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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담임선생님이 목을 매단 채 죽어 있는 것을 한 학생이 발견한다. 후임 선생 찾기가 쉽지 않던 학교 교장에게 라자르(모하메드 펠라그)가 찾아오고 교장은 그를 채용한다. 라자르는 알제리에서 온 망명자로, 테러로 부인과 두 자녀를 잃고 캐나다로의 망명 신청을 진행 중이다. 사실 라자르의 부인이 교사로 일했을 뿐 식당 경영 등의 일을 한 라자르 자신은 아이들을 가르쳐본 적이 없다. 자신이 교육받았을 때와 전혀 다른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에 적응해나가던 라자르는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상처들을 하나둘씩 발견한다.
영화의 기본적인 모티브는 상실이다. 선생님은 가족을 잃었고 아이들은 선생님을 잃었다. 루카치가 말하듯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이 질문에 우리는 과연 대답할 수 있는가? 우리 인간은 이 질문에 수없이 대답해왔지만 어쩌면 한번도 제대로 대답해본 적이 없을는지도 모른다. 학교의 교장은 상처를 숨기고
상실, 상처, 그리고 눈물 <라자르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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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신매매단에 납치돼 고난을 겪은 뒤 풀려난다’는 골자는 비슷하지만 <에덴의 선택>에는 <테이큰>이나 <아저씨>에 등장하는 멋진 구원자가 없다. 납치된 현재(제이미 정)는 오로지 스스로의 힘으로 매춘굴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가 놓인 곳은 ‘현실’이기 때문이다. <에덴의 선택>은 한국계 미국인 김청이 실제로 겪은 이야기를 각색한 작품이다.
현재는 클럽에서 만난 남자에게 속아 인신매매를 당한다. 매춘굴로 끌려간 현재는 여성들을 관리하는 본(맷 오리어리)의 감시 속에서 매춘부 ‘에덴’으로 살아간다. 몇번의 탈출시도가 불발되고, 현재는 본에게 협조하는 척하며 그가 자신을 신뢰하도록 만든다. 생존을 위해 그녀는 잔혹한 선택을 반복하며 다시금 탈출의 기회를 노린다.
제이미 정의 섬세한 연기는 영화에 극적 부피감을 더한다. 그녀의 표정은 매춘굴에 떨어진 십대 소녀가 느끼는 두려움과 생존을 위해 드러내는 독기를 충실하게 담아낸다. 선정적인 장면이
매춘굴에 떨어진 십대 소녀 <에덴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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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웨인 존슨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스니치>는 감옥에 갇힌 아들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노력을 그린 영화다. 성실한 건설업자인 매튜스(드웨인 존슨)의 아들은 그만 “멍청하고 순진한” 실수를 저지른다. 친구 대신 대량의 마약을 받아주다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만 것이다. 마약에 엄격한 미국의 법 때문에 이 경우 보통 징역 10년의 형량을 받지만, 매튜스는 검찰에게 거물 마약범을 잡게 해줄 테니 아들을 풀어달라는 제안을 한다. 이 위험한 거래가 성사되자 매튜스는 정체를 숨긴 채 마약조직을 위해 일하기 시작하고,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위험에 빠진다.
만약 드웨인 존슨의 이름과 트럭이 불타고 있는 포스터만 보고 <스니치>를 관람한다면 이 영화가 의외로 진지한 드라마의 노선을 따른다는 점에 놀랄지도 모른다. <분노의 질주> <지.아이.조2> 등 주로 장르적 과장이 곁들여진 블록버스터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던 드웨인 존슨은 이 영화에서 거의 처음으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 <스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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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사이보그들의 전사를 과감하게 생략하며 시작한다. 세계 각국에서 연쇄 폭파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자 이 사건의 배후로 추정되는 ‘그’의 음모를 막기 위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있던 사이보그들이 다시 뭉친다. 하지만 싸움이 계속될수록 선과 악의 구분은 애매해지고, 결국 사이보그들은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까지 이른다.
두 가지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하나는 물론 ‘사이보그 009’이고, 또 하나는 이 영화를 제작한 ‘프로덕션 I.G’이다. <사이보그 009>는 일본 만화계의 거장 이시노모리 쇼타로가 1964년에 처음 선보인 작품으로, 지금까지 만화와 TV애니메이션, 극장판 등 다양한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4번째 극장판인 이번 2012년 버전의 <009 사이보그>는 전작들에 대한 과감한 재해석과 함께 3D로 움직이는 사이보그들의 모험을 선보인다.
