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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문학교수 데이빗(벤 킹슬리)은 오래전 한번의 결혼 실패 끝에 독신이 되었고, 지금껏 완전한 자유라 여기며 많은 여자들을 만나왔다. 그중에는 자신의 수업을 들은 여학생들과의 관계도 있다. 그런데 콘수엘라(페넬로페 크루즈)를 만나자 데이빗의 모든 것이 바뀐다. 둘의 관계는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그녀에게 느끼는 데이빗의 감정은 집착이 된다. 콘수엘라는 그런 데이빗의 태도를 견디지 못한다. 결국 헤어지게 되는 두 사람. 하지만 2년 뒤 콘수엘라가 문득 돌아온다. 그녀는 왜 돌아왔을까.
<엘레지>는 필립 로스의 단편소설 <죽어가는 동물>을 원작으로 했다. 우선, 니콜 키드먼이 출연했던 <휴먼스테인> 등 이미 영화화된 필립 로스의 세계와 비교해보는 방식이 있을 것 같다. 각본 역시 <휴먼스테인>을 작업했던 니콜라스 메이어가 맡았다. 한편 “필립 로스의 작품은 누구나 감추고 싶은 인간의 추악한 본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수많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불가항력의 덫들 <엘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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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코왈스키(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미국 남자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뒤 포드 자동차에서 일하다 은퇴한 그는 요즘 세상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남편 좀 참회시키라는 죽은 아내의 유언 때문에 어린 신부(크리스토퍼 칼리)가 매일 성가시게 찾아오고 버릇없는 손녀는 월터의 보물인 72년형 ‘그랜 토리노’를 노린다. 이웃들은 슬럼화되는 동네를 못 견디고 교외로 이주했다. 빈집을 채우는 건 시끄럽고 말도 안 통하는 몽족 이민자들이다. 그런데 이웃집 소년 타오(비 방)를 갱단의 협박으로부터 구해준 것을 계기로 몽족 이웃과 월터는 별난 우정을 쌓아간다. 문제는 여전히 타오의 가족과 월터를 노리는 갱단들이다.
그랜 토리노는 1972년도에 포드가 생산한 자동차다. 크다. 시끄럽다. 기름도 많이 든다. 미국의 도로를 점유한 일본과 독일의 날씬한 자동차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랜 토리노는 미국적인 자동차다.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과거의 영화다. 월터 코왈스키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인간을 구원해야 한다 <그랜 토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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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사사키 류헤이(가가와 데루유키)는 회사에서 서무과장으로 뼈를 묻을 줄 알았지만, 하루 아침에 실직당한다. 밤샘 아르바이트와 대학교 수업을 무료하게 오가던 큰아들 다카시(고야나기 유우)는 갑자기 미군에 입대하겠다고 결심한다. 언제나 밥상을 차리고 도넛을 굽지만 식구들 모두에게 소외당하는 엄마 메구미(고이즈미 교코)는 조금씩 허물어진다.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아들 켄지(이노와키 가이)는 알 수 없는 이끌림에 몰래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다. 피아노 선생님은 켄지의 천재적인 재능을 알아차리고 음악 전문 중학교 진학을 권한다.
시간 순으로 진행되는 <도쿄 소나타>에선 단 한번 ‘3시간 전’이라는 자막이 뜨며 과거로 돌아간다. 류헤이와 메구미가 백화점에서 마주치는 이 장면을 전후로, 크나큰 사건을 겪은 류헤이와 메구미의 각각의 마지막 대사는 “아니야!”다. 아니다, 아니다. 삶에 대한 전적인 부정, 혹은 다가올 파국을 향한 미약한 절규. 그 단어를 입 밖으
한 가족의 고통스러운 드라마 <도쿄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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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동력자인 아버지가 초능력 연구조직 디비전에 살해당하는 것을 본 닉은 “꽃을 들고 찾아오는 여자를 도와주라”는 유언을 간직하고 도망친다. 그리고 10년 뒤, 홍콩으로 몸을 숨긴 닉(크리스 에반스) 앞에 캐시(다코타 패닝)가 나타나, 디비전에서 도망친 여자 키라(카밀라 벨)가 가진 가방을 찾아야 한다고 도움을 청한다. 한번 아버지의 죽음을 경험한 닉은 거절하지만, 캐시는 목숨이 걸렸다며 막무가내다. 사실 키라는 디비전의 비밀실험에서 생존한 유일한 존재로, 기억을 조작할 수 있는 치명적인 능력을 가졌다.
