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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가 고향이다. 충주는 사과가 유명하다. 사과는 피부 미용에 좋다. 피부 미용엔 온천도 좋은데, 온천 하면 수안보다. 수안보는 충주에 있다. 충주는 피부 미용에 좋은 도시다. 그래서, 지금 내 인생의 영화가 <겟잇뷰티>라도 되는 거냐고?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유명 여자 연예인이 나와서 자신의 파우치를 개봉하는 순간 ㄴr는 ㄱr끔 눙무를 흘ㄹL다. 그리고, ㄱr끔 ㅇㅣ렇ㄱㅔ ㄱH소리를 하눈 ㄴHㄱr 별루ㄷr.
2001년 어느 여름, 반복되는 수안보 온천욕에 더이상 뽀송해질 곳도 없던 나는 강원도 인제로 피서지를 틀었다. 부자 친구가 있었는데 자기 아버지가 인제에 별장이 있다고 했다. 친구들끼리만 아주 재밌게 놀 수 있을 거라고 했다. 들뜬 마음으로 도착한 별장의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별안간 술 냄새가 진동했다. 아저씨 네댓명이 이미 얼큰해져 있었다. 부자 친구를 쳐다봤다. 부자 친구는 먼 산을 바라보며 경치가 좋다는 애먼 소리를 해대고 있었다. 애초에 부자 말은
[내 인생의 영화] 박정민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헐 저 아저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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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프리드 히치콕의 감독 데뷔작은 <쾌락의 정원>(1925)이다. 영화의 주 배경은 런던이지만, 데뷔작부터 히치콕은 이국정서를 자극하는 지리적 호기심을 숨기지 않는다. 알다시피 낯선 곳에 대한 열망은 히치콕 영화의 중요한 서사적 동기다. 데뷔작에서 강조된 장소가 이탈리아 북부의 코모 호수(Lago di Como)다. 밀라노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다. 영화는 ‘쾌락의 정원’이라는 카바레에서 일하는 두 여성 댄서 각자의 사랑 이야기다. 둘 가운데 상대적으로 선한 여성이 영악한 남자의 꾐에 빠져 신혼여행을 가는 곳이 바로 코모 호수다. 남성은 식민지 아프리카로의 전출을 앞두고 결혼을 서두르고, 여성은 그 계획을 사랑으로만 해석한다. 여성은 아름다운 꿈을 꾸듯 남자를 따라 호수로 향한다.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히치콕은 데뷔 때부터 스릴러를 잘 만들었다는 점이다.
히치콕, 코모 호수에서 데뷔작을 찍다
<쾌락의 정원>의 ‘코모 시퀀스’는 호수 주변에 있는
[한창호의 트립 투 이탈리아] 히치콕의 스릴러에서 코먼의 호러까지 <쾌락의 정원> <007 카지노 로얄> <로코와 그의 형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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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살의 번역가 박완(고현정)은 엄마 난희(고두심)의 초등학교 동문들을 이모라고 부른다. 구두쇠 남편(신구)이 약속했던 세계일주를 기다리는 정아 이모(나문희). 자식들에게 ‘아빠보다 엄마가 먼저 가셨어야 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혼자선 아무것도 못하는 희자 이모(김혜자). 유부남과 연하남 스캔들에 휘말렸던 연예인 영원 이모(박원숙)는 화통하고 다감하며, 카페를 하는 충남 이모(윤여정)는 가난한 예술가와 어울리는 재미에 취해 있지만 그들에게 물주 취급 받는 것을 모른다.
노희경 작가의 tvN <디어 마이 프렌즈>에는 누구 하나 쉬운 인생이 없다. 개성이 강한 60, 70대 여성들을 ‘이모’라는 호칭으로 묶어 서술한 것은 나이 든 이를 꼰대 같다며 귀찮아했던 완이 그들의 회고를 전하고 자신의 관점으로 그들의 인생에 주석을 붙이는 내레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이 주석이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불편할 때가 있다.
안개 자욱한 시골 도로에서 정아와 희자가
[유선주의 TVIEW] <디어 마이 프렌즈> 분명히 말해야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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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계춘할망> 손녀를 위해서라면
[정훈이 만화] <계춘할망> 손녀를 위해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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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나는 언제나 <핑거스미스>에서 석스비 부인이 보여주는 이야기 말미의 변화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해왔다. <핑거스미스>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사람은 이모부도 아니고 젠틀맨도 아니다. 석스비 부인이다. 그는 무언가를 그토록 오랫동안 계획하고 치밀하게 조종해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키운 딸과 낳은 딸 앞에서 어떻게 그리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단 말인가.
