우드적 꿈과 희망을 깨는 데 최선을 다한다. “네 여자친구가 진짜 널 좋아한다고 생각해? 월급 통장 보여주면 당장 도망갈걸”이라거나 “어차피 좀 있으면 회사 잘리고 공공근로사업에 나가게 될 텐데 뭘 그렇게 열심히 일해”라는 등 지혜로운 조언을 해주면서 말이다.
그래서 인생의 정답이 할리우드 엔딩에 대한 냉소에 있는가 하면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사랑은 영원하지 않고, 열심
[냉정과 열정 사이] 할리우드 엔딩이 아니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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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이 중국전영자료관에서 발굴, 수집한 1930, 40년대 극영화들은 기록으로만 존재했던 역사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그간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통해 공개된 여러 작품 중 네편이 <발굴된 과거>라는 이름의 DVD 박스 세트로 선보인다. 네 영화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 말기에 만들어진 것들인데, 당시는 1940년 1월에 조선총독부가 조선영화령을 공포하고 조선영화인협회가 설립된 데 이어 1942년 9월에 조선영화주식회사가 발족할 때다. 영화인들의 생존권이 박탈당하고 기존 영화사의 재산이 모조리 빼앗긴 ‘신체제’하에서 조선영화는 일본의 전쟁수행을 위한 선전도구로 전락했다. 1930년 전후 조선영화의 민족저항주의나 ‘카프’가 강령으로 내건 ‘무기로서의 예술’ 같은 에너지라곤 찾을 길이 없는 네편 영화를 대하는 마음이 씁쓸할 수밖에 없다. 최인규의 1941년작 <집 없는 천사>는 거리 부랑아들의 생생한 삶과 그 아이들을 돌보는 남자의 가상한 노력을
슬픈 웰메이드, <발굴된 과거: 일제시기 극영화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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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의 영화는 위험했다. 강원도 시골 총각으로 분한 <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희철이나, 반항과 애교를 함께 품고 있던 <늑대의 유혹>의 태성, 사형수의 세월을 눈물과 사랑으로 토해냈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윤수는 모두 강동원이란 피사체가 갖고 있는 이미지를 배반하고 위협했다. 큰 키와 작은 얼굴, 여리게 떨어지는 팔과 몸의 라인은 영화란 텍스트를 담아내기에 서툴러 보였고, 슬랩스틱코미디(<그녀를 믿지 마세요>)의 친근함, 애달픈 사랑(<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뜨거운 눈물은 마치 그의 것이 아닌 양 어색해 보였다. 그의 정적인 이미지를 최대한 살려낸 영화 <늑대의 유혹>에서조차 그는 애교 섞인 대사와 누나란 호칭 앞에서 왠지 주저하는 것 같았다. 웃음을 주기에 그는 냉정해 보였고, 사랑을 하기엔 다소 무심해 보였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두 남녀의 애절한 사연보다는 강동원과 이
[강동원] 미스터리를 유영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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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인터뷰 - 스포일러 있음>
영화<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배우 윤소시와 TV씨네21과의 만남!!
배우 윤소시가 풀어놓는 영화 안팎의 이야기를 블루스크린을 통한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나에게 연기란 숨쉬기 운동 같은 것"
"굉장히 힘들어 했던 장면이었는데, 찍고 나니.."뭐야~"
"감독님이 윤소시를 캐스팅하게 된 오디션 현장 이야기"
영화속 장면을 함께 보고 듣는 TV씨네21의 영상인터뷰
영화<저수지에서 긴진 치타>의 배우 윤소시의 영상인터뷰를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눌러 주세요.
[윤소시] 힘들어 했던 장면이었는데, 찍고 나니…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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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인터뷰 - 스포일러 있음>
영화<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양해훈 감독과 TV씨네21과의 만남!!
양해훈 감독이 풀어놓는 영화안 밖의 이야기를 블루스크린을 통한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우연히 지나간 버스한대에 꺄~악~ 소리를 질렀던 장면"
"촬영스텝의 도움으로 최적의 헌팅장소를 만나 촬영하게 된 경험"
"관객의 무의식까지 생각한 디테일한 연출"
영화속 장면을 함께 보고 듣는 TV씨네21의 영상인터뷰
영화<저수지에서 긴진 치타>의 양해훈 감독의 영상인터뷰를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눌러 주세요.
[양해훈] “표와 제휘는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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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의 미모가 빛을 발했다. 이명세 감독이 연출하고 강동원이 주연한 영화 <M>이 10월 25일 오후 10시 현재 약 30%의 예매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맥스무비의 집계에 따르면 20대 관객이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중 여성관객이 80%의 지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의 선전으로 지난 10월 18일 개봉해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바르게 살자>는 2위로 내려왔다. 현재 집계된 바에 따르면 <바르게 살자>의 예매율은 약 25%. 2주차를 맞은 영화의 예매율에 비해서는 아직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3위는 약 15%의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는 <궁녀>가 차지했다. 독특한 소재와 완성도로 주목받은 작품이지만, 18세 이상관람가라는 점과 영화의 몇몇 잔혹한 묘사가 관객들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4위는 <레지던트 이블3>와 <어깨너머 연인>등의 지난 주 개봉작
오빠가 왔다. 강동원 주연의 , 예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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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방비도시다. 작열하는 자외선에 무방비인 얼굴이 화끈거린다. “한국에도 이런 데가 있었네.” 선크림으로 번들거리는 얼굴의 스탭 몇명이 디카를 꺼내들고 정박한 요트를 찍고 있다. 시가 43억원에 하루 대여비만 600만원이 넘는다는 옅은 크림색의 초호화 요트 주위로는 카메라와 장비들을 설치하는 스탭들의 손길이 점점 빨라진다. 10월15일, 부산국제영화제의 환호성도 모두 사라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김명민과 손예진 주연의 신작 <무방비도시>의 막바지 촬영이 한창이다.
