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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문제가 많은 시칠리아 가족
말라볼리아 가네 사람들 Malavoglia
파스콸레 시메카/이탈리아/2010년/94분/월드 시네마
말라볼리아가의 성원들은 문제가 많다. 안토니오는 가업인 어업보다 작곡에 빠져 늘 음악만 듣고 산다. 누나는 모로코 불법이민자와 사랑에 빠지고, 여동생은 돈 많은 낯선 남자와 사귄다. 그러던 중 바다에 나갔던 아버지가 실종되고 어머니는 정신이상 증세를 보인다. 할아버지는 부서진 배를 고쳐 그와 남동생을 데리고 바다로 나간다.
<말라볼리아 가네 사람들>은 한 어부 가족을 집중 조명함으로써 시칠리아의 일상과 이민자 문제를 조명하는 작품이다. 시칠리아 태생인 파스콸레 시메카 감독의 작품으로, 시칠리아 섬을 기반으로 작품을 집필, 이탈리아 진실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조반니 베르그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다. 시칠리아 섬의 아름다우면서도 건조한 풍경과 어우러진 음악은 영화의 비장미를 더해준다. 특히 안토니오의 음악과 할아버지가 읊는 옛 속담들
부산국제영화제 머스트40 - 지역타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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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이탈리아 시골 예찬 코미디
어느 감독의 수난 The Passion
카를로 마자쿠라티/ 이탈리아/ 2010년/ 106분/ 오픈 시네마
이탈리아 코미디의 특징. 배경은 대개 시골이다(세련된 코미디는 토스카나 즈음이 배경이고, 좀더 왁자지껄한 코미디는 언제나 남부가 배경이다). 주인공은 뭔가 넋이 나간 듯한 남자다(베니니든 모레티든 못생겼든 잘생겼든 간에 말이다). 사람들은 호들갑스럽다(이탈리아 사람들은 원래 그렇다. 그 나라 총리를 한번 보라). <어느 감독의 수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상업코미디의 표본이다. 5년째 영화를 못 찍은 중년 감독 지아니는 드디어 TV 여배우의 영화 데뷔작을 찍을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런데 토스카나에 있는 별장의 물이 새면서 16세기 프레스코화가 훼손된다. 시장과 지역 경찰은 문화재청에 신고하지 않을 테니 대신 일주일 뒤 공연할 연극 <그리스도의 고난>의 연출을 해달라고 강요한다. 이제 그는 어중이떠중이
부산국제영화제 머스트40 - 오락쾌락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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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싱가포르 현대사의 한 장면
모래성 Sandcastle
부준펑/싱가포르/2010년/96분/아시아영화의 창
진실은 우연히 찾아온다. 군입대를 앞둔 혈기왕성한 열여덟살 청년 ‘엔’. 아버지 없이 자란 그는 어머니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산다. 어느 날 아버지가 쓰던 옛 컴퓨터에서 한 영상을 발견하면서 그는 아버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진다. 아버지는 어떤 사정으로 가족과 떨어져 말레이시아에 산다고 믿고 있던 그였다. 그 영상은 1956년 10월 싱가포르 학생운동 관련 뉴스클립이었다. 그러나 가족 어느 누구도 그에게 진실을 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답답함을 느낀 나머지 엔은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싱가포르의 신예 부준펑 감독의 데뷔작 <모래성>은 아버지 세대와 단절된 한 청년을 통해 그늘진 싱가포르 현대사에 눈을 돌린다. 시종일관 뉴스클립, 사진자료로 보여주는 ‘1956년 10월 학생운동’은 영국 직할식민지로부터 벗어나려
부산국제영화제 머스트40 - 신성발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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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리엣 비노쉬의 중년 버전 <비포 선셋>
증명서 Certified Copy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이란, 프랑스, 이탈리아/ 2010년 / 106분 /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국인 작가 밀러는 책 홍보차 방문한 이탈리아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프랑스 여인과 만난다. 즉흥적으로 토스카나 교외 여행을 떠난 두 남녀는 그때부터 복제 미술품에 관해 열띤 논쟁을 펼친다. ‘진짜’와 ‘고유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하던 그들은 어느 순간 15년을 함께 산 부부의 역할놀이를 시작한다.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 등 3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는 그들을 사람들은 진짜 부부로 착각하고, 결국 그들의 토론 주제였던 진짜의 문제와 연결된다.
