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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마티아스 쇼에나에츠)는 5살 난 아들과 함께 누나 집에 얹혀 지낸다. 힘들게 구한 나이트클럽 경호원 일을 하던 어느 날, 싸움에 휘말린 범고래 조련사 스테파니(마리온 코티아르)를 집에 데려다주며 인연을 맺게 된다. 이후, 범고래 쇼 도중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스테파니는 무릎 아래 두 다리를 절단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자신의 처지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스테파니는 문득 알리가 떠올라 그에게 전화를 건다. 한편, 알리는 과거 복싱과 킥복싱을 했던 경력을 살려 불법 도박 격투시합에 참여하며 돈을 벌고 있다. 그저 각자의 힘든 삶을 이어가던 두 사람이 그렇게 다시 만나게 된다.
우리는 불쑥 두 남녀를 만나게 된다. 알리가 어떻게 어린 아들을 떠맡게 됐는지, 스테파니와 그의 동거남은 왜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인지, <러스트 앤 본>은 별다른 설명없이 두 남녀를 선보인다. 말 그대로 ‘1%의 우정’이랄까. 그런 배경설명이 없기에 그 둘의 기묘한 관계를 그저 운명처럼
절망의 끝에서 사랑을 시작하다 <러스트 앤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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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서 세상을 밝게 비춰야 할 달님이 만약 비행기와 충돌해 땅으로 떨어진다면? 애니메이션 <문빔베어: 달을 사랑한 작은 곰>(이하 <문빔베어>)은 (실제로 벌어진다면 끔찍하겠지만) 충분히 귀여운 상상, ‘달님의 불시착’을 해결하려는 아기 곰 달곰과 그의 동물 친구들의 이야기다. 좋아하는 달님이 숲속에 떨어져 있는 걸 발견한 달곰은 달님을 집으로 데려와 정성껏 돌보지만 웬일인지 달님은 점점 더 깊은 잠에 빠진다. 달곰이 풀어야 할 숙제는 이제 두 가지. ‘과연 달님을 제자리인 하늘로 돌려보낼 수 있을까. 방법이 있어도 달님이 영원히 잠에서 깨어나지 않는다면 어떡하나.’ 마침내 달곰과 친구들, 행복과 기쁨을 모두 삼켜버리는 괴물이 산다는 강 건너 마을까지 가보기로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곰과 친구들은 봉착했던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한다. 그야말로 “성공이다”. 그렇지만 <문빔베어>의 미덕이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건의 성공적인 해결에만 있는 것
‘달님의 불시착’ <문빔베어: 달을 사랑한 작은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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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히어로들의 거대한 축제였던 <어벤져스>는 아이언맨에게 중요한 과제를 남겼다. 뉴욕시에 생긴 거대한 웜홀을 통해 아이언맨은 범접할 수 없는 신의 영역을 엿봤다. ‘현대과학이 만든 슈퍼히어로’인 그로서는 자신조차 어찌할 수 없는 초월적인 힘에 압도되는 동시에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러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딜레마는 <아이언맨3>의 이야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영화는 불안 증세에 시달리며 광적으로 새로운 슈트를 만드는 데 집착하는 스타크의 모습을 조명하다가, 그의 힘의 원천이었던 슈트의 기능을 앗아가버린다. 아이언맨이 잠적한 도시는 <터미네이터>의 인조인간을 연상케 하는 강력한 적들의 차지다. 3편은 그야말로 <아이언맨> 시리즈 최대의 위기를 조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는 <아이언맨> 시리즈의 못내 아쉬운 여백이었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다. <아이언맨3>
슈퍼히어로의 정체성 <아이언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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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의식을 ‘콘클라베’라고 한다.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는 108명의 추기경들이 비공개 투표를 통해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과정을 세밀히 담았다. 물망에 올랐던 후보들이 경합한 일차 투표가 무산되고 재투표를 통해 어렵게 신임 교황(미셸 피콜리)이 선출되는데 예상 밖의 인물이다. 교황이 선출되었다는 소식은 전세계 언론을 통해 전달되고 바티칸의 성 베드로 광장은 경축하기 위해 모여든 신도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베드로 광장과 마주한 발코니에 신임 교황이 모습을 드러내야 할 순간, 그는 발작을 일으키고 도망쳐버린다. 평생을 신의 섭리에 맞춰 온화하게 살아왔던 그는 엄청난 책임감을 짊어진 지도자의 자리가 무섭고 두려웠고, 자신은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거짓 해명으로 일단 시간을 번 뒤 특단의 조치로 정신분석의사(난니 모레티)를 불러들인다. 교황의 안정을 위해 강구한 방법이지만 억압적인 환경에서 진행된 정신분석은 아무런 효과
