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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배우들이 배역을 거절했던 이유

윌 스미스 유튜브 채널 속 ‘Why I Turned Down The Matrix’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며,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 된 윌 스미스. 다양한 캐릭터들로 관객을 만나온 그도 흔히 말하는 ‘대박 영화’를 놓친 적 있다. 워쇼스키 자매의 <매트릭스>다. 윌 스미스는 지난 2월1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매트릭스>의 네오 역을 거절했던 이유에 대해 직접 밝혔다.

그가 말한 결정적인 이유는 워쇼스키 자매가 무엇을 하려는지 잘 이해할 수 없어서다. 그는 “워쇼스키 자매는 분명 천재들이지만 내가 미팅에서 경험했던 것은 조금 미묘했다”고 말하며 당시 상황을 재현했다. 액션 신에 대한 설명을 들었지만 잘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매트릭스> 대신 <와일드 와일드 웨스트>를 선택했다고 말하며, “네오 역에 키아누 리브스를 캐스팅한 것은 완벽했다. 자신이 맡았다면 잘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그처럼 개인적인 견해로 배역을 거절했던 할리우드 배우들은 또 누가 있을까. 스케줄 상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배역을 놓친 것이 아니라, 확고한 이유를 가지고 있던 이들. 그들이 역할을 고사했던 다양한 이유들에 대해 알아봤다.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금발이 너무해> 엘리 우즈(리즈 위더스푼)

‘전작의 캐릭터와 너무 비슷해서’

(왼쪽부터) 드라마 <못말리는 번디 가족> 속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 / <금발이 너무해> 속 리즈 위더스푼

리즈 위더스푼의 대표작 중 하나인 <금발이 너무해>의 엘리 우즈 역은 원래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에게 먼저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심지어 크리스티나 애플게이트를 염두에 두고 캐릭터를 창조한 것. 그러나 그녀는 엘리 우즈 역이 드라마 <못말리는 번디 가족>에서 연기했던 캘리 번디와 너무 유사하다는 이유로 역할을 고사했다. 그녀는 “금발머리에 화려한 패션, 후에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것까지 너무 비슷하게 느껴졌다. 비슷한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두려웠다”고 전했다.

니콜라스 케이지

<더 레슬러> 랜디 더 램 로빈슨(미키 루크)

‘영화가 원하는 모습을 구현할 수 없어서’

(왼쪽부터) <로드 오브 워> 속 니콜라스 케이지 / <더 레슬러> 속 미키 루크

몰락한 레슬러의 삶을 소재로 짙은 드라마를 보여준 <더 레슬러>. 주인공 램과 미키 루크의 실제 삶이 오버랩되며 더 큰 시너지를 발휘했던 영화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은 애초에 미키 루크를 캐스팅하려 했지만 제작사는 성형, 약물, 폭행 등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미키 루크의 캐스팅을 반대했다.

그를 대신한 것이 니콜라스 케이지. 그러나 영화를 위해 훈련을 시작한 니콜라스 케이지는 캐릭터를 구현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역할을 포기했다. 그는 “이 역할은 스테로이드 때문에 고통받는 선수다. 내가 절대 하지 않을 스테로이드제에 의지하고 않고는 영화가 원하는 모습을 표현해낼 수 없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결국 램 역은 다시 미키 루크에게로 돌아갔으며, 미키 루크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큰 호평을 받았다. 니콜라스 케이지는 후에 “후회하지 않는다. 미키를 위한 역할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드 로

<수퍼맨 리턴즈> 슈퍼맨/클라크 켄트(브랜든 루스)

‘의상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왼쪽부터) <캡틴 마블> 속 주드 로 / <수퍼맨 리턴즈> 속 브랜든 루스

오는 3월 개봉하는 <캡틴 마블>로 생애 첫 슈퍼히어로 영화를 장식한 주드 로. 그러나 그가 슈퍼히어로 역할을 제안받은 것은 처음이 아니다. 주드 로는 2006년 개봉한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수퍼맨 리턴즈>에서 슈퍼맨 역을 제안받았지만, 의상 때문에 이를 거절했다. 그는 “나는 그냥 그 역할에 맞지 않는 것 같았다. 계속 의상이 걱정됐다”고 말했다.

심지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은 수정된 의상으로 그를 설득하려 했지만 이마저 통하지 않았다. 주드 로는 “화장실로 가서 옷을 입어봤다. 그리고 그 옷을 입는 내 모습이 전 세계에 포스터로 나갈 생각하니, ‘절대 안 돼’라는 생각이 들더라. 끝내 옷을 다 입지 않았다”고 전했다.

올리비아 문

<데드풀> 바네사 칼리슨(모레나 바카린)

‘액션이 없어서’

(왼쪽부터) <엑스맨: 아포칼립스> 속 올리비아 문 / <데드풀> 속 모레나 바카린

<엑스맨: 아포칼립스>에서 여전사 사일록을 연기한 올리비아 문. 그녀는 <엑스맨: 아포칼립스> 이전, <데드풀>에서 데드풀의 연인 바네사 칼리슨 역을 먼저 제안받았다. 그러나 액션이 없다는 이유로 역할을 거절했다. SNS에 스턴트 연습 사진을 올리는 등 평소에도 액션에 관심이 많았던 올리비아 문은 “액션 없이 누군가의 여자친구로만 등장하는 것에는 흥미가 없었다”고 전했다. 그렇게 대신 선택한 것이 <엑스맨: 아포칼립스>다.

