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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배우가 시사회장을 뛰쳐나간 이유? 2019년 칸영화제 이슈들

<기생충>

지금 영화계는 온통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리뷰, 해석 등 다양한 반응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기생충>이 한국영화 최초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기 때문. 덩달아 국내에서는 칸영화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황금종려상이 올라갈 정도.

그러나 이번 칸영화제에서는 <기생충>의 수상 외에도 여러 이슈들이 있었다. 화제작, 경향, 논란 등 2019년 칸영화제를 뜨겁데 달궜던 이슈들을 모아봤다.

최연소 심사위원 엘르 패닝

(왼쪽부터) 2019년 칸영화제 속 엘르 패닝,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

첫 번째는 엘르 패닝이 역대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전까지 최연소 타이틀은 2015년 만 26세의 나이로 심사위원이 된 자비에 돌란 감독에게 있었다. 그러나 올해 엘르 패닝이 만 21세의 나이로 심사위원에 오르며 기록이 갱신됐다.

다코타 패닝의 동생으로 유명했던 엘르 패닝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썸웨어>, <말레피센트>, <네온 데몬> 등 다양한 작품들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입증했다. 2006년에는 이번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장을 맡은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에서 주인공 리차드(브래드 피트)의 딸을 연기하기도 했다. 엘르 패닝은 “이냐리투 감독과 함께 심사위원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에게 내가 7살이었던 <바벨> 당시의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존경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경쟁 부문 최초의 아프리카계 여성 감독 마티 디옵

<애틀란틱스>

‘최연소’가 아닌 ‘최초’를 장식한 이도 있다. 그 주인공은 <애틀란틱스>의 마티 디옵 감독. 그녀는 아프리카계 여성 감독 최초로 칸영화제 경쟁부분에 진출,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까지 수상했다. 심지어 <애틀란틱스>는 배우로 먼저 이름을 알린 그녀의 첫 장편 연출작. 2009년 연출했던 동명의 단편 다큐멘터리를 장편 극영화로 발전시킨 것으로, 아프리카 청년들의 실업 문제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담아냈다.

장르영화 강세

<데드 돈 다이>

올해는 장르영화들이 경쟁부문에 대거 초청됐다. 개막작인 짐 자무쉬 감독의 <데드 돈 다이>부터 좀비들이 등장, 코미디 요소까지 버무렸다. 또한 트로피를 거머쥔 작품들도 장르영화들이 많다.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바쿠라우>는 갑자기 지도에서 사라진 마을을 배경으로 미스터리 스릴러를 그려냈으며,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리틀 조>는 식물에게 인간이 잠식당하는 SF 영화다. “봉준호 자체가 장르가 됐다”는 찬사를 이끌어낸 <기생충>도 이런 경향에 한몫했다.

화제작

<페인 앤 글로리>

이번 칸영화제에서 가장 큰 화제를 낳았던 영화는 단연 <기생충>이다. 칸영화제 공식 데일리인 <스크린>에서는 항상 경쟁부문 영화들의 별점을 매긴다.(최고점 4점) <기생충>은 가장 높은 점수인 3.5점을 받았다.

그러나 이외에도 호평 세례를 받은 작품들이 있다. <기생충>과 함께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언급된 영화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페인 앤 글로리>. 쇠퇴한 영화감독 살바도르(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페드로 알모도바르 특유의 촘촘한 캐릭터 심리 묘사가 도드라진 영화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으며, 최종적으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스크린>의 별점은 3.3점.

각본상을 수상한 셀린 시아마 감독의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도 3.3점을 받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전작 <워터 릴리즈>, <톰보이>에서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섬세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인 셀린 시아마 감독의 맥을 잇는 영화다. 18세기 말 프랑스를 배경으로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메를랑)의 삶과 사랑을 그렸다.

<포트레이트 오브 어 레이디 온 파이어>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거장들의 작품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이번 영화제 역시 여러 거장들의 작품이 경쟁부문에 올랐다. 어린 나이에 거장의 수식어가 붙은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티아스와 막심>, 리얼리즘의 대가 켄 로치 감독의 <쏘리 위 미스드 유>,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 아메드>, 테렌스 맬릭 감독의 <어 히든 라이프> 등이다. 또한 B급을 가장한 A급 영화의 귀재,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는 뒤늦게 후보로 초청받았다. 그러나 감독상을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영 아메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본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비교적 신진 감독들의 작품이 평가와 수상 면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최악의 평 받은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 신작

<메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

과거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지만 신작으로는 최악의 평가를 받은 감독도 있다. 2013년 <가장 따뜻한 색, 블루>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던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이다. 그는 2017년 연출했던 <매크툽, 마이 러브: 칸토우노>의 속편 <매크툽, 마이 러브: 인터메조>로 이번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스크린>에서는 1.5점으로 최악의 별점을 받았으며, 상영 중 극장을 박차고 나간 관객도 많았다. 불필요한 성적 묘사, 관음증에 가까운 화면 구성 등으로 평론가들로부터 혹평 세례를 받았다.

영화의 완성도를 떠나 제작 과정에 있어서도 많은 지탄을 받았다. 사전 합의 없이, 배우들에게 실제 정사신을 강요했다는 논란이다. 배우들은 결국 술을 마시고 촬영에 임했고, 칸영화제에서 10분 이상 해당 장면이 지속되는 것에 분노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이후 예정돼있던 모든 칸영화제 일정까지 보이콧했다.

복장 규정을 반대한다

(왼쪽부터) 칸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에 참석한 뮤지션 키디 스마일.

칸영화제는 복장 규정이 엄격하기로 유명하다. 남성은 정장에 보타이를, 여성은 드레스에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 지금껏 수많은 이들이 이런 칸의 복장 규정을 비판, 이에 반하는 패션을 선보였다. 1953년에는 파블로 피카소가 무스탕 코트를 걸치고 영화제를 방문했으며, 작년에는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신고 있던 하이힐을 벗어던지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올해 이런 칸영화제의 고지식한 관습에 정면 도전한 이는 일렉트로닉 뮤지션 키디 스마일. 그는 <애틀란틱스>, <페인 앤 글로리> 레드카펫 현장에서 은색 점프수트와 플로럴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아기 동반한 그레타 벨라마시나 감독 입장 제지

그레타 벨라마시나 감독

4개월 된 아기를 동반해 제지를 당한 감독도 있다. 영국의 그레타 벨라마시나 감독이다. 그녀는 연출작인 <허트 바이 파라다이스>를 홍보하기 위해 칸 필름마켓에 참여했다. 그러나 행사장 입구에서 아기를 동반했다는 이유로 출입을 거부당했다. 그녀는 영국 매체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최 측은 아이용 입장권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며, 발권에 약 48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이런 역행적인 태도에 화가 났다”고 말했다. 벨라마시나 감독은 결국 항의 끝에 행사장에 입장할 수 있었으며, 칸영화제 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전했다.

여전히 넷플릭스와는 냉전 중

2017년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가 경쟁부문에 초청됐을 때도 칸영화제 측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심사위원장이었던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은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는 영화는 황금종려상에 적절하지 않다”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2018년에는 아예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공개되는 영화는 초청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많은 영화인들의 찬반 표명이 이어졌다. 올해도 칸영화제 측은 입장을 고수했다. 때문에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더 런드로맷>,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아이리쉬 맨> 등은 칸영화제에 가지 못했다. 두 영화 모두 아직 후반 작업 중이지만,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처럼 칸을 노렸다면 좀 더 서둘러 제작을 완료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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