신임 교황에게 요구되는 미덕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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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일요일 낮 12시 KBS1에서 방영되는 <전국노래자랑>은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방영될 때마다 역사가 새로 쓰여지는 동명의 프로그램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경상남도 김해시. 봉남(김인권)은 낮에는 아내 미애(류현경)의 미용실에서 미용 보조로 일하며 미용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고,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뛰고 있다. 그의 꿈은 가수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라”며 미용사 자격증 따기에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초등학생 보리(김환희)는 할아버지(오현경)와 단둘이 살고 있다.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할아버지지만 손녀 보리에 대한 사랑은 누구보다 극진하다. 어느 날, 따로 살던 엄마(신은경)가 나타나 보리와 함께 캐나다로 이민가기로 결정한다. 현자(이초희)와 동수(유연석)는 건강보조식품 ‘여심’을 만드는 회사의 직원이다. 홍 사장(김용건)은 두 사람에게 여심의 판매 실적을 올릴 방도를 강구하라고 지시한다. 어느 날,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전국노래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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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재현, 영화와 연극, 고전과 현대라는 대립되는 요소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이 영화를 통해 타비아니 형제가 보여준다. 감독 경력 60년이라는 세월이 말해주듯 <시저는 죽어야 한다>는 세련되고 노련한 솜씨를 보여준다. 타비아니 형제는 중범죄자 수용소인 레비비아 교도소에서 재소자들이 공연하는 연극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이를 영화로 만들기로 결정한다. 영화의 내용은 현실에서와 같이 셰익스피어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를 교도소 내 무대에 올리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다. 실제 교도소에서 공연된 연극의 연출자와 출연자였던 재소자들이 캐스팅되었다. 영화는 브루투스가 시저를 죽인 뒤 괴로워하다 자결하는 연극의 마지막 장면부터 시작된다. 객석의 환호 속에 출연자들이 무대 인사를 하고 공연은 마무리된다. 방금 전까지 시저였고 브루투스였던 배우들은 연극이 끝나자 재소자로 돌아간다. 그들이 자신의 감방에 갇히고 무거운 철문이 닫히면 영화의 서두가 마감된다.
시
대립되는 요소들의 조화 <시저는 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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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구(박영남)는 사사건건 자기를 나쁜 오빠로 만드는 동생 짱아(여민정)가 귀찮기만 하다. 때마침 짱아를 필요로 하는 짱아별의 외계인들이 짱아를 데리러 오고, 짱구는 흔쾌히 짱아를 보내주기로 한다. 외계인들이 전한 이야기는 이렇다. 본래 여유로 가득 차 있던 태양계가 지구인들로 인해 여유가 부족해졌다. 이대로 간다면 태양계는 스트레스와 분노가 쌓여 혼돈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느긋느긋현자’와 ‘짱아공주’가 만나게 되면 무한한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짱아는 짱아별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짱아를 되찾기 위한 가족의 난입으로 태양계는 송두리째 흔들리고, 마침내 ‘느긋느긋현자’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리고 짱구는 태양계의 평화와 동생 짱아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일생일대의 기로에 놓인다.
국내에선 네 번째로 개봉하는 극장판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는 시리즈 탄생 2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20주년을 기념해 시리즈 속 세계는
짱구 시리즈 탄생 20주년 기념작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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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양연화> DVD를 주고받으며 니콜라(피오 마르마이)와 바바라(루이즈 보르고앙)의 사랑은 시작됐다. 하지만 DVD 제목을 빌려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던 둘의 화양연화는 너무나 짧다. 니콜라와 바바라는 더 완전무결한 사랑을 꿈꾸며 아이를 갖지만 로망은 곧 와장창 깨진다. 임신과 육아에 정신을 쏟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하던 바바라는 우울증에 빠지고, 니콜라의 무관심한 태도까지 더해져 그녀의 인내심은 점점 한계에 다다른다. 주변의 압박에 미치기 일보 직전인 바바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육아의 책임은 고스란히 니콜라에게 옮겨간다.
