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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0월김지현은 <집으로 가는 길> <웃음> <연애에 관하여> <바다가 육지라면> 등 전작들을 모두 전형적인 독립영화 방식, 즉 ‘원 맨 프로덕션 시스템’으로 작업해온 인물이다. 혼자서 직접 제작, 연출, 촬영, 편집, 믹싱을 하는…. 심지어 촬영 때엔 일찍이 환갑이 넘으신 엄마가 승용차를 운전해 촬영장비를 실어다주고 도시락을 싸다주는 식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다.이번 영화는 더이상 그런 방식으로 찍지 않겠다는 것이 김지현의 결심이었다. 더불어 나의 사소한 결심은 사비 털어 만들지 말고 정부, 기업 등의 지원제도를 최대한 활용하자는 것이었다. 마침 CJ-CGV 독립영화기금이란 제도가 새로 신설된데다, 마침 영진위에서 750만원을 지원해준다는 통보가 왔다.감독의 집에서 열명 안팎의 스탭들이 모여 회의를 하는데, 궁상도 그런 궁상이 없다. 우선 사무실을 확보하기로 하고, ‘부탁을 위장한 협박’으로 영화사를 하는 친구 백호림에게 2달간만 사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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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12월우리 연출부와 제작부는 세상에 희귀한 사람들이다. 모두가 운전면허가 없다. 캐스팅과 헌팅을 갈 때 나의 주요 임무는 운전이다. 동물구조관리협회, 야생동물보호협회, 각종 훈련소, 애견농장 등 서울 근교를 하루에 다섯 시간씩 운전한다.“영화를 꿈꾸는 젊은이들이여! 꿈꾸기 전에 운전면허를 따라!”제작실장이 협찬받은 물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유한킴벌리 뽀삐 화장지가 100박스, 네슬레 퓨리나에서 사료, 개껌, 개집 등 각종 애견용품 박스들이 사무실 한켠을 채웠다. 캐스팅은 물론 장소 헌팅에 돈을 안 주고, 저 물품들로 때울 걸 생각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 촬영장소들이 애견센터, 동물병원 등이 대개인데다 캐스팅 역시 강아지가 수십 마리 출연하기 때문에 이 물품들이면 상당부분 제작비를 대신할 수 있다.독립영화는 돈이 없기 때문에 무척 고단한 현실이지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단 한 가지 있다. 그것은 바로 몸으로 때우는 것. 게다가 ‘조건없이’ 도와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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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2월강아지의 영화촬영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요크셔테리어 ‘쁘띠’를 구해 주연 뽀삐로 최종 결정했다. ‘과연 강아지가 연기를 할 것인가’에 대해 훈련사를 비롯해 나, 스탭들 모두가 회의적이지만, 김지현만큼은 굳게 믿고 있다. 김지현은 ‘하면 된다’란 신념이 무척 강한 사람이다.드디어 크랭크인이다. 압구정동 애견센터. 겪어본 사람들은 모두 그렇듯이 아마도 그 애견센터 사장은 살아 있는 한, 다시는 자신의 영업장을 촬영장소로 빌려주지 않을 것이다.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나는 촬영이 잘될까란 걱정보다도 센터 내에 보관되어 있는 어린 강아지들이 이 추위에 감기 들지 않을까가 더 걱정이었다. 가뜩이나 요즘 애견값이 무척 올랐는데, 열 마리가 넘는 강아지들이 병이라도 나면 그 손해배상은 우리의 제작비를 다 쏟아부어도 모자랄 테니까….저예산 독립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예측불허의 사고를 애초에 방지하는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사고가 나지 않게 간절히 기도하는 식의 원시적인 방법 외엔 방법이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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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4월 초봄 촬영 3회분만 남고 모든 촬영이 끝났다. 촬영이 개시되려면 한달 정도 남았는데, 편집을 하던 감독이 회의를 소집했다. 제목이 ‘뽀삐’인 만큼, 이 영화에서의 강아지의 역할은 중요한데… 여태껏 촬영한 것으로는 강아지 ‘쁘띠’가 너무 작아 존재감이 없고, 뽀삐의 자아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뽀삐의 자아?곧이어 강아지 캐스팅을 다시 하자는 폭탄선언을 한다. 피가 거꾸로 솟는 느낌이다. 제작비는 후반작업 비용만 남기고 거의 다 썼는데, 뽀삐가 등장하는 70%를 다시 촬영한다니! 극도의 패닉 상태가 되었다. 나에게 이런 본성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흥분했다.그러나 별수없었다. 