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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포인트>를 보았다. 우디 앨런의 영화에서 영국식 악센트보다 더 낯선 건 슬픔의 감정이었다. 내내 흘러나오던 (질리와) 카루소의 아리아처럼 구슬픈 앨런의 영화를 보며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을 때의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곧, 앨런과 그의 영화가 구속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런의 영화엔 자기반영성이란 딱지가 곧잘 붙는다. 극중에 감독 역할이 없어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영화 속 신경질적인 앨런의 모습을 근거없이 진짜 앨런으로 착각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이전 앨런의 영화에서 ‘비극의 시대’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에 앨런이 만든 영화는 대부분 잉마르 베리만의 냄새를 짙게 풍긴다. 우울하고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그 시기의 대표작 <부부일기>를 이야기할 때 베리만의 <결혼의 풍경>이 같이 언급되는 건 우연이 아닌 게다. 다시 자기반영성으로 돌아가, <부부일기>는 감독이 아닌 진짜 앨런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부부일기> 우리 시대 코미디언의 자기분열적인 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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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만의 제국에 저항한 여인의 투쟁기록. 법정극에 의존하지 않고, 여인의 행적과 감정을 충실하게 보여준다. 성희롱이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권력과 체제를 둘러싼 싸움임을 알려주는 영화. 샤를리즈 테론는 이제 확실한 연기파 배우로 성장했다.-김봉석/ 영화평론가
‘성희롱’이라는 단어가 지금의 법적인 자리를 획득하기까지의 ‘로 데이타’를 열정적으로 보여주는 여성 드라마. 한 여성을 궁지로 몰아가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극단적인 느낌도 있지만 ‘실화’에 바탕한다는 소재적 특성이 그 허술함을 슬쩍 가려준다. 그럼에도 여주인공의 행복이 비열한 동료의 반성과 아버지의 용서, 아들의 화해라는 세 남성의 변화에 의해 완성된다는 결론은 석연찮다. -김은형/<한겨레>기자
[전문가 100자평] <노스컨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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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기적인 로맨스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이 박스오피스 정상에 등극했다. 최강희, 박용우 주연의 <달콤, 살벌한 연인>은 전국 283개 스크린에서 56만명((4월 9일까지 전국관객, 이하 배급사 집계)을 동원하며 달콤한 첫주를 보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손재곤 감독의 데뷔작 <달콤, 살벌한 연인>은 34.6%의 박스오피스 점유율을 기록했다.
개봉전 예매순위 경쟁에서 막판까지 <달콤, 살벌한 연인>과 엎치락뒤치락했던 애니메이션 <빨간 모자의 진실>은 2위를 차지했다. 강혜정과 김수미가 목소리 출연한 <빨간 모자의 진실>은 176개 스크린에서 34만 8천명을 불러모았다. 2주 동안 흥행 1위를 질주하던 <청춘만화>는 191만명을 동원하며 200만명 돌파를 목전에 둔 상태다.
개봉 3주차를 맞이한 4위 <오만과 편견>은 개봉 때부터 150개 스크린을 유지하면서 68만명을 극장가로 불러
엽기 로맨스 <달콤, 살벌한 연인> 박스오피스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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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 시리즈의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했다는 말에, 현란한 ‘액션’장면을 기대하고 영화관에 갔던 사람들은 <브이 포 벤데타>를 보며 내내 졸았다고 한다. <매트릭스>에 비해 영화의 시각효과는 현저히 줄었지만 정치적 메시지는 더욱 명확해졌다. 두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는 ‘통제와 저항’이다. <매트릭스>가 기계지배 사회를 전복하려는 인간들의 게릴라전을 그리고 있다면, <브이 포 벤데타>는 3차대전 이후 2040년경 세계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영국(정확히는 ‘잉글랜드’)의 파시스트 정부에 맞서는 전사·테러리스트의 투쟁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기존 체제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체제의 핵심 속으로 들어가서 그곳을 뒤엎어버리는 행위가 두 영화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
<브이 포 벤데타>의 얼개를 이루는 것은 파시스트 서틀러 정부에 맞선 브이의 대항전이다. 서틀러와 브이는 모두 기존의 역사적 코드들이
<브이 포 벤데타> 읽기 [2] - <매트릭스>와 이어지는 체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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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무어의 그래픽 소설을 워쇼스키 형제가 각색하고 <매트릭스> 조감독 제임스 맥티그가 만든 <브이 포 벤데타>는 가장 자극적인 펄프픽션이다.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무정부주의 테러를 보여주는 영화를 보기는 힘들 테니까.
<브이 포 벤데타>는 주제의식을 빼면 별 볼일 없는 영화다.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외국인에 대한 공포가 가득 찬 전체주의적 런던을 배경으로 영화는 펼쳐진다. 하지만 영화는 역사적으로 더 긴 안목을 견지한다. 크레딧이 오르기 전 장면들은 17세기 가이 포크스와 가톨릭 광신자 결사단이 영국 정부를 전복할 목적으로 의사당 밑에 숨겨둔 ‘36배럴의 화약사건’을 보여준다.
정체를 알 수 없는 V(휴고 위빙)가 가이 포크스의 마스크를 쓰고 런던을 공포로 모는, 이 취향없는 <브이 포 벤데타>는 가이 포크스의 날 400주년이 되는 지난해 11월에 개봉될 예정이었으나 런던 지하철 폭파사건으로 개봉이 밀렸다. 무어의 원작과 비교해
<브이 포 벤데타> 읽기 [1] - 자극적이지만 공허한 영웅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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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당신이 <히든>을 다 보고 나서도 누가 테이프를 보냈는지 알고 싶어한다면, 그것은 당신이 영화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는 의미다”라고 감독 미카엘 하네케는 말했다. 하지만 결국 그 테이프 때문에 한 가족 전체가 신경쇠약에 이르렀고, 한 불행하고 착한 사내는 자살했다. 그러니 감독에게 멍청하다는 핀잔을 듣는다 해도 묻고 싶다. 도대체 누가 테이프를 보냈을까.