최근 디지털 작업에 골몰했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이란 밖에서 만든 첫 장편영화. 예술품에 대한 진위여부를 시작으로, 결국 인간의 감정의 진실도가 측정가능한지 묻는다. 사건이 아닌 오로지 대화와 소요로만 전개되지만, 꼬
부산국제영화제 머스트40 - 거장귀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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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5회다. 부산국제영화제가 15번째 생일을 맞는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역할해온 부산영화제는 기념할 만한 새로운 프로그램과 행사로 관객을 유혹한다. <씨네21>은 40편의 부산영화제 추천작을 엄선했다. 또한 부산영화에서 발견할 새로운 한국영화의 경향을 프로그래머를 통해 짚어보고, 부산을 찾는 스페인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내한에 앞서, 프랑코 정권 시대 스페인영화의 흐름을 홍성남 영화평론가의 해설로 살펴본다. 영화에 대한 가이드가 전부가 아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올리버 스톤 감독을 비롯해 윌렘 데포, 줄리엣 비노쉬, 아오이 유우 등 부산을 찾는 스타들을 소개하는 ‘부산을 찾는 게스트들’과 부산에 간다면 꼭 해보아야 할 ‘부산 머스트10’도 함께 수록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7일 개막하여 15일까지 열린다. 67개국 308편의 영화와 만나는 기회, 잔치는 시작됐다.
映都 부산 그곳에 영화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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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런 일이> 혹은 <VJ 특공대>의 날쌘 카메라도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따라붙긴 쉽지 않을 겁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방방곡곡에 신출귀몰하는 식이니, 얼마 못 가 두손 들지도 모르겠네요. <씨네21>의 사진팀도 애먹고, 애끓긴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지난 15년 동안 김동호 집행위원장과의 수백번의 마주침 중 의미있는 몇번의 순간들을 한데 모았습니다.
1. 이것이 그 유명한 전설의 해운대 파티다. 신문지와 소주, 그리고 영화를 사랑하는 친구들만 있으면 하룻밤을 꼴딱 새우고도 팔팔 날았다. 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1회 영화제의 가난하지만 풍족한 술자리가 재연됐으면!!!
2. 2004년 <씨네21> 송년회에 참석한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아름다운 영화인’ 행사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핀버튼을 달고 있다. 이때만 해도 김 집행위원장은 술을 약처럼 마셨고, 그날 김 집행위원장과 술잔을 나눈 영화인들은 즐거운 고문을 당해야 했다.
동에서 번쩍 서에서 번쩍 카메오 출연부터 영화제 파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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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집행위원장의 소지품 중 가장 구경하고 싶었던 건 여권이었다. 1년 중 1/3을 해외영화제를 다니며 보내는 그의 여권에는 출입국 증명 스탬프가 얼마나 많을까. 평소의 궁금증을 털어놨더니,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올해 초에 여권을 새로 발급받았는데 다시 재발급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웃으며 답한다. 1988년 영화진흥공사 사장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한국영화 로비스트’로 활동한 김동호 위원장에게 편애할 수밖에 없는 해외영화제를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여기 소개된 영화제들은 김 위원장의 뇌리에 선명하게 도장 자국을 낸 특별한 영화제들인 셈이다. 이들 영화제에 대한 좀더 자세한 내막이 알고 싶다면 김 위원장이 <국제신문>에 연재했던 ‘김동호의 영화제 기행’을 찾아보시길(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 ‘피프웹진’에서도 볼 수 있다). 아니면, 좀더 기다렸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출간될 <세계영화제 기행>(가제)을 들춰보면 된다.