<푸시>는 초능력자들의 세계다. 겉모습은 일반인과 똑같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중요한 캐릭터들은 초능력을 지녔다. 초능력은 보통 유전되는데, 닉은 아버지와 같은 염력을 가진 ‘무버’이고, 캐시는 엄마로부터 예지력을 물려받은 ‘와쳐’다. 알코올이 들어가면 능력이 강해진다는 캐시는 본 것을 입 밖으로 꺼내면 미래가 바뀌기 때문에 그림을 그린다. <푸시
비주얼로 이야기를 덮는 오류 <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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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사라졌다. 하나밖에 없는 사랑스러운 여동생이. 현정(추자현)은 실종된 동생 현아(전세홍)의 행방을 수소문하다 어느 시골 마을에까지 흘러든다. 휴대폰으로 위치추적을 하니 마지막으로 통화한 장소가 그 근방이다. 인근 파출소에 수사를 의뢰하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거절당한 그녀는 홀로 동생을 찾으러 나선다. 다행히 동생의 사진을 확인한 목격자가 판곤(문성근)의 집 근처에서 그녀를 봤다고 증언하고, 이를 증거로 가택 수사에 나서지만 어디에서도 동생은 발견되지 않는다. 게다가 다들 판곤이 그럴 위인이 아니라면서 현정의 의심을 나무라는 눈치다.
판곤은 지독한 연쇄살인마다. 노모를 제외하곤 누구도 믿지 않지만, 진짜다. 그는 남자들은 칼 혹은 도끼로 찍어 죽였고, 여자들은, 아니, 젊고 싱싱한 여자들은 지하실에 가둬놓고 성노예로 부렸다. 추측건대 현아 전에도 이미 두명의 여자가 감금돼 수차례 겁탈당했고, 잔인한 고문 끝에 살해됐다. 현아와 동행한 영화감독의 목을 사정없이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이들의 욕망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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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공을 지닌 고등학생 손오공(저스틴 채트윈)은 2천년 동안 봉인된 악마 피콜로의 부활로 할아버지를 잃는다. 할아버지가 남긴 유언은 지구 곳곳에 흩어진 7개의 드래곤볼을 모아서 피콜로의 음모를 막으라는 것. 손오공의 여정에는 하와이안 셔츠를 입고 여자를 밝히는 무천도사(주윤발), 천부적인 기계적 재능으로 드래곤볼 탐지기를 발명한 부르마(에미 로섬), 개과천선한 날강도 야무치(박준형), 손오공의 짝사랑 치치(제이미 정)가 합류한다. 그들은 이제 7개의 드래곤볼을 모아 지구를 지배하려는 피콜로보다 먼저 드래곤볼을 찾아내야만 한다.
도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은 20세기 최고의 문화 상품 중 하나다. 1984년 일본의 <주간소년 점프>에서 연재를 시작한 <드래곤볼>은 일본에서 약 2억부, 전세계적으로는 3억부 이상이 팔려나갔다. 90년대부터 일본 망가를 적극적으로 수입하기 시작한 북미와 프랑스에서도 <드래곤볼>은 일본 문화의
90년대 비디오 게임 원작 B급영화의 경지 <드래곤볼 에볼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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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미서부로 떠난 여행 중 권태를 느끼는 부부 엘렌(마리아 시몬)과 펠릭스(오거스트 딜), 친구가 반한 남자 라울(스티페 에르체그)에게 호감을 갖고 그의 초대로 제프텐버그로 가는 카로(카리나 플라체카), 남편의 친구 이레네(이나 베이세)와 요나스(보탄 빌케 모링) 커플의 방문으로 아이슬란드에서의 단조로운 일상에 흔들림을 느끼는 요니나(솔베이그 아니스도티). 친구따라 자메이카로 여행 왔다가 원주민 남자에게 마음이 흔들려 섬을 떠나지 않는 크리스틴, 여행 중인 부모를 찾아 베니스에 왔다가 자신의 외로움을 발견하는 마리온(프리치 하벌란트). 낯선 도시로 여행 중 맞닥뜨린 감정의 동요로 이들 각자는 심란하다.
“독일 사람들은 다 이렇게 살아요. 여행 갔다가 다시 가서 일하고….” 미서부 여행 중 클럽에서 만난 주민 남자와 대화를 나누던 엘렌은 이렇게 말한다. 부부가 함께 원거리 여행을 하는 것이 남자에게는 특별한 행사 같아 보이지만, 이들 부부에게, 특히 독일인에게
여행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감정 <단지 유령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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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PJ 드보이)와 사귄 지 2년이 넘은 제임스(폴 도슨)는 혼자 자위를 할 정도로 현재 관계에 권태를 느낀다. 둘의 생활을 역시 2년 넘게 훔쳐봐온 건너편 집 남자(피터 스티클)는 집 밖에서의 관계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커플 상담가 소피아(숙인 리)는 남편 롭(라파엘 바커)과 온갖 기이한 체위를 즐김에도 오르가슴 한번 느껴보지 못했고, 돈을 받고 마조히즘을 제공하는 세브린(린제이 비미시)은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어딘가 조금씩 불완전한 이들은 언더그라운드 살롱 ‘숏버스’에서 만나 서로의 부족함을 공유하고 보완한다.