<히든>의 이야기는 ‘누가 그랬을까’를 관객이 궁금해하도록 설계된 일종의 스릴러다. 영화의 시작은 파리의 중산층 주택을 고정카메라가 한참 비추는 장면이다. 이 화면은 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곧 문제의 비디오테이프 화면임이 드러난다. 그것을 보는 사람은 비디오 화면 속의 주택에 사는 조르주와 안느 부부다.
조르주는 책 소개 프로그램을 맡은 방송인이며, 안느는 출판사에 근무한다. 그들에겐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 피에로가 있다. 그들이 본 테이프는 문 앞
위장된 죄의식의 자학게임, <히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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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뻔뻔한 딕&제인> 길 잃은 어린 양을 찾아서…
[정훈이 만화] <뻔뻔한 딕&제인> 길 잃은 어린 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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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영화를 제공하는 무비링크와 시네마나우가 4월3일 <브로크백 마운틴> <게이샤의 추억> <킹콩> 등을 포함한 메이저영화를 DVD 출시와 동시에 파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무비링크와 계약을 맺은 영화사는 워너브러더스와 소니, 파라마운트 등 6개 회사. 시네마나우는 라이온스게이트와 소니와 계약을 맺었다.
두 회사가 시작하는 서비스가 의미있는 이유는 배포 시기와 더불어 다운로드한 파일을 소장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파일을 다운로드한 사용자는 24시간 동안만 그 영화를 볼 수 있었고, 소장이 가능한 영화는 B급영화뿐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전보다 비싼 20∼30달러를 내면 <킹콩> 같은 영화의 파일을 DVD처럼 소유할 수 있게 된다. 다만 복제를 방지하는 소프트웨어가 있기 때문에 파일을 DVD에 카피하여 DVD 플레이어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비링크는 <브로크백 마운틴>을 시
메이저 영화, 이제 파일로 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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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세기 폭스의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2>가 빙하기의 미국 박스오피스를 녹일 기세다. 지난 3월31일 미국 전역에서 동시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2>가 6800만달러의 오프닝 성적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이는 첫 주말에 1억800만달러를 벌었던 <슈렉2>, 7천만달러의 수익을 올린 <인크레더블>과 <니모를 찾아서>에 이어 역대 애니메이션 오프닝 성적 중 4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박스오피스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높은 <아이스 에이지2>의 성적에 놀라며 “가족영화가 드문 시기를 잘 노려서 개봉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이스 에이지2>의 성공은 개봉을 앞둔 CGI애니메이션들의 흥행성적에 고무적인 영향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와 내년에는 CGI애니메이션의 개봉 편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예정이다. 디즈니는 이미 픽사와 한해 최소 2, 3편의 영화를 만들기로 계약한
할리우드 CGI애니메이션 제작 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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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간잡지 <베니티 페어> 3월호 표지에 두 여배우의 누드 사진이 실렸다. (본 사람들은 알 텐데) 모델은 키라 나이틀리와 스칼렛 요한슨이다. 키라 나이틀리는 상체를 세우고 앉아 있고, 스칼렛 요한슨은 길고 부드럽게 배를 깔고 누워 있다. 키라 나이틀리의 자태도 아찔하지만 우리를 정말 숨막히게 하는 것은 스칼렛 요한슨의 곡선이다. 새하얗고 풍만한 그녀의 전신은 르네상스 시대에나 존재한다고 믿어졌던 고상하고 부드러운 여인의 그것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베니티 페어>는 정확했다. <베니티 페어>는 이 시대 다른 여배우들에게서 찾을 수 없는 스칼렛 요한슨만의 특징을 사진 한장으로 이야기했다.
1984년생 스칼렛 요한슨은 1985년생 키라 나이틀리와 함께 지금 할리우드에서 가장 주목받는 20대 초반의 스타들이다. 아역배우 출신으로서 스칼렛 요한슨은 <호스 위스퍼러>(1998)에서 상처와 닫힌 마음을 가진 소녀 연기로 주목받았고, <판타
여신, 강림하다, <매치포인트>의 스칼렛 요한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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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의 소꿉친구 남철이에게 보내는 영옥이의 편지
“그걸 카메라 시선이라고 해야 하나. 그거 생각하다 보니까
애정표현도 잘 못하고. 우리 뽀뽀 잘하거든요. 그러니까 재미없었어요.
게다가 혹시나 이 영상 찍은 거 보고 사람들이 어린 것들이
공부나 할 것이지 하면 어떡하나. 뭐 그런 걱정도 있었어요.”
그랬으니 남북 연애 비교체험이라는 애초의 의도가 달라질 수밖에. 영옥이는 “나중에 편집했더니 저런 영상이 나왔지 뭐예요”라며 연출을 맡은 김건씨를 탓하지만 말이다. “수업 끝나고 찍고 그러니까 아무래도 피곤하죠.” 그래도 영옥이는 촬영하면서 꽤 즐긴 눈치다. 두 사람 모두 검정고시가 코앞이라 학교에서밖에 못 만나는데, 촬영 핑계 대고 맘 놓고 데이트를 할 수 있었기 때문. “카메라도, 샘도 나중 되니까 신경 안 쓰게 되더라고요.” 일산 호수공원에서 자전거도 타고, 솜사탕 먹으며 재잘거릴 수 있어서 좋았다는 영옥이는 목석같던 광혁이가 촬영하다 돌아가는 길에 춥냐며 제 옷을 벗어주기
<영옥이의 부재중 통화> 제작 이야기 [2]