또 하나의 키워드인 ‘프로덕션 I.G’는 <인랑> <공각기동대> 시리즈, &
우리가 지켜야 할 정의 <사이보그 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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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코(사와지리 에리카)는 완벽한 얼굴과 몸매로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스타다. 하지만 리리코는 태아와 타인의 피부, 근육들을 통해 불법 의료 행위를 하는 성형외과에서 전신성형을 통해 만들어진 미인이다. 부작용으로 인해 리리코는 재수술을 결정하고 검사 마코토는 수사망을 좁혀 들어간다. 그리고 기획사는 리리코를 대체할 수 있는 자연 미인 고즈에(미즈하라 기코)를 발굴하고 리리코는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까봐 점점 더 불안에 떤다.
영화는 먼저 화려한 이미지와 원색의 색감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아름다움의 순간을 지속하려는 리리코와 대중의 욕망처럼 그 순간과 찰나의 이미지를 붙잡으려는 듯 영화는 시각적인 부분에 많은 공을 들인다. 그리고 사실적인 묘사나 일상의 공간보다는 만들어진 이미지와 환상 같은 부분에 더 치중한다. 검사의 사무실도 그렇고 검사가 내뱉는 말들도 일상적인 검사의 언어가 아니다. 아파트 입구에 켜져 있는 다양한 색깔의 조명들도 평범한 아파트의 조명이 아니
성형미인 리리코 <헬터 스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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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사랑 한번 못해보고 직장과 집만 오가던 ‘범생’ 수리(샤룩 칸)의 삶은 말괄량이 타니(아누쉬카 샤르마)의 등장으로 일대 지각 변동을 겪는다. 수리는 타니를 처음 본 순간 사랑을 예감했지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그녀다. 그러나 타니는 예비신랑의 사고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갑작스레 수리의 아내가 된다. 급작스런 결혼으로 이루어진 둘 사이의 공기는 어색하고 감정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겉돌기만 한다.
<그 남자의 사랑법>은 사랑의 온도도 경험도 전혀 다른 남녀의 다소 ‘이상한’ 러브 스토리다. 타니의 사랑을 얻어 그녀의 ‘히어로’가 되고 싶은 수리의 사랑 표현, 확인 방식은 엉뚱하게도 또 다른 남자로의 변신이기 때문이다. 평소 소심남인 자신과는 180도 다른 능글맞은 남자 라지로 변해 그녀의 댄스 파트너가 된다는 설정인데, 이런 변화가 불필요하게 타니의 감정을 시험에 들게 한다. 싫다는 타니에게 들이대는 수리 아니 라지는 노골적으로 ‘매력남’, ‘나쁜 남자’인 양
‘이상한’ 러브 스토리 <그 남자의 사랑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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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든 설리반(마이클 파스빈더)은 외관상 완벽한 남자다. 좋은 직장과 멋진 외모에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통유리 아파트까지 소유한 여피족이다. 그러나 그런 화려한 외면 뒤에 음습한 비밀이 숨어 있다. 그는 섹스 중독자다. 통상적으로 섹스가 타인과의 찰나적이나 소통을 욕망하는 데서 비롯되는 행위라면 그에게 섹스는 소통의 가능성이 차단되었을 때 혹은 소통해야 하는 의무에서 벗어날 때만 가능한 행위다. 그의 깔끔하고 나무랄 데 없는 집 안 곳곳에는 도색잡지들이 숨겨져 있고, 직장과 집의 컴퓨터에는 음란물이 그득하며, 여자친구 대신 콜걸들이 그의 집을 방문한다. 지면(紙面) 위의 벗은 여자들은 당연히 말이 없고 그들의 신체는 오로지 성적 욕망을 자극하기 위해서 조각나 있다. 그들은 브랜든에게 대화를 요구하지도 정서적 교감을 갈망하지도 않는다. 그들은 브랜든의 욕망이 배설되기만을 기다리는 하수구 구멍과 같다. 그의 집을 방문한 콜걸은 그와 물 한잔도 나눠 마시지
정신의 공허함으로 훼손되는 육체 <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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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인모(박해일)의 인생은 엉망진창이다. 데뷔작은 크게 실패했고 돈이라고는 한푼도 없으며 아내와의 관계도 거의 풍비박산이 났다. 그런 그가 죽어버리려고 목을 매다가 엄마(윤여정)의 전화를 받고 살기로 한다. 아니, 엄마 집에 들어가 얹혀살기로 마음먹는다. 하지만 이 집에는 큰아들 한모(윤제문)가 이미 더부살이 중이다. 한모는 한눈에도 주먹은 좀 쓰고 돈은 한푼도 없는 동네 불량배로 보인다. 마흔이 넘은 두 아들은 엄마 집에 들러붙어 산다는 걸 제외하면 어찌나 서로 다른지 사사건건 으르렁거린다. 그런데 여기 두 사람이 더 가세한다. 이 집의 딸이자 결혼과 이혼을 밥 먹듯이 하는 미연(공효진)이 되바라진 중학생 딸(진지희) 민경을 데리고 들어온다. 늙은 자식들은 늘 말썽만 부리지만 그래도 엄마는 그 자식들이 너무 예뻐 매일 저녁 밥상에 고기반찬을 올린다.