단지 키운 딸을 향한 모성애나 양심의 가책이 작동한 모양이라 여기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재미있게 잘 읽고 있던 이야기에 없던 틈이 큼지막하게 벌어진 것 같아 아무래도 개운치 않았다. 그 틈을 매워줄 다른 반전이 있을 줄 알았으나 남아 있는 페이지는 속절없이 동이 났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박찬욱의 <아가씨>가 이 부분을 어떻게 바꾸고 개연성을 통제했을지 궁금했다. 영화를 보고 궁금증이 풀렸다.
애초에 그런 설정 다 날
[허지웅의 경사기도권] <아가씨>가 원작의 설정을 버리면서 취한 몇 가지 영화적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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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AFI 유학 중이던 류성희 미술감독을 한국으로 돌아오게 만든 것은 바로 왕가위 감독이다. 무슨 얘기인가 하니, 유학을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이 없었던 그녀 앞에 등장한 영화가 바로 왕가위의 <동사서독>(1994)이었다. 임청하가 아무 말 없이 칼을 차아아악 가르는 순간, 갑자기 눈물이 뚝뚝 흘렀다. 그때 류성희는 누군가의 부탁으로 한 웨스턴영화의 바를 작업하던 중이었다. 건맨들이 뒤엉키는 웨스턴 바를 만들고 있던 그때 봤던 한편의 아시아 무협영화가 그녀의 마음을 뒤흔든 것이다. 심지어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동사서독> 상영회를 열기도 했다. “서양 애들한테 지지 않으려고 밤새 연구해서 웨스턴 바를 멋지게 만들었지만 사실 그건 다 공부해서 하는 거고, 그냥 어느 순간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리병을 들고서 1인2역을 하며 어딘가 미친 것 같은 임청하의 행동도 심금을 울렸고, 그저 기억을 희미하게 없애준다는 취생몽사라는 술
[에디토리얼_주성철 편집장] 류성희 미술감독의 벌컨상 수상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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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의 슈퍼히어로 ‘블랙 팬서’가 단독 주연인 영화는 라이언 쿠글러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간다고 했던가. 아마도 마블은 그의 두 번째 연출작이자 <록키> 시리즈를 잇는 속편 <크리드>의 완성도를 보고 믿음을 가졌을 것이다. 1976년, 부둣가에서 고리대금업자 수금이나 하며 소일하던 서른살 ‘록키’가 세계 챔피언과의 일생일대의 대전 기회를 얻었던 것처럼, 1986년생의 젊은 할리우드 신인감독에게도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물론 <크리드>는 그만한 기회와 대우를 받아 마땅한 영화다.
그의 곁에는 연인 애드리안도 친구 폴리도 스승 미키도 떠나고 없다. 당대 최고의 인기 복서 록키 발보아는 아직 세상에 남아 있다. 여전히 필라델피아를 벗어나지 않은 채 그가 살던 동네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이탈리아 종마’ 록키는 그가 살아가는 영화 속 세상 안에서 존경받는 전설적 스포츠 영웅이다. 생각해보니 그를 연기한 실베스터 스탤론이
[김현수의 야간재생] “내 인생? 나쁘지 않았어” <크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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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로피컬 하우스라는 장르가 인기다. 처음엔 비주류였지만 이젠 저스틴 비버의 1위 싱글 <What Do You Mean?>에 차용될 정도로 친근한 장르가 됐다. 음악적 특징은 ‘트로피컬’이란 이름처럼 열대나 여름의 기운을 머금고 있다는 것이다. 익살맞은 마림바 퍼커션을 쓰거나 부드러운 플루트와 피아노 선율을 애용한다. 그게 뭐 특별하냐 싶겠지만 테마 멜로디를 장대한 신스로 채우는 최근의 일렉트로닉 경향을 생각하면 독특하다 못해 역행에 가까운 시도다. 카이고는 이 트로피컬 하우스를 대중화한 뮤지션이다. 지중해와 카리브해 느낌의 하우스는 예전에도 있었지만 카이고 이전엔 주류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다가 <Firestone>이 히트한 이후로 상황이 달라졌다. ‘뭐 신선한 거 없을까?’ 찾던 뮤지션들이 너도나도 이 장르에 뛰어들었다. 일렉트로닉 대세를 따르고 싶지만 부드러운 걸 원했던 쪽에서 특히 선호했다. 트로피컬 하우스는 EDM답지 않은 일렉트로닉
[마감인간의 music] 스타일을 만들고 넘어서기 - 카이고 《Cloud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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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밀가루성애자의 일용할 양식, 라면과 어묵. 보름 동안 먹지 못하고 있다. 내가 과민한 건가. 국내 유일의 소맥제분 기업에서 썩은 밀가루를 납품했고, 대부분의 라면, 어묵, 맥주, 맛살, 햄, 과자 등이 바로 이 소맥전분으로 제조됐다는 내부자 고발이 있었는데도 너무들 조용하다. 후속 보도도 없고, 조사하겠다던 경찰의 결과 발표도 없다. 대형 식품기업들은 머리카락 보일라 꼭꼭 숨었다. 그런데도, 1년에 1인당 평균 74개로 세계에서 라면을 가장 많이 먹는 나라의 시민들 반응이 몹시 차분하다. 다들 썩은 쥐와 곰팡이와 방부제 정도는 이제 참고 먹을 만한 것인가.