국내 최고의 엘리트 형사들로 구성된 한국의 FBI 광역수사대. 날카로운 직감을 가진 베테랑 형사 조대영(김명민)이 기업형 소매치기 사건을 전담하면서 <무방비도시>는 시작된다. 문제는 국제적인 소매치기 조직인 삼성파의 리더가 아름다운 외모를 지닌 여인 백장미(손예진)라는 사실이다. 소매치기 기업의 뒤를 캐기 위해 잠복수사를 벌이던 조대영이 라이벌 조직한테 쫓기던 백장미를 구해주면서 애정과 직업윤리를
형사와 팜므파탈의 무방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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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고집세네, 씨팔!” 현장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걸쭉한 욕지거리를 내뱉는 사람은 아니나 다를까 김해곤 감독이다. 10월17일 밤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차려진 <숙명> 촬영현장, 김해곤 감독은 두만 역을 맡은 민응식에게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다. “아니 씨벌, 고개를 좀 들라고 하는데 그게 그렇게 어렵냐?” 보기에 따라 모욕적일 수도 있는 감독의 거친 ‘지적’에도 민응식은 별로 흔들리지 않는 듯하다. 민응식은 김해곤 감독과 함께 <장군의 아들> 공개 오디션을 통해 발굴된 배우. 김해곤 감독의 입이 그 누구보다 걸다는 점을 잘 아는 그는 그저 다음 테이크의 연기만을 생각하는 듯 보였다.
입만 열면 욕설을 쏟아내는 김해곤 감독의 기가 아무리 강하다 해도 <숙명> 현장의 중심은 뭐니뭐니해도 주연인 송승헌과 권상우였다. 제대 이후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송승헌과 <청춘만화> 이후 별 활동이 없었던 권상우 모두에게 <숙명>은 ‘복귀작
돌아온 그 남자들의 숙명적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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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우 북’은 고대 일본의 서책인 <마쿠라노소시>(枕草子)이다. 책의 저자는 헤이안 시대의 궁녀였던 세이 쇼나곤(淸少納言: 965-1010?). 그가 궁정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적어놓은 메모를 모아 만든 책이다. 같은 이름을 가진 자신의 영화(1996)에서 그리너웨이는 곳곳에 이 책의 구절을 깔아놓는데, 그 인용구들은 쇼나곤의 섬세한 감성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 오리알. 은그릇에 담긴 얼음 조각. 등나무 꽃. 눈 덮인 자두 꽃. 딸기를 먹는 아이들.”
쇼냐곤의 일기
영화는 주인공 어린 나기코의 생일의식으로 시작한다. 아빠가 나기코의 얼굴에 붓으로 이름을 써주며 고대의 전설을 들려준다. “신이 처음을 만들 때, 먼저 눈을 그리고, 입술을 그린 다음, 남녀를 구별하셨다. 그리고 각각의 이름을 쓰셨다. 당신이 만든 것을 잊지 않기 위해서.” 얼굴에 이름이 적힌 나기코가 뒤를 돌아보며 말한다. “아빠 이름은?” 아빠는 소녀의 목덜미에 제 이름을 적어
[진중권의 이매진] 누군가 내 몸에 이름을 써준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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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어떤 자리에서 한 선배가 “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도 공감했다. 내 자신의 내부를 골똘히 들여다보고 있자면, 사람에 대한 믿음을 버릴 수밖에 없다. 순간순간 일어나는 배신과 훼절과 변태의 충동들! 다른 사람들의 처지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정말 사람은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또 다음 순간, 그 욕망의 도발을 잠재우고 정리하는 힘이 어김없이 작동하곤 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라는 게 또 믿을 만한 구석이 있는 거로구나, 하고 생각을 고쳐먹게 된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영화관 객석에 앉아 그런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원스> 같은 영화를 볼 때, 욕망과 충동의 지뢰밭 위에서 날밤 새우는 우리의 슈퍼에고가 마치 적진에서 구원병을 만난 것처럼 반가워한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사랑이라는 것, 마르고 닳도록 써먹은 그 진부한 재료를 가지고 여전히 전혀 손을 타지 않은, 그처럼 새뜻한 물건을 만들어낼 수 있다니
[영화읽기] <원스> 일상의 조각들로 짠 기적의 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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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빛을 보며 아침을 맞는 것은 축복이다. 그리고 이후 밤까지 이어지는 영화의 빛들. 10월4일에서 12일까지 부산국제영화제는 이 두 가지 빛의 스펙트럼 속에서 열린다. 올해도 여느 해처럼 하루 4편가량의 영화를 보고, 미드나잇 스페셜을 들르기도 한다.
최근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감독 중 한 사람이 한국계 중국 감독 장률이라 <경계>를 보러 갔다. 그의 영화는 ‘한국영화의 오늘’에서 상영되었다. 한국 영화계가 장률이나 <수>의 최양일과 같은 중국이나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계 감독들을 수용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경계>는 한국, 몽골, 프랑스 3개국이 공동 참여한 영화이며 언어도 한국어(북한어)와 몽골어가 공존하는 작품이니 그 자체가 기존의 ‘한국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이다.
그 <경계>의 경계에 외몽골 사막의 풍경이 서 있다. 건조한 아름다움이다. 사막화되어가는 황폐한 스텝, 초원에 한 남자 항가이(바트을지
[전영객잔] 부산이 선물한 두편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