내가 봐도 모니터 속 강아지가 뽀삐의 캐릭터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캐스팅을 한다고 해서 말도 안 통하는 강아지에게서 원하는 연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었다.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김지현은 ‘연기하는 강아지가 있다’고 계속 주장한다. 어디서 봤냐고 물으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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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초재촬영 전날, 충무로의 미용학원에서 뽀삐의 미용을 하기로 했다. 영화에 출연할 강아지라 하니까, 미용사 3명이 달라붙어 목욕시키고, 드라이하고, 커팅을 한다. 그들에게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구분은 무의미하다. 영화작업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즐거워 보였다.미용이 끝나도 감독은 못내 석연찮은 표정이다. 몇 시간 뒤 말문을 연다. “이 개가 아닌 것 같아….” 한달간을 강아지 구하느라 경기도 전역을 뒤지다시피 해 겨우 찾아냈는데, 나이 어린 스탭들에게 굽실거리며, 나이 많은 배우들에게 사정사정해가면서 재촬영을 설득해가며 겨우 촬영일정을 다 맞추어놨는데…. 그 촬영이 바로 내일 아침 8시부터인데, 또 다시 이 강아지가 아닌 것 같다니….‘이 영화 엎자. 돈도 없이, 말도 안 통하는 개를 데리고 영화를 찍는 것이 시작부터 잘못이었다….’ 그동안 노력한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니, 말도 안 통하는 강아지들을 데리고 지내온 지난 1년을 돌이켜보니, 눈물이 핑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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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두달만 쓰기로 한 백호림의 사무실을 우리 팀이 점거한 지 거의 반년이 지나가고 있다. 사무실에서 편집이 거의 끝나갈 즈음, 편집을 하는 김수진이 대뜸 얘기한다. “이 장면에서 새가 날아다니는 컷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감독은 바로 연출부한테 새를 찍어오라고 시킨다. 비둘기라도 괜찮다고 한다. 연출부들은 하루 온종일을 남산에서 지내며 30초 분량을 찍어왔다. 이런 즉흥성을 살릴 수 있는 것은 디지털영화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사람이 고생을 많이 하다보면 비뚤어지게 마련인 즉, 너무도 성격이 비뚤어진 나는 이제 이런 현상 모두 ‘기동성’이라 명하는 디지털영화의 장점으로 보이질 않고, 디지털영화의 특성을 악용하는 것으로까지 보인다.김지현의 카메라를 팔아 후반작업비를 마련하고 있던 중에 영화진흥위원회의 ‘디지털 장편영화 배급지원작’에 <죽어도 좋아>와 함께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시간이 남을 때마다 영진위 사이트를 뒤지며 또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가 무
저예산 독립영화 <뽀삐> 제작일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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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은 분들은 아마도 이 글을 건너뛰실 거라고 예상합니다.1. 영화는 방에서만 본다. 텔레비전 채널 이리저리 돌려가며 재미난 장면만 편집해 봐도 줄거리는 다 파악된다. 비디오 자주 빌리고, 때에 따라 비디오방에도 간다.2. 멀티플렉스 로비에서 팝콘 한 봉지 들고 서 있으면 숨이 멎을 것만 같다. 형광색 인테리어, 게임기의 우당탕 소리와 댄스음악의 황홀한 조화. 아, 영화를 본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3. 이 세상에 스티븐 스필버그보다 더 훌륭한 감독은 없다고 본다. 조지 루카스도 스필버그만큼 훌륭한가, 이것이 나의 유일한 고민이다.이 글은 다음과 같은 분들을 위해 쓰여졌습니다. 의견 있으시면 제 이름 옆에 붙은 주소로 보내주십시오.1. 마지막으로 극장에 가본 게 언제인지 기억 안 나지만 영화는 필름으로 봐야 제 맛이라는 느낌은 남아 있다. 더빙을 하거나 양옆으로 잘린 화면을 보면 열받기 때문에 주말의 명화도 보기 싫다.2. 친구들과 함께 극장에 가면 꼭 나 혼자 튄다. 지루해 보