하기는 썩은 쥐와 밀가루의 콜라보보다 이 둔중한 체념이 더 괴이쩍다. 사회적 부패가 일상화되어서 웬만한 위험은 간에 기별도 가지 않을 정도로 내성이 생긴 걸까. 가습기 살균제처럼 피해자 규모와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야 그제야 소독약 바르듯 한철 반짝 분노하고 마는 걸까. 어쩌다 우리는 이렇게 삶의 감각이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말해져야 할 것들 - ‘썩은 밀가루’ 논란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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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의미로 무서운 데뷔작이자 그해의 영화였던 나홍진의 <추격자>(2008)를 심야에 보고 홀로 돌아가던 길을 기억한다. 서사의 내부 논리와 작동에 무리가 없는, 제목 그대로 시종일관 내달리는 영화였지만 영화가 끝나자 남겨진 감정은 ‘모호함’이었다. 놀랍게도 이 잘빠진 스릴러는 악(惡)이 끝내 처벌받아 나름대로 세상의 정의가 지켜졌다고 착각하게 하는 영화가 전혀 아니었다. 관객이 영화에서 영민(하정우)의 악과 그 원인, 이유를 이해할 방도는 없다. 그가 조카의 머리에 남겨놓은 상처와 거처했던 반지하의 벽에 그려놓은 그림 정도가 결코 설명되지 않는 악의 내면에 대해 영화가 묘사한 전부다. 희생자의 딸을 바라보는 중호(김윤석)의 모습과 창문 너머 서울의 밤하늘을 배치한 엔딩 컷이 결국 전해준 건, 이유 없는 악에게서 누구 하나 온전히 지켜내지 못하는 이 세계의 절망과 돌아가거나 나아갈 곳 없는 모호한 감정이었다.
관객이 길을 잃게 하는 일
이 ‘모호함’은 최근 한국영화에
[박수민의 오독의 라이브러리] <엑소시스트>, <소서러>, <곡성> 악(惡)의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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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출판사 갈리마르에서 인류의 문화유산을 종합 정리한다는 취지로 1986년부터 펴냈다는 데쿠베르 총서.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부터 시공디스커버리 총서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간되었던 바로 그 책인데, 지금은 없어진 강남역 지하 동화서적에서 이 책을 한권씩 사들였던 기억이 난다. <마야, 잃어버린 도시들> <연금술> <부두교, 왜곡된 아프리카의 정신> 등의 책을 사고, 소파 한구석에 파묻혀 지식을 충전했었다.
XTM에서 이미 240회 남짓 방송되고 있는 <가제트: Guy’s Academy>에는 온갖 종류의 지식이 가득하다. ‘남자들이 알고 싶은 모든 비밀이 밝혀진다’는 프로그램의 캐치프레이즈도 그렇고, 가제트(gadget)라는 영어 단어와 가제트 형사를 블렌딩한 것 같은 프로그램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주로 남자들이 궁금해할 법한 주제들을 선정하고 있다. 최면이나 피라미드, 스니커즈의 역사나 에너지 드링크의 효시 레드불을 거쳐 셜록
[김호상의 TVIEW] <가제트: Guy’s Academy> 그냥 궁금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