<엑스맨: 아포칼립스>의 개봉 후 올리비아 문은 “데드풀과 샤일록이 함께 팀을 이루는 <엑스포스>를 원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데드풀과의 사랑은 싫지만, 함께 액션을 선보이는 것은 언제나 환영인 듯하다.

조쉬 하트넷

<배트맨 비긴즈> 배트맨/브루스 웨인(크리스찬 베일) 등

‘이미지가 굳어질 것 같아서’

(왼쪽부터) <어거스트> 속 조쉬 하트넷 / <배트맨 비긴즈> 속 크리스찬 베일

유명 캐릭터를 맡는다는 것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쉬 하트넷이 그 전형적인 사례다. 그는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수퍼맨 리턴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까지 무려 세 슈퍼히어로를 거절했다. “슈퍼히어로 이미지로 굳어지고 싶지 않다"는게 이유였다.

또한 <진주만>, <블랙 호크 다운>으로 스타덤에 올랐을 당시 그는 세상 사람들이 모두 스스로를 알아보는 듯한 압박감에 고향으로 돌아가 1년 넘게 연기를 쉬었던 바도 있다. 그러나 2014년 드라마 <페니 드레드풀>에 출연한 그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을 거절한 것은 실수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호아킨 피닉스

<닥터 스트레인지>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그린 스크린이 불편해서, 역할에 흥미가 없어서’ 등

(왼쪽부터) <마스터> 속 호아킨 피닉스 / <닥터 스트레인지> 속 베네딕트 컴버배치

‘천의 얼굴’ 호아킨 피닉스도 여러 차례나 슈퍼히어로 영화의 출연을 고사했다. 현재는 각각 마크 러팔로,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연기하고 있는 MCU의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역이다. 게다가 DCEU의 악역 렉스 루터도 제안받았었다. 그러나 그는 “CG를 위한 그린 스크린에서 연기하는 것이 불편할 것 같다”, “역할에 흥미가 없다” 등의 이유로 배역들을 모두 거절했다. 대신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 린 램지 감독의 <너는 여기에 없었다> 등 흥행보다는 작품성을 인정받은 영화들에서 활약하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슈퍼히어로들을 줄줄이 고사했던 호아킨 피닉스지만, 현재 그는 영화 팬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을 악역 ‘조커’를 맡아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토드 필립스 감독의 <조커>에서다. 여타의 슈퍼히어로 영화에 비해 매우 적은 액수인 5500만 달러(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보통 1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다)가 투입, CG와 액션이 중심이 되지 않는 영화다. 조커의 기원에 대해 다루며 평범한 코미디언에서 범죄자가 되는 아서(조커)의 이야기를 그린다. 호아킨 피닉스가 선택했다는 것만으로도 일반적인 슈퍼히어로 영화와는 많은 차별점이 있을 듯하다.

이안 맥켈런

<해리 포터> 알버트 덤블도어(리차드 해리슨, 마이클 갬본)

‘리차드 해리슨이 자신의 연기를 혹평했었기 때문에’

(왼쪽부터)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속 이안 맥켈런 /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속 리차드 해리슨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노년의 카리스마를 뿜어냈던 이안 맥켈런. 그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서도 마법사 덤블도어 교수 역의 후보였다. 다만 처음부터가 아닌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까지 덤블도어를 연기한 리처드 해리스가 사망한 후, 그의 뒤를 이어 덤블도어를 연기할 것을 제의받았다.

그러나 이안 맥켈런은 과거 리차드 해리스가 자신에게 했던 혹평 때문에 역할을 거절했다. 그는 “매력적인 역할이었으나 할 수 없었다. 고 리차드 해리스는 나에게 ‘기술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열정이 없는 배우’라고 혹평을 했었다. 나를 인정하지 않았던 배우의 역할을 이어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마이클 갬본이 덤블도어 역에 최종 캐스팅됐다. 또한 이안 맥켈런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출연 불발이 아쉽지는 않다. 나는 진짜 마법사 간달프니까”라고 말하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틸다 스윈튼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사이빌 트릴로니(엠마 톰슨)

‘아이들을 억압하는 기숙사 생활을 미화하는 것이 싫어서’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 속 틸다 스윈튼 /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속 엠마 톰슨

예술영화와 대중영화를 오가며 연기력을 입증한 틸다 스윈튼도 <해리 포터>에 출연 제의를 받았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부터 등장한 사이빌 트릴로니 교수 역이다. 그녀가 <해리 포터>의 출연을 고사한 이유도 이안 맥컬런처럼 과거의 기억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해리 포터>는 기숙사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 어린 시절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끔찍한 경험이었다. 굉장히 외롭고 동떨어진 환경이었다. 기숙사는 어린이에게 매우 잔인한 환경이다. 그래서 <해리 포터> 시리즈를 싫어한다”며 솔직한 의견을 토로했다. 실제로 그녀는 2013년 어떠한 시험이나 성적 체계도 존재하지 않는 학교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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