‘한국의 밤’이 기억납니다
스페인 라스
프랑스 도빌의 바다는 한국 영화를 잊지 못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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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김동호 위원장은 부산국제영화제의 따스하면서 강인한 핵심이다. 물론 그는 우리가 만날 수 있던 사람들 중 가장 존경할 만한 한국 남자다. 물론 그는 한국영화를 알리는, 어쩌면 통상적인 의미에서 한국사회를 알리는 데 있어서도 세계 최고의 외교관이다. 물론 그는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한국인이며,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문명 세계에서도 역시 그런 존재다. 물론 그는 지금까지 가장 많은 상을 받은 한국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김동호 위원장의 존재감에 있어 하이라이트는, 그가 타이거 클럽(tiger club) 회장이라는 점이다. 최근 몇년 동안, 특히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몇몇 존경받는 인사들의 비밀스런 친교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다. 어떤 사람들은 타이거 클럽 회합에 특별 게스트로서 잠깐 참석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어떤 사람들은 꽤 열심히 노력했지만 그런 영예를 갖지 못했다. 심지어 돈이나 또 다른 종류의 호의를 제안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제 이 특별
타이거 클럽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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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마셔야만 취하는 건 아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서도 취한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을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빠짐없이 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술은 알코올이 아니다. 사람을 취하게 하는 취선(醉仙) 김동호 집행위원장에 대한 국내외 영화인들의 추억을 모았다.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대작하지 못했던 관객과 독자들에게, 여기 그러모은 영화인들의 주담(酒談)은 더없는 안주가 될 것이다.
임권택
영화감독 <서편제> <춘향뎐> <달빛 길어올리기>
나는 1회부터 지금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을 단 한번도 빼놓지 않고 참석한 사람이다. (웃음) 어쨌거나 영화제 시작 자체를 김동호 위원장이라는 사람이 축이 되어 했고, 이처럼 굉장히 짧은 시간에 영화제가 비약적으로 성장해 예상 밖의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데는 그의 공이 제일 크다.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리는 데도 너무 큰 일을 했다. 그는 순전히 술 마시는 걸로 이 영화제를 끌어온 사람이다. (웃음)
아시아 영화의 벗이여 파도 소리에 꺾는 한 잔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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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가 출범할 당시, 시네필의 한 사람으로서 감격했다. 그리고 몇년 뒤, <공동경비구역 JSA>로 도빌아시아영화제에 갔을 때, 김동호 위원장과 송강호와 함께 밤새워 술을 마셨던 기억을 오랫동안 간직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수장인 김동호와 한명의 남자인 김동호를 두루두루 짚었다. 박찬욱 감독이 묻고, 김동호 위원장이 답하는 시간이었지만 인터뷰에 앞서 동료 영화감독과 배우들에게 질문을 받아온 박찬욱 감독은 영화인 전체의 호기심과 기대를 인터뷰에 담아냈다. 그의 질문은 끊길 듯 끊기지 않았다. 3시간가량 이어진 이날의 대화를 정리했다.
박찬욱 예전에 <취화선> 개봉할 때, <키노>에서 최민식을 인터뷰한 적이 있어요. 그때 이후로 제가 인터뷰를 해보기는 처음이네요.
김동호 저도 감독한테 인터뷰를 받는 건 처음이에요. 이제 그만둔다고 하니까 인터뷰가 많아지네요. 너무 요란한 게 아닐까 싶어 걱정이 됩
[김동호,박찬욱] “해외영화제를 다니면 한국영화 위한 로비스트가 필요하다 싶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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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올해 행사를 끝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떠난다. 9월7일 15회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김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사퇴를 공식화했다. 1996년 이용관, 김지석, 전양준 등 당시 영화과 교수들과 함께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든 지 꼭 15년 만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당시 “한국영화가 위기인데 번지르르한 국제영화제가 무슨 필요냐”는 영화계 안팎의 비아냥을 김 집행위원장과 부산국제영화제는 보란 듯이 뒤집었다. 한국의 젊은 감독들에게 부산국제영화제는 해외영화계를 향한 교두보가 됐고, 아시아의 패기 넘치는 재능들에게는 튼튼한 보호막으로 기능했다. 지난 15년 동안 부산국제영화제가 일군 성과는 또 다른 문화적 중심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서양의 영화인들에게 각인시켰던 대사건이기도 했다.
영화제전용관 등이 포함된 부산영상센터 ‘두레라움’ 완공을 1년 앞두고 자리에서 물러날 김 집행위원장은 이전에도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 2005년 10회 영화제, 2007년 12회 영화제를
[김동호] 감사합니다, 미스터 킴! 사랑합니다, 마스터 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