국제영화제의 모든 것(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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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2 - 영화파세요, 영화사세요영화제의 위세를 결정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작품 판매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가라는 점이다. 칸이나 베를린처럼 극장 옆에다 아예 본격적으로 시장을 벌여놓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A급 영화제의 상당수가 마켓 없이 작품의 질만으로 명성을 유지한다. 그렇다 해도 이들 영화제는 이탈리아의 미페드(MIFED), 미국의 AFM 등 영화제에 나도는 작품을 한데 모아 사고파는 전문 시장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사업가들은 자기 물건을 내놓고 사들이기에 가장 유리한 스케줄을 짜서 영화제와 시장을 연중 드나든다.유명 영화제의 또 한 가지 공통점은 경관이 훌륭하다는 것이다. 계곡이나 호수, 바닷가 혹은 문화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도시 공간 등 내로라 하는 지리적 조건에다 일하기에 편리한 환경과 시스템을 덧붙이는 것이다. 영화란 어차피 현실과 꿈 사이에 놓여 있는 무엇일진대, 같은 일이라도 휴양지 분위기를 풍기는 곳에서 하고 싶다는 마음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런 곳
국제영화제의 모든 것(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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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1월12. 선댄스영화제1. * 연혁 - 18회1. * 개최시기 - 1월16∼26일1. * 장소 -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 솔트레이크시티, 오그덴, 선댄스 빌리시1. * 참가 영화 - 독립장편영화, 다큐멘터리, 단편영화, 월드시네마1. * 성격 - 경쟁1. * 대상 명칭 - 심사위원 대상1. * 2002년 대상 수상작 - <다낭에서 온 딸>(게일 돌린·빈센트 프랑코,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퍼스널 벨로시티>(레베카 밀러, 미국, 극영화 부문)13. 로테르담국제영화제1. * 연혁 - 34회1. * 개최시기 - 1월22일∼2월2일1. * 장소 - 네덜란드 로테르담1. * 참가 영화 - 장편영화, 다큐멘터리, 단편영화, 비디오, DVD, CD롬1. * 성격 - 경쟁1. * 대상 명칭 - VPRO 타이거상1. * 2002년 대상 수상작 - <야생벌>(보흐단 슬라마, 체코), <투센란드>(유진 얀센, 네덜란드), <신은 날마다
국제영화제 캘린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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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영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중 가장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30여개의 영화제를 정리해본다. 2002년 9월 하순부터 2003년 9월까지 열리는 영화제를 순서대로 나열한다(편의상 한국에서 열리는 영화제는 제외했음).편집자2002년 9월1. 산 세바스찬 영화제1. * 연혁 - 50회1. * 개최시기 - 9월19∼28일1. * 장소 - 스페인 산 세바스찬1. * 참가 영화 - 장편영화, 단편영화 등1. * 성격 - 경쟁1. * 대상 명칭 - 황금 조개상2. 밴쿠버국제영화제1. * 연혁 - 21회1. * 개최시기 - 9월26일∼10월11일1. * 장소 - 캐나다 밴쿠버1. * 참가 영화 - 장편영화,단편영화 등1. * 성격 - 비경쟁3. 뉴욕영화제1. * 연혁 - 40회1. * 개최시기 - 9월27일∼10월13일1. * 장소 - 미국 뉴욕1. * 참가 영화 - 무제한1. * 성격 - 비경쟁2002년 10월4. 시카고국제영화제1. * 연혁 - 38회1. * 개최
국제영화제 캘린더(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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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월24. 칸국제영화제1. * 연혁 - 55회1. * 개최시기 - 5월14∼25일1. * 장소 - 프랑스 칸1. * 참가 영화 - 장편영화,단편영화, 다큐멘터리 등1. * 성격 - 경쟁1. * 대상 명칭 - 황금종려상1. * 2002년 대상 수상작 - <피아니스트>(로만 폴란스키, 영국·프랑스 등)2003년 6월25.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1. * 연혁 - 27회1. * 개최시기 - 6월2∼7일1. * 장소 - 프랑스 안시1. * 참가 영화 - 애니메이션1. * 성격 - 경쟁1. * 대상 명칭 - 그랑프리1. * 2002년 대상 수상작 - <바코드>(아드리안 로크만, 네덜란드)27. 페사로영화제1. * 연혁 - 39회1. * 개최시기 - 6월20∼28일1. * 장소 - 이탈리아페사로1. * 참가 영화 - 무제한1. * 성격 - 비경쟁26. 시드니영화제1. * 연혁 - 50회1. * 개최시기 - 6월6∼20일1. * 장소 - 호주 시드니1. * 참가
국제영화제 캘린더(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