그야말로 짜증과 피곤으로 점철된 바바라의 육아일기다. 육아의 어려움을 설파하는 것뿐이라면 그저 그런 임신, 출산 관련 영화들과 다를 바 없겠다. 하나 <해피 이벤트>는 임신 이후 바바라의 신체적, 감정적 변화를 여과없이 보여주며 일말의 환상조차 남기지 않는다. 아마도 <해피 이벤트>에 리얼리티를 부여한 일등 공신은 시나리오를
바바라의 육아일기 <해피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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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KNC의 총수가 중병에 걸려 위독한 가운데, 기업을 물려받을 총수의 딸 패리스(장백지)가 한국으로 스키여행을 떠났다가 눈사태를 맞아 실종된다. 그녀의 연인이자 KNC의 CEO인 권(권상우)은 이사총회를 미루고 패리스의 행적을 수소문하던 중, 그녀를 똑 닮은 꽃집 아가씨 진심(장백지)과 우연히 마주친다. 권은 호시탐탐 경영권을 노리는 총수의 동생으로부터 회사를 지키기 위해 잠시 동안 진심을 패리스로 변장시키고 상류층 사교계 활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 교양을 가르친다. 처음에는 각자의 목적을 위해 이루어진 계약관계였지만, 밝고 명랑한 진심과 그녀를 지켜보는 권 사이에는 점차 애정이 싹트기 시작한다. 어느새 커진 사랑의 감정에 두 남녀가 당혹스러워하며 갈등하고 있을 무렵 행방불명이었던 패리스가 살아 돌아오고, 진심과 권의 사랑은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첫인상부터 대번에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1964)를 연상시키는 <그림자 연인>은 새로움에 도전하기보다는
‘신데렐라의 성공 스토리’ <그림자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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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니어 서드 임팩트로부터 14년 뒤 에바 초호기 안에 잠들어 있던 이카리 신지가 깨어난다. 14년간의 기억의 공백으로 혼란스러워하는 신지의 눈앞에 펼쳐진 세계는 모든 것이 낯설다. 카츠라기 미사토 대령을 비롯한 네르프 구성원 대부분은 네르프에 저항하는 단체 ‘뷔레’를 결성하여 네르프의 인류보완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전투를 벌인다. ‘아무것도 하지 마라’는 미사토의 발언에 반발하여 네르프에서 파견된 아야나미 레이를 따라나서는 신지. 그녀가 자신이 알고 있던 레이가 아니란 사실을 깨닫고 실망하지만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 나기사 카오루를 만나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카오루의 설득으로 모든 걸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다시 한번 에반게리온에 탑승할 것을 결심한다.
1997년 극장판의 충격적인 결말을 뒤로하고 10년 만에 새롭게 시작하는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본격적인 오리지널 스토리로 전개되는 이번 영화는 기존의 세계관을 공유하되 첫 번째 사도인 나기사 카오루
신극장판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 <에반게리온: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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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만남이 있고, 약간의 소동이 있고, 불현듯 마음을 나누다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되는 또 한편의 여행담이다. 촬영 작가 센(무카이 오사무)은 여동생 스즈메(기리타니 미레이)가 사라진 파리의 강변에서 프리랜서 에디터 아오이(나카야마 미호)를 만나게 된다. 함께 길을 찾고 식사를 하며 가까워진 두 사람은 센의 짧은 여행 기간 동안 아오이의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된다.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하는 일이란, 그저 사진 몇장을 찍고, 요리를 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면서 현재의 고민과 과거의 아픔을 도란도란 털어놓는 것 정도다. 여기에 연락이 끊긴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 스즈메의 사연이 교차되면서, 화면에는 나이 차를 두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두 주인공의 모습과 어린 스즈메 커플의 이야기가 차곡히 쌓인다.
<새 구두를 사야 해>는 등장인물 중 누구의 마음도 쉽게 노출시키지 않는다. 반면 이야기는 다소 상투적으로 흘러 이들의 감정이 겉도는 듯 느
한 편의 여행담 <새 구두를 사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