“섹스가 끝나면 왜 외로워지지?” <숏버스>가 섹스에 몰두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9·11 사건 정도의 스펙터클이 아니고서야 느끼지 못하는 영화 속 인물들은 외롭다. 그래서 이들은 섹스에 열중한다. 섹스가 끝나면 다시 외롭고 슬퍼지겠지만 섹스를 하는 순간만은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영화는 귀여운 모형으로 완성
섹스가 끝나면 왜 외로워지지? <숏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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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제이슨의 전설이 시작된 곳. 크리스털 호수 캠프장에 한 무리의 캠프족이 발을 들여놓는다. 아들을 잃고 미쳐버린 어미가 사실은 죽지 않은 아들을 위해 복수를 했다는 수십년된 오싹한 괴담 앞에 희희낙락하던 그들은, 그날 밤 복면을 쓴 거구의 인물에게 습격을 받고 차례로 죽어나간다. 그리고 6주 뒤, 캠프족 중 한명이었던 휘트니의 오빠 클레이가 실종된 동생을 수소문하며 크리스털 호수를 찾아온다. 때마침 근처 별장에서 주말을 보내러 온 젊은이들은, 피로 얼룩진 죽음이 기다린다는 건 상상도 못한 채 즐길 준비에 빠져든다.
<13일의 금요일> 프랜차이즈는 모두 12편이다. 1980년 숀 S. 커닝엄이 세상에 내놓은 오리지널 <13일의 금요일>에서 가지를 뻗은 영화만 11편이라는 말이다.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에 열광하는 팬이라면 열일을 제쳐두고 궁금해질 것이다. 이 영화, 재미있을까? 답만 말하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
매끈한 상업영화 <13일의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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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만점의 라디오 연애 상담프로 진행자 엠마(우마 서먼)는 재력과 매력을 모두 갖춘 남자 리처드(콜린 퍼스)와 곧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이 혼인 신고를 하러 시청에 갔을 때, 황당하게도 그녀에겐 이미 서류상 남편이 있다는 통보가 떨어진다. 한번도 결혼한 적 없는 미혼녀에게 이게 웬 날벼락인가? 엠마는 이 서류상의 결혼이 무효임을 증명하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의문의 ‘신랑’, 패트릭(제프리 딘 모건)을 찾아나선다. 한편 패트릭에겐 그 나름대로 엠마를 벼르고 기다리게 된 사정이 있는데….
아무 잡지나 집어들자. 연애 상담 코너를 펼치면 언제나 비슷한 고민과 상담이 쏟아져 나온다. 백마 탄 왕자님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혼한 커플의 43%가 이혼으로 끝장난다, 안정되고 성숙한 남자를 찾아라…. 머리로는 모든 연애의 이론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심장은 때로 주인을 배반한다.
<뉴욕은 언제나 사랑 중>의 여주인공 엠마 역시 지난 10년 동
제프리 딘 모건의 근사한 남성미 <뉴욕은 언제나 사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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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권상우)에게 크림(이보영)은 “뒤통수를 맞은 것처럼” 찾아왔다. 고아인 두 사람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함께 살아왔지만, 그들은 연인 관계가 아니다. 크림의 말에 따르면 그녀에게 케이는 “식탁에서는 엄마 같고 사회에서는 아빠 같고, 슬플 때는 오빠 같고 때로는 애인 같은” 남자다. 케이는 크림을 사랑하지만, 암세포와 함께 살아가는 처지라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 없다. 케이는 라디오 PD로, 크림은 작사가로 살아가던 어느 날, 크림은 케이에게 치과의사인 주환(이범수)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한다. 죽음을 눈앞에 둔 케이는 이때부터 크림과 주환의 결혼식을 준비한다.
영화의 시작은 가수 이승철이 새로운 노래를 찾는 모습이다. 좋은 가사를 찾던 그는 우연히 케이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랑하는 여자의 행복을 위해 그녀를 다른 사람과 결혼시킨 남자의 이야기다.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이처럼 전설과도 같은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의 영화다. 극중에
선물가게에 진열될 법한 팬시상품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