영화 <고령화가족>은 천명관의 동명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한국문학계의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천명관은 원작의 주
‘의리는 피보다 진하다’ <고령화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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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 치는 어느 날 밤 비를 피해 산속 오두막에 들어간 염소 메이(갈소원)는 그곳에서 늑대 가브를 만난다. 어둠이 서로의 외모를 가려준 덕분에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깊은 대화를 나눈 두 친구는 닮은 점이 많은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다음날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윽고 다음날 약속 장소에서 만난 두 친구는 서로의 정체를 확인하고 깜짝 놀라지만 이내 마음을 나눈 비밀친구가 되기로 맹세한다. 하지만 종의 경계를 뛰어넘어 우정을 쌓아가던 즐거운 시간도 잠시, 각자의 무리로부터 의심을 받던 메이와 가브는 결국 비밀을 들키고 무리로부터 친구를 배신할 것을 강요당한다.
<폭풍우 치는 밤에: 비밀친구>는 일본 아동문학계의 거장 기무라 유이치의 그림동화 <가브와 메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2005년 스기이 기사부로 감독에 의해 <폭풍우 치는 밤에>란 제목으로 이미 한차례 애니메이션화되기도 했던 이 작품은 2012년 <TV도쿄>에
착하고 정직한 그림동화 <폭풍우 치는 밤에: 비밀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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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한편의 동화처럼 시작한다.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기 좋아하는 할아버지 바르(허브 스타펠)의 눈앞에 어느 날 어여쁜 생물체 하나가 나타난다. 날개 달린 ‘엄지공주’라 할 만한 그 생명체는 새의 새끼 같기도 하고 사람의 아기 같기도 하다. 자식이 없었던 바르는 아내 티네(조크 찰스마)와 함께 그 아이에게 ‘버디’(케네디 주르댕 브롬리)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애지중지 키워보기로 한다. 하지만 어느덧 날갯짓에 익숙해진 버디는 철새 떼를 따라 남쪽으로 비행을 떠나버리고, 버디가 낯선 곳에서 사고라도 당할까 노심초사하는 마음을 안은 채 노부부도 길을 나선다. 그 길에서 노부부는 외로운 소녀와 상심에 빠진 구급대원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버디와 가까워지지만, 동시에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식의 순진한 해피엔딩으로부터는 조금씩 멀어진다.
네덜란드에서 건너온 이 동화 같은 영화가 어른들에게도 소소한 울림을 지닐 수 있다면, 사람과 동물이 애틋할 만큼 겹쳐 보이는 데가 있기 때문
세상에 던져진 그들의 날갯짓 <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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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 장수 양업(정소추)은 황실로부터 공을 인정받은 명장으로, 첫째 아들 양연평(정이건)을 비롯해 슬하에 일곱 아들을 두었다. 어느 날, 여섯째 아들 양연소(오존)가 참가한 대련에서 그의 동생이자 막내 양연사(부신박)가 앙숙 ‘반표’ 집안의 아들을 죽이는 일이 벌어진다. 반표는 황제에게 양씨 가문에 대한 처벌을 호소하지만 양업을 아끼는 황제는 주저하게 되고, 마침 요나라가 10만 대군을 이끌고 송나라로 쳐들어온다. 하지만 전쟁에 출정한 양업은 교활한 반표 집안의 농간으로 산성에 피신하게 된다. 이에 일곱 아들은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해 전장으로 향한다.
<천하칠검 양가장>은 양무적(楊無敵)이라 불릴 정도로 용맹했던 실제 송나라 장군 양업과 그의 일곱 아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을 일컬어 ‘양가장’이라 불렀는데, 경극으로도 유명하며 유가량의 <오랑팔괘곤>(1983) 등 영화와 드라마로도 지속적으로 변주됐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나설 때 그들 뒤로 보이는 거대
송나라 명장과 그의 일곱 아들 